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금융매체인 마켓와치(MarketWatch)는 지난 주 연일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던 미국 달러화가 반등한 것이나, 엔화 대비 달러 가치가 3년 최저치로 급락한 것은 주요 지지선이 붕괴된 이후 나타나는 기술적 요인과 동시에 시장의 방향에 단순하게 따라 베팅하는 이른바 모멘텀 플레이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들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최근 침체 양상을 시사했고 또 벤 버냉키(Ben S. Bernanke)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고 있는 것이 달러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이들은 펀더멘털 외에 주요 옵션배리어의 붕괴나 기술적 지지 저항의 돌파와 같은 요인인 그리고 국제유가 및 여타 상품가격과의 상반작용(crosscurrents) 등이 달러화의 하락세를 가속화한 보조 엔진의 역할을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 캐리트레이드에서 '모멘텀플레이'로 이동
특히 자산의 내적가치나 펀터멘털을 기준으로 투자하기보다는 특별한 단기 이슈가 발생하면 방향에 따라 단타 매매에 나서는 '모멘텀 플레이'가 중요한 시장의 흐름을 지배자로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고 한다.
이와 관련, 앤드류 윌킨슨(Andrew Wilkinson) 인터랙티브브로커즈(Interactive Brokers)의 시장분석가는 "최근 환율이 계속 오르거나 떨어질 때, 단기이익을 추구하는 모멘텀 플레이어가 치고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주봉(週棒)과 같은 장기차트 혹은 특수한 기술지표를 분석하면, 주간 단위로 종종 강한 교차가 발생하고 있음이 발견된다. 이 때문에 모멘텀 모형이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금요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엔/달러는 3년래 최저 수준인 103.66엔까지 떨어졌다.
작년까지만해도 외환시장을 지배한 주제는 엔캐리 트레이드(yen-carry trade)였다. 정책금리가 0.5%인 통화 일본 엔화를 이용한 캐리트레이드는 엔화 약세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 여러 불안요인들로 인한 위험회피성향이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은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BOJ)이 계속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상대적인 강세통화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rown Brothers Harriman)의 수석글로벌외환전략가 마크 챈들러(Marc Chandler)는 "최근 외환시장의 변화는 갈수록 캐리 트레이드 보다는 모멘텀 플레이로 좀 더 잘 설명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모멘텀 플레이는 지난 주말 달러/유로가 유로화 도입 이래 최고치인 1.5239달러까지 상승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 동안 달러/유로는 세 차례 1.4900달러 선을 돌파했지만, 번번이 1.50달러 선 앞에서는 후퇴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로화 익스포저가 적은 투기세력들이 포지션 커버를 위해 유로화를 매수하면서 수요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50선이 돌파된 것이다.
챈들러는 "우리를 포함해 대부분의 기관들은 최근 넉달간 형성된 레인지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일단 레인지가 이탈되자 모멘텀 플레이어와 같은 다양한 세력들이 달려들어 유로화 상승세를 쫓는 양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 옵션배리어, 유가/금 시세 주목
달러/유로 1.50선이 중요했던 또다른 이유는 이른바 옵션배리어(option barrier)가 형성된 지대이기 때문이다. 옵션 거래는 주로 은행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상당히 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약정(실행) 환율(strike price)'에 도달하면 이들 옵션은 가치를 잃기 때문에, 외환 거래세력들은 자신의 포지션 방어를 위해 통화를 사거나 팔거나 해야 한다.
1.50달러 선을 방어하려고 한 세력들은 이 선이 붕괴되자 어쩔 수 없이 유로화를 매수하러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금값과 유가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달러 약세 요인이다. 금과 원유와 같은 상품들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투기자금이 상품시장에 몰려들면서 상품값이 급등했다.
지난 금요일 국제유가는 나흘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장중 배럴당 103달러를 상회했고, 금선물 가격은 온스 당 978.50달러까지 오르는 등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당수 시장전문가들은 달러가 계속 약세를 보이고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된다면 금값은 3월 말까지 100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금리 격차, 여전히 관건
물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경기 펀더멘털이 중요한 환율결정 요인이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고용악화와 소득감소 그리고 둔화된 산업생산을 고려할 때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수 전문가들이 이번 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제로에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 버냉키 의장이 지속적으로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전문가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3%에서 올 여름까지 2%까지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버냉키 의장이 달러 약세를 자극하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시장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외환 딜러들은 다른 시장참가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거래를 결정한다.
기술분석 업체인 INO닷컴(INO.com)의 아담 휴이슨(Adam Hewison) 대표는 "현재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가장 큰 힘으로 우리가 주시하고 있는 것을 바로 투자자들의 정세 판단"이라며, "이들은 지금 당장 상품 쪽은 매수 포지션을, 달러화 및 주식에는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