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연중 최저치 경신 이후 기술적 반등이 일단락되면서 전날 하루 변동폭이 1원에도 못미쳤다.
또 종가 기준으로는 924원을 안팎으로 이틀째 10전 올랐다가 20전 빠진 수준에 그치며 ‘변동성 제로’에 근접하는 모습이다.
이같이 변동성이 급격히 둔화되는 것과 맞물려 전날 은행간 시장의 현물환 거래량은 45억7,000억달러로 연중 최소치를 기록했다.
◆ 외환거래량 연중 최소, 5월 이후 거래 감소세
올들어 현물환 거래량이 하루 40억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던 것은 전날을 포함해 고작 네 번에 불과하다. 지난 4월 24일 49억600만달러, 4월 4일 48억8,800만달러, 그리고 3월 26일 기록한 46억5,750만달러가 연중 최소 기록이었다.
물론 외환거래량은 지난 3월까지와는 달리 4월 이후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까지는 3월 5일 98억9,950만달러나 2월 15일 109억9,650만달러의 연중 최대를 기록하는 등 70억달러 이상 거래가 제법 많았었다.
그렇지만 지난 4월 이후 하루 70억달러 이상 거래된 날은 엿새로 크게 줄어들었으며, 5월 들어서는 거래량이 70억달러 이상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루 거래량이 50억~60억달러 수준으로 둔화된 가운데 일중 및 종가대비 변동폭도 줄어들어 시장의 정체현상이 또렷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사는 17일 오전 8시 26분 유료회원들께 송고된 바 있습니다.)
◆ 외환시장 정체현상 또렷, 당국 경계감 확산
외환시장이 이처럼 정체현상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 4월까지와는 달리 5월 들어 수요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환율의 연중 최저치 접근에 따라 레벨 부담감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이래 환율 하락-원화 절상이 여타 통화보다 급격히 진행되면서 정부나 당국의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며 대책 마련에 부심한 상황이다.
최근 단기 외화차입 급증 문제로 외은지점이, 중기대출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등 유동성 문제로 시중은행들에 대한 위험관리가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외환당국에 이어 금융당국이 합세하면서 금융권의 건전성 문제를 캐들고 있으며, 통화당국 역시 통화정책 수단의 정련화나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의 적정성 확보 문제로 시장과 긴장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같은 문제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해외 부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외화 유동성의 급증이 자리잡고 있고, 국내적으로는 조선업체를 필두로 한 수출업체들의 수출 호조와 그에 따른 매도헤지 문제가 일차적이며, 국제적으로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그 연원이 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IMF 외환위기 이후 대외 개방의 급진전, 금융세계화, 그리고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확인되고, 여기에 세계 경제의 성장세와 중국 등 신흥시장의 급부상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화두는 외환시장, 환율 920원대 정체 예상
문제를 단순화시키면 외은지점의 단기 외채 증가나 유동성 문제 등이 무위험 차익거래 증가나 대출 증가 등의 또다른 문제를 배태하는 작용을 하지만, 일차적으로는 결국 수출입 규모나 주식 등 자본거래의 확대를 포용하지 못하는 외환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면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시장 메카니즘이고 외환시장에서는 수급으로 가격지표인 환율이 결정되는데, 국내 수급 여건은 헤지라는 전제를 놓고보면 공급우위 구조가 고질적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외화차입이나 유동성 문제를 금융감독 당국이 나서서 ‘시장친화적인 방식’으로, ‘건전성 감독강화’ 속에서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외환시장의 폭을 넓게 하고 깊이를 깊게 하는 ‘화두’를 풀어야만 할 것이다.
국내 외환시장은 앞서 밝힌 대로, 연중 최저치 수준의 환율 부담과 개입 경계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공급우위 상황에서 정체감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원 환율은 920원대 하향 여지를 살피는 가운데 수급이 반발하며 920원대 수준에서 실랑이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한 이후에는 시장에 뭔가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점, 즉 거래량 감소는 시장의 또다른 국면 전환이나 새로운 변화를 잉태하는 예고를 준다는 점에서 그 재료가 무엇일지 면밀히 주시하는 태도가 필요하겠다.
달러/원 환율은 921~928원대의 박스가 형성되는 가운데 이날 924.00원을 중심으로 923.50~924.50원, 그리고 923.10~924.90원 수준에서 주로 거래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나 일본의 금리정책이 다소의 변동을 제공할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