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서는 마치 7월에 누군가 금리인상을 요구하면 8월 금리인상은 확정적인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봤지만, 후쿠이 총재가 전한 일본은행(BOJ)의 현실은 이랬다.
불확실성이 앞에 놓여 있다고는 하지만 정작 정책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이렇듯 모호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정치적 외압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외치면서도 너무 정치적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금리정상화 일정에 변함이 없지만, 불편한 시기는 피하고 보자, 나아가 좀 더 주변에서 여건을 만들어 주면 그 때가서 실력을 발휘하자는 것이 이들의 판단인 듯 하다.
물가가 연속 4개월 하락하고 일부 생산지표가 약한 가운데 소득도 충분히 오르지 않는 상황, 아베 정부의 지지율이 바닥으로 고꾸라지고 있는 가운데 참의원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불확실한 정정 속에 누군들 나서서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그 책임을 질 사람은 없었다.
그나마 강경한 미즈노 위원이 나선 덕분에 8월 금리인상 카드는 계속 쥘 수 있게 됐다. 줏대 없이 상황이 좋지 않자 꼬리를 내렸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 있게 됐음은 물론이다.
후쿠이 총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9명의 정책심의위원들 중에서 다수는 거시지표를 좀 더 지켜보고 난 뒤에 경제와 물가가 4월에 예상했던 대로 가고 있는지 더 획신을 가져야 한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BOJ는 찬성 8대 반대 1로 다음 번 회의까지 정책금리인 무담보 콜금리를 현행 0.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대다수 위원들의 조심스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미즈노의 활약으로 BOJ는 다섯달 만에 만장일치 구도에서 벗어나 좀 더 강경한 금리인상 의지를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이다. "BOJ는 빠르면 8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단연코 아니오라고 할 수는 없게 만들어 놓은 셈이다.
시중금리에 반영된 8월 23일 금리인상 가능성은 약 66%로 평가된다. 반반에서 약간 인상 쪽으로 치우친 것인데, '확정적'이란 확실성을 기대했던 시장으로서는 적지않게 실망스럽다.
일단 BOJ는 이번 달 29일 참의원 선거 결과와, 이것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부터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는 다음 달 중순 나올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 대한 연구결과를 마치고 '휴가'도 다녀와야 한다. 편한 휴가가 되도록, 분석결과가 만족스럽기를 바랄 뿐이다.
◆ 반기 경제 및 물가전망 보고서 중간 평가: "전망 고수"
이날 후쿠이 총재는 기자들에게 4월 반기 전망보고서를 중간 평가한 결과, "일본 경기는 기존에 예상했던 대로 추이할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비록 올해들어 기업물가지수 변화가 전망에 비해 상하 편차를 동반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년 기업물가나 올해 및 내년 소비자물가지수는 기존에 예상한 대로 간다는 판단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이달 초 나온 6월 단칸서베이 결과에 대해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 양호한 경기관이 유지되고 있었다"고 평가햇다.
한편 후쿠이 총재는 이날도 물가안정 속에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가운데 경제와 물가의 변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나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서 밝혔다.
또 그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란 기대 또한 재확인했다. 생산갭이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할 때 물가는 점진적이라고 해도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그는 향후 통화정책 전망과 관련해서는 일단 참의원 선거결과가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것인지 여부를 모니터링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브프라임 우려가 강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으며, 주택경기 침체의 전체 경제에 대한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 BOJ 분위기 뒤숭숭하지만, 크게 보면 변한 것 없다
일부 매체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미 지난 주 BOJ의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책심의 위원들이 과연 이전에 자신들이 예상한 대로 경제와 물가가 개선되어 나갈지 더 확신하고 싶다는 분위기"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미국경제의 둔화와 관련된 불확실성 외에도 최근 산업생산 약화 등 내수경제가 생각보다 약한 것이 우려되고 있지만, 그 우려의 정도는 사람마다 수위가 틀리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국 이런 모든 생각의 편차를 모아 모아서 해결해 줄 지표는 2/4분기 GDP 보고서 밖에 없는 듯 하다. 올해는 다행히도 8월 회의를 개최하기 전에 이 지표 결과를 검토할 시간이 충분하다.
문제는 GDP 결과가 약하게 나올 경우에 어떤 식의 정책 판단을 내려야 하는 가에 있다.
이에 대해 BOJ의 한 소식통은 이 지표 결과가 생각처럼 강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조기 금리인상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소식통은 아예 "2/4분기 GDP 결과는 약할 것이다. 성장률이 연율로 2%를 밑돌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이 결과에도 불구하고 BOJ는 경기판단을 수정하려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지난 해 4/4분기 무려 5.6%의 급격한 성장률에 이어 올해 1/4분기에도 연율 3.3%의 빠른 성장세를 기록한 일본경제가 2/4분기에 둔화되는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BOJ 위원들은 2/4분기 광공업생산이 다소 약하게 나오더라도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 때문에 장비생산이 증가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시장은 2/4분기 광공업생산이 전분기 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후쿠이 총재가 5월에 제시한 1.0% 증가 전망에 비해 크게 약한 것이다.
그러나 단칸서베이 결과 확인됐듯이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생산 증가 추세가 뒤집힐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BOJ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전반적인 경제의 추세를 고려한다면 당장 언제 금리를 올릴 것인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의 경제적 충격을 고려한다면 7월에 금리를 올렸더라도 8월 혹은 그 이후에 올리는 것과 비교해서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