지난해 5월3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열린 파이넥스 공장 준공식에서 철강전문가들이 쏟아낸 찬사이었다. 포스코가 10여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이 파이넥스 기술은 자연상태의 가루모양인 철광석과 일반석탄을 곧바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이다. 이 기술은 원료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물질을 최소화 할 뿐 만 아니라 원료가공과 가공설비 투자비등을 줄일 수 있는 환경친화적이며 경제성이 돋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해 조강생산량 3110만톤, 매출액 22조207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4조3080억원, 3조6790억원을 거뒀다. 조강생산은 전년대비 3.3%, 매출액은 10.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0.7% 늘었다.
이같은 괄목할만한 조강생산량 증가를 이끈 것은 바로 차세대 혁신 제철 신기술인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가 성공적으로 가동된게 주요 요인중 하나로 꼽힌다.
포스코가 아무런 기술력도 자금력도 없던 철강의 불모지에서 제철 산업을 일으킨 후 40년만에 세계 유수의 철강업체들이 100여년의 전통을 가졌음에도 개발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을 해 낸 것이다. 불혹의 역사에 접어든 약관의 포스코가 100년 세계 철강의 역사를 다시 쓴 셈이다.

◆포스코 웨이 이끌 파이넥스
지난 14세기경 용광로가 발명되면서 근대 제철 기술이 시작됐다. 그로부터 100여년 동안 용광로 공법은 생산성과 에너지 최적화 등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철 공법으로 평가받아 세계 철강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요지부동의 기술로 자리매김해왔다.
용광로 공법은 유연탄을 연소시키고 철광석을 환원시키기 위해 사전에 일정한 덩어리 형태로 구운 소결광과 코크스를 사용한다. 하지만 덩어리 형태의 괴철광석과 덩어리 형태로 잘 뭉쳐지는 성질을 지닌 고점결성 유연탄(Cocking Coal)은 전체 매장량의 15~2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가격이 비싸고, 또 100여년간 집중 사용돼 왔기 때문에 점차 고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의 철강회사들은 철광석 매장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지름 8mm 이하인 가루형태 철광석을 활용하는 새로운 공법 개발에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 가루형태의 철광석은 괴광에 비해 전 세계에 골고루 산재해 있는 데다 가격이 20%나 저렴해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가장 먼저 상용화한 파이넥스가 바로 이것이다.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일반탄을 소결광이나 코크스로 만들지 않고 사용하는 기술이다. 이로써 소결-코크스-용광로-전로-연주-압연의 기본적인 공정에서 사전 가공 단계인 소결-코크스를 없애고 4개 공정으로 단축시켰다.
'쇳물은 용광로에서 생산된다'는 철강산업의 일반적 기술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세계 제철기술 역사의 일대 변혁을 포스코가 일으킨 것이다.

◆파이넥스 공법, 세계로
파이넥스 공법은 원가 절감은 물론 환경오염물질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어서 더 높게 평가받고 있다.
용광로 공법은 소결 및 코크스 공정에서 대표적인 환경오염 물질인 황산화물(SOx) 및 질소산화물(NOx) 발생이 많다. 하지만 파이넥스 공법은 이 물질들이 각각 용광로 공법의 3%와 1% 수준에 불과하다. 비산먼지도 용광로 공법의 28% 수준으로 크게 낮출 수 있다.
또 환경오염물질 방지 설비가 불필요해 동일한 규모의 용광로 대비 투자비가 80% 수준에 그치고, 저가의 원료 사용으로 제조원가는 85% 수준에 그쳐 저원가 고효율을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상용화한 파이넥스 공장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새로운 설비 도입과 증설에 따라 조업을 표준화하고, 용광로 대비 원가를 85% 수준에 맞추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용광로 대비 원가가 86~88%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성 확보가 확인되면 앞으로 해외 제철소 진출시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인도 동북부 오리사주에 연간 생산량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인도 제철소에 최첨단 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해 1단계로 철강제품 중간재인 '슬래브' 150만t, 열연제품 250만t 등 연간 총 4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에도 파이넥스 기술이 들어갈 예정이다. 베트남이 보유하고 있는 철광석을 사전 가공과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데다 환경친화적인 기술로 주민들을 설득하기 쉽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가 인도제철소와 베트남 제철소 건설을 완공하면 세계 전체에서 약 5000만 톤 이상의 조강생산 능력을 갖추게 돼 규모 면에도 세계 정상급의 철강사로 거듭나게 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이넥스 등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철강산업의 혁신 리더로서 '유(有)에서 또 다른 유(有)'를 창조해 세계 속에서 포스코 신화를 확산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