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正)이 반(反)을 받아들여 합(合)을 이루는 것'이 사회 질서의 원칙이라면, 때로는 정을 반이 누르고 합을 왜곡시켜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금융시장에서 이를 "그래셤의 법칙"이라고 한다.
예전에 19세기 영국에서는 금화와 동등한 교환가치를 갖는 은화를 도입했으나 이후 중국산 은의 급증으로 은화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자 금화는 더 이상 거래되지 않고 모두 사라져버렸다.
이처럼 악화인 은화가 양화인 금화를 구축하는, 즉 시장에서 내쫓아버리는 그래셤의 법칙은 2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본질은 일부 펀드의 무분별한 레버리지 정책, 쉽게 들여다 보기 힘든 파생상품 구조, 여기에 신용평가 기관의 남발 등으로 수많은 '악화'가 남발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결국 이를 통해 성실한 신용거래의 시스템을 쌓아온 고객들이나 기업들마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게다가 이해 당사자들마다 무분별한 해결책들이 난립하고 있어 선의의 피해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증권 이석진 애널리스트는 "역설적으로 규제라는 악화가 자본시장이라는 양화를 구축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 행정부의 주택담보 대출자 구제방침에 이어 의회마저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책으로 규제법안 상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선량한 주택담보 대출자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선진시장에 대해서는 관망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