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이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12월 결산 법인들의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결산 재무제표들이 속속 공표되고 있는데 내용을 보면 만족스런 실적은 아닌 듯 하다.
시가총액 30위 대기업 기준으로 전년대비 영업이익률이 증가한 기업은 10개 기업에 불과하다. 기업들의 전년대비 평균 실적도 –1.5%p 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이익 규모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수출 대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3년 연속 영업이익률이 감소 추세에 있어 매출액은 꾸준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환율 하락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내리 10년 넘게 환율이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외화표시 매출액은 늘어났으나 원화로 환산한 수치는 오히려 줄어들어 나타난 현상이다.
여기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엔화는 약세를 지속하면서 일본 상품과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부동산 거품 논란이 일면서 건설투자가 줄어들고, 국내소비 보다 해외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경상수지도 적자 반전하는 등 여러모로 기업과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그러나 환율이 내려서 좋은 점도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국민계정’에 따르면 환율하락으로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은 1만8372달러로 전년에 비해 11.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환율이 6.7% 내린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만약에 올해 달러/원 평균환율이 930원 선에서 결정된다면 2만달러 돌파도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환율 하락으로 수입물가도 안정되면서 소비자물가지수도 2% 안팎의 상승에 그쳤다.
이번주는 중국 통화 당국자의 외환보유고 확대 중단 발언으로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월중 최저치인 936원대로 밀려났다. 지난 5일 일본은행의 금리인상과 엔 캐리 트레이딩 청산 가능성으로 촉발된 달러/원 환율 952원과 100엔/원 환율 824원 연중 고점에서 3주만에 되밀렸다.
환율하락에 따른 기업 실적악화, 경상수지 적자 반전 등 펀더멘탈을 보면 환율이 추가로 내릴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이나, 중국과 일본 등 대외 요인에 의한 환율 급등락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입김이 날로 강해지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은 935 원선 지지속에 935~945원 사이 박스권 거래가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은행 국제금융부 최근환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