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운전자금의 경우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의 외화대출 규제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없어 은행과 고객 모두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 상황이다.
고객은 원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원화로 전환하려고 해도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은행으로선 자칫 연체로 인해 대출 부실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61.58원으로 마감, 6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록 이날 오후 1시50분께 1043.75원으로 소폭(17.83원)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올초 800원대 환율로 대출받은 사람들의 부담은 여전히 다리를 휘청거리게 할 정도다.
게다가 언제 시장안정이 이뤄질지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3월초 801.39원보다 260원 이상(32.46%) 올랐으며, 올 초(1월3일)의 853.94원보다는 207.64원(24.31%)이나 급등한 가격이다.
최근 만기가 돌아오는 엔화대출의 경우 작년 이맘때쯤 나간 대출이다. 당시엔 한국은행의 외화대출 규제가 있기 전이어서 금리가 싸다는 이점으로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개인사업자까지도 엔화대출을 받았었다.
가령 당시(지난해 3월초) 5억엔의 엔화대출을 받았다면 원금은 40억원에서 전일 기준으로 53억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환율폭등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원화기준으로 원금이 무려 13억원(32%)이나 늘어나는 꼴을 당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손쓸 방법이 없다는게 더욱 큰 문제다. 운전자금의 경우 만기를 연장할 수 없기 때문에 환율 상승으로 불어난 원금을 고스란히 갚아야 할 상황이다.
특히 엔화부채만 있고 엔화수입 및 자산이 없는 기업들은 원금 상환에 비상이 걸렸다.
A은행 한 관계자는 "엔화대출을 받은 한 고객은 불어난 원금을 갚는 것보다 오히려 연체이자를 무는게 낫다고 하소연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B은행 관계자도 "단기간에 환율이 오르다 보니 기일 내에 상환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운전자금 상환을 조금만 미뤄달라는 얘기들이 많다"고 전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자칫 원금을 갚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은행 여신 담당자들은 "통상 지금 시점에서 3개월 정도 지나면 원금 연체가 나타난다"고 우려했다.
또 환율 상승세에 원화로 전환한 곳들 역시 기존엔 3%의 싼 이자를 내다가 원화로 7~8%대의 이자를 물어야 해 근근히 버티는 곳들 역시 2~3개월부터 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자칫 환차손으로 인한 부담으로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들로서는 엔화대출 일부를 상환하고, 일부를 연장해주는 등 한시적으로 기한을 연장해주는 방안을 한국은행쪽에서 검토해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이날 열린 한국은행 이주열 이사와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간 회의에선 실제 은행 임원들이 이같은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의에 참석한 대형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원/엔 환율이 굉장히 올라 만기가 돌아오는 곳은 원금이 불어나 부담이 크다는 점 등 환율급등으로 인해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