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대외행보가 예년과는 달리 비교적 활발하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는 시점에서 대외활동이 부쩍 잦아졌다는 점에서 LG그룹이 이번 새정부에 거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구 회장은 99년 초 '반도체 빅딜' 이후 무려 8년의 세월동안 전경련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런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뒤 가진 첫 전경련 모임에 주저하지 않고 발길을 내디딘 것도 이런 이유로 해석된다.
특히 LG그룹은 올해 그룹 역사를 통틀어 최대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LG그룹이 친기업(비즈니스 프렌들리)정책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에서 과거 잃어버린 10년의 세월을 되찾고 부활의 날개짓 준비하고 있 는 것이다.
◆ LG그룹의 잃어버린 10년
지난 10년간 LG그룹은 많은 역경과 함께 큰 변화도 겪었다.
과거 한 때 재계 2위로 삼성그룹에 필적할만한 위상을 갖췄던 LG그룹은 지난 97년 IMF(국제통화기금)사태와 2003년 카드대란의 시련을 거치면서 입지가 약화된 게 사실이다.
여기에 한집살림을 하던 GS그룹과 LS그룹 등이 분리되면서 LG그룹의 외형은 상대적으로 축소 돼 재계 순위도 SK그룹에 이어 4위로 내 려 앉았다.
LG그룹의 위세가 꺾인 시점은 IMF사태 이후 새정부가 꾸려진 98년 김대중(DJ) 정부시절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시 DJ정부는 IMF로 인한 국가경제 파탄에서 벗어나기 위한 강력한 조치 일환으로 '대기업간 대규모 사업빅딜 정책'을 내세웠다.
이로 인해 LG그룹은 그룹성장 동력으로 삼았던 LG반도체(현 하이닉스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넘기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사실상 성장엔 진 하나가 한순간에 날린 셈이다.
이후에도 LG그룹의 시련은 이어졌다. 2003년 말 '카드대란'이 닥치면서 LG그룹의 금융계열 축을 이뤘던 LG카드를 매각해야 했다.
당시 LG그룹은 선진적 지배구조인 지주 회사체제 전환을 계기로 계열사간 순환출자구조의 연결고리를 끊고 전열을 가다듬는 작업에 돌 입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LG그룹은 다시 GS그룹과 LS그룹으로 분가작업이 진행되면서 외형은 크게 축소되게 된다.
이후에도 LG그룹의 핵심계열사인 LG전자 LG필립스LCD 등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내면서 LG그룹의 위기론이 고개를 드는 듯 했 다.
그러나 최근 LG그룹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구 회장의 대외행보는 물론이고 과거 위상을 되찾기 위한 싹이 돋아나는 모습 이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LG전자와 LG필립스LCD등 주력계열사의 성과는 향후 LG그룹의 성장을 견인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LG그룹, '제2의 도약' 나선다
새정부 출범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새정부인 이명박 정부가 김대중 정부시절 IMF사태와 노무현 정부의 카드대란에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경기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정부 역시 국내경기의 충격을 최대한 흡수해 대선공약인 '경제살리기'와 '일자리창출'의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묘수로 기업의 투 자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첫해인 LG그룹이 GS그룹과 LS그룹으로 계열분리 이전까지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LG그룹은 "지난달 23일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 7조7000억원보다 39% 확대한 10조7000억원으로 잡았다"며 "이를 통해 매출은 전년 대 비 7% 증가한 101조원을 달성하고 수출도 526억 달러를 설정했다"며 올해 매출 100조원과 수출 500억달러 시대를 자신했다.
그만큼 LG그룹이 향후 5년간 국정운영을 맡은 이명박 정부에서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판단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LG그룹이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이유에는 새정부의 기대감이 묻어나는 동시에 이명박 정부에서 과거 위상을 다시 되찾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며 조심스럽 입장을 밝혔다.
현재 재계순위 4위에 머물고 있는 LG그룹의 경우 올해부터 줄줄이 M&A(인수합병)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대우인터내셔널 등을 통해 단번에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다.
과거 사례에서도 현재 재계 3위인 SK그룹이나 7위로 껑충 뛰어오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이러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현대그룹과 LG그룹의 계열분리 작업과 대우그룹의 몰락등 여러가지 변동요인이 발생했지만 이어 진행된 각 그룹별 M&A효과도 재계 순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SK그룹은 지난 88년 노태우 정부 초기 재계 7위 수준이었으나 재계 서열 3위로 올라섰으며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당시 재계 12위에 있던 금호아시아나그룹도 M&A에 적극 나서면서 한진그룹을 뒤로 밀어내고 재계 서열 7위로 부상한 상태다.
특히 재계에서는 LG그룹이 과거 LG반도체(현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또 LG그룹에서 분리 독립하는 과정에서 GS그룹에 넘긴 GS건설을 대체하기 위해 M&A를 통한 건설업 확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