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섭 금융감독원 국제업무국장은 23일 오전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외국계은행에 외화차입자제를 요구했지만 금융감독원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적이 없고 제시할 입장도 아니다”고 말했다.
감독원의 창구지도가 전해진 지난주 목요일이후 금리가 급등하고 외국계은행의 로스컷으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데다가 환헤지를 하는 수출기업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커지자 한발 물러서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채권시장은 이를 반기며 금리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금요일 5.02%로 0.08%포인트나 급등했던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23일에는 4.99%로 전일비 0.03%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정부와 금융당국의 외화차입에 대한 스탠스가 정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시장의 후유증이 커지고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자 관료 특유의 책임회피성 발빼기를 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청와대에서 열리는 금융점검회의에서 이에대한 윤곽이 잡힐지 주목된다. 외화차입 자제 창구지도에 청와대의 입김이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그렇다.
(이 기사는 24일 오전 7시43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오늘 청와대회의서 외국계은행 외화차입 자제 정리여부 관심
정부와 금융당국이 외국계은행의 단기외화차입 급증을 문제 삼은 속뜻은 원달러 환율 급락에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이유는 조선업체를 비롯한 수출업체들이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수출네고가 들어오는 대로 달러를 1-2년 선물환으로 내다파는 달러선물매도에 있고 여기에다가 최근에는 기업들의 환투기까지 가세하고 있다는 게 정부와 당국의 입장이다.
이를 차단하려면 기업체에 달러선물 매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해야 하는데 환리스크를 해야하는 기업들에게 이런 창구지도가 먹힐리 없다.
그래서 급기야 외국계은행에 대한 외화차입 자제 창구지도라는 우회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수출기업이 달러선물을 매도할 경우 이를 매수한 외국계은행은 포지션을 중립으로 맞추기 위해 달러 현물을 매도해야 한다. 외국계은행은 이때 달러를 6개월짜리 변동금리인 리보로 조달한다. 환리스크와 함께 금리도 헤지하기 위해(원화고정금리로 픽스) 외국계은행은 리보변동금리를 리시브하고 고정금리를 페이한다. CRS를 페이하는 것이다.
◆ 외국계은행의 단기외화차입은 65조원으로 추산
외국계은행 서울지점이 본점에서 달러를 조달(본지점 거래를 통한 차입)한 단기외채 규모는 65조원(약 7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이중 40조원은 선물환과 관련된 것이고 나머지 25조원중 10조원이상이 CRS레이트와 현물금리(통안증권 및 국고채금리) 차이를 따먹기 위한 재정거래인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계은행으로 하여금 본지점거래를 통한 차입을 못하게 할 경우 수출기업들의 선물환 매도를 받아줄 곳이 받아줄 곳이 없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선물환매도를 못하게 하는 셈이 된다.
이론적으로 보면 단순한데 시장이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 외화차입 규제시 부작용 커.. 칼 빼들지 의문
수출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 선물환을 매도해서 환리스크를 헤지하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리스크헤지도 못하게 한다는 건 정부의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여기에다가 외국계은행이 달러를 들여오면서 CRS 고정금리를 페이하고 통안증권이나 국고채 또는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재정거래를 꽤 했는데 이런 길도 막히게 된다.
10-15조원정도가 재정거래로 엮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런 포지션이 풀릴 경우 금리가 급등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금리가 급등하고 CRS레이트가 급락하면서 본드스왑베이시스가 상당히 큰폭으로 역전되면 헤지펀드가 들어와서 재정거래를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의 규제가 시장의 왜곡을 낳고 헤지펀드에게는 좋은 사냥감을 제공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수년전 재경부가 국내은행에 대한 NDF 포지션을 제한했다가 시장혼란만 가중시키고 슬그머니 물러선 기억이 시장참가자들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의 재판이 되는게 아니냐는 인식이 강하다.
외국계은행의 본지점거래를 통제하는 건 수출기업이나 금융시장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남길 수 밖에 없는 조치인 것이다.
정부도 이같은 부작용이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실제로 부작용이 만만치 않게 나타나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는 일부 정부 관계자와 당국자들이 시장을 잘 모르는 아마투어리즘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채권시장이나 외환시장은 당분간 정부의 창구지도가 어떤 결론을 맺느냐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칼을 만지작 거리다가 칼집에 다시 넣을지, 한번 제대로 휘두를지에 따라 외환 채권시장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수도, 요동칠 수도 있다.
칼을 휘둘러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사태가 만에하나 올 경우 주식시장도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어제 미국 국채수익률은 내림세를 보였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4.65%로 전일보다 0.02%포인트 내렸다. 유럽의 채권강세가 미국 국채수요를 자극했다.
오늘 채권시장은 청와대에서 열리는 금융점검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정부당국자들의 코멘트에 따라 변동성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4.94-5.04%, 국채선물 6월물은 108.00-108.3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