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의 억제방침에도 불구하고 CD와 은행채 발행이 꾸준히 늘어난 가운데 은행권에선 이같은 방식이 아니면 돈을 마련할 수 없다는 반론도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CD·은행채 발행을 막을 경우 자칫 돈이 절실한 중소기업의 자금줄을 막는 등 자금중개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은행채 발행에 대한 불가피한 측면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정부와 감독당국이 자본시장 중심으로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CD·은행채 발행 마저 부정적으로 인식하는데 대해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강행장은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개인의 자산관리 축이 이동하면서 CD·은행채를 통한 조달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CD·은행채 발행 증가가 반드시 문제 있는 것만은 아니다"는 입장도 내보였다.
강행장은 지난 1990년대 뱅커스트러스트의 경우 10여년 동안 지점 문을 닫고 CD로 펀딩해서 은행을 키웠던 사례도 소개했다.
이어 "펀딩시장이 커지면 조달문제는 해결되고 또 요즘처럼 주가가 떨어져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 조달여건도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시각이 은행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미 예금에서 자산운용 쪽으로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었고 고금리의 CMA까지 등장하니 예금이탈은 당연하다"며 "감독당국에선 저원가성예금 개발하라고 하지만 이미 고객 인식이 바뀌어 소용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정부 및 감독당국이 자통법 등으로 이미 시장을 열어놓고선 CD은행채 발행 늘어난다고 부정적 사인을 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도 털어놨다.
증권사에 지급결제기능을 허용해주는 등의 자통법이 통과되면서부터 이미 예금이탈은 예견됐던 만큼 CD·은행채 발행 증가 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당국의 은행채 억제 유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강행장은 "은행대출이 예금보다 적어야 한다는 식의 정답은 없다고 본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기대출을 늘리기 위해 CD·은행채로 대출재원을 마련하고 있다는 감독당국의 부정적 인식을 짚은 얘기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감독당국은 여러 경로로 은행들의 중기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간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급기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중기대출 억제방침을 굳혔다.
결국 은행들의 여신확대에 따른 유동성도 줄이고, 여신억제에 따라 CD·은행채 발행 억제도 유도하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형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시장성 조달을 막아 놓으면 2금융권으로 돈이 들어가고 기업의 유가증권 발행 등으로 결국 대기업으로 돈이 흘러들게 할 뿐"이라며 "자칫 자금중개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선 인위적 개입으로 한쪽 자금줄을 옥죈데 따라 자금시장의 왜곡 및 교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