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도 "통화신용정책이 정부의 경제정책과 조화를 이루도록 정책적 협조를 지속하겠다"고 화답했다.
일단 겉보기에는 '화해와 협력'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강 장관과 이 총재는 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상견례를 겸한 오찬 모임을 가졌다. 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와 기자간담회를 갖느라 예정보다 5분 가량 늦게 도착해 먼저와 기다리던 강 장관을 만났다. 사진 촬영을 위해 악수를 하며 웃음으로 이날 만남은 시작됐다.
무슨 얘기를 나눌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 장관은 "상견례"라며 "좋은 협력관계를 가지고 앞으로 해나갈 일들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도 "경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경제 관련 얘기 하지 무슨 얘기 하겠느냐"고 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오찬을 가졌다. 오찬은 예상보다 길어져 1시간30분 가량 진행됐다.
강 장관은 오찬 후 시간이 길어진 것에 대해 "총재께서 여러 재미난 얘기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중앙은행과 협력해서 경제가 잘 되도록 노력해 보자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상견례 자리였고 정책에 관한 얘기는 안 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강 장관은 또 "우리가 만나는 자체가 큰 뉴스가 되다니 앞으로 뉴스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해보자"고 말했다.
왜 뉴스가 된 것 같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강 장관은 "내가 말하는 것보다 묻는 사람이 더 잘 알겠지"라며 자신이 중앙은행과 대립하고 있다는 식의 언론 보도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기자들의 여러 질문에 입을 꾹다물었다.
한편 이날 모임에 대해 임종룡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브리핑을 했다. 하지만 질문도 받지 않고 구술한 내용을 정리한 자료만 쭉 읽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앞서 재정부는 이 모임을 이례적으로 이날 오전 긴급히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방송사 카메라 등 수십명의 취재진이 모였다.
강 장관은 지난 1990년대 초반 재무부 이재국장 시절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한은과 맞섰고, 1997년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재직할 때 한은법 개정을 놓고 격돌했던 전력이 있다.
지난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할 때 그는 "한은이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주장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또 지난 4일에도 "정부가 중앙은행보다 좀더 종합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기 때문에 정부가 환율정책을 맡아야 한다"는 발언을 해 다시 한은과의 충돌을 만들었다.
강 장관은 과연 이날 모임으로 중앙은행과의 20년 악연을 다 털었을까? 그의 입을 계속 주시해야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