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사흘 연속 내리막을 걷다 결국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역외가 매도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외환당국의 환율관리를 기대한 롱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별 저항없이 연 저점을 뚫고 내려갔다.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물량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도시점을 저울질하던 수출업체들이 서둘러 물량을 내놓을 여지가 있어 이제 920원 붕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6월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달러 공급우위 수급이 지속되고 경기 상승에 따른 금리인상 여지 등으로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국제적으로도 달러/엔 환율이 비록 고공행진을 지속하더라도 달러/엔을 제외한 글로벌 달러의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고 세계경제 호조와 주가 상승 등으로 환율 상승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7~8월중 여름철 방학과 휴가 등으로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환율의 하락 속도는 다소 제한될 여지가 있고 엔캐리 청산 등에 따른 변동성도 환율의 반등 여지를 주고 있어 일방적인 하락 기대를 가지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달러/원 환율 연중 최저, 완만한 원화 강세 기조 지속될 듯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10원 내린 921.70원으로 마감,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7일 기록한 922.40원을 하회하며 지난해 12월 14일 기록한 920.50원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선물 7월물도 전날보다 2.20원 내려 921.10원으로 마쳤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8원 떨어진 923.00원으로 출발한 후 고가는 923.30원, 저가는 921.60원을 기록했다.
일중 변동폭은 전날(3.90원)보다 축소된 1.70원을 나타냈고 은행간 거래량도 전날(69억달러)보다 13억달러 감소했다.
장 초반부터 환율은 하락압력이 우세했다.
지난 주말 오랫동안 지지선 역할을 해 왔던 925원이 무너진 데다 이월 네고물량, 추가 롱 처분 가능성이 열려 있었기 때문.
그러나 환율이 연 저점(922.30원) 근처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개입경계감도 커 922원 후반에서는 더 떨어지지 않고 거래도 제한되는 분위기였다.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은 꾸준히 나온 편이지만 매매기준율이 925.70원으로 높게 잡혀 절대량이 많지는 않았다.
오히려 역외 매도와 롱 포지션 청산이 막판 급락의 주인공 역할을 했다.
일부 세력들이 당국의 개입 가능성에 기대 922원대에서 롱을 잡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기다렸던 개입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전날과 마찬가지로 장 막판 포지션 청산 물량이 집중됐던 것.
이날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6월 조선업체 수출은 36억7000만달러를 기록, 월간 실적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 환율하락 압력이 상당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반면 언제든,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던 당국의 개입은 뚜렷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 방어선이 더 뒤로 물러나 있음을 짐작케 했다.
언제나처럼 개입 효과 극대화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920원을 절대 방어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 저점이 붕괴된 만큼 다음 지지선은 920.50원(2006년 12월 14일)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아래는 920.30원(12월 8일), 916.40원(12월 6일)이다.
920원에 옵션 물량이 많이 걸려 있어 이 레벨이 무너지면 5원 정도는 쉽게 내려설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시장에 당국의 권세를 이용한 호가호위는 있지만 실제 당국은 개입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오늘 지켜봤던 수출업체들이 내일 본격적으로 팔 가능성이 있어 920원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역외가 매도 우위를 지속했고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롱 스탑이 막판 집중돼 연 저점이 붕괴됐다”며 “당국으로서도 올리는 개입보다는 스무딩 오퍼레이션 정도로 나설 것 같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