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이틀 연속 하락했다.
전날 9년여만에 780원대로 진입했던 100엔/원 환율은 전날보다 더 떨어져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 상승에 따른 역외 매수와 외환당국의 개입성 매수세로 920원 방어에는 성공하는 모습이다.
다만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여전히 쏟아져 나오고 있고, 시장 심리도 상승 추종보다는 하락 마인드가 우세하다.
따라서 달러/엔 환율이 급변동하지 않는 한 달러 매물 공세 속에서 920원 테스트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달러/원 환율 이틀째 하락, 매물 공세 시달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10원 내린 922.60원으로 마감했다. 달러/원 선물 12월물은 922.50으로 전날보다 0.20원 올랐다.
이날 환율은 글로벌 달러 하향 속에서 전날보다 1.20원 떨어진 921.50원에 출발해 920.60원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달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네차례 연속되는 금리동결과 미국 주택 등 경기둔화 우려로 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외환당국의 개입성 매수세로 920원을 위협 수준에서 벗어나고 역외매수가 대규모 유입되면서 상승 반전했다.
때마침 달러/엔 환율도 장중 117엔대로 올라서면서 923원대까지 상승폭을 키우기도 했다.
그렇지만 대기중인 네고 물량들이 확인되면서 추가상승은 막혔다. 이후 922.50원을 중심으로 횡보 장세를 보이다 장 막판 다시 한번 네고가 집중되고 롱포지션이 처분되면서 920원 하향 테스트가 이어졌다.
그렇지만 개입성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이며 약보합 수준에서 마감했다.
◆ 외환당국, 외환수급 관련 부문별 미시규제 강화 주목
전날에 이어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꾸준히 나왔다. 당국도 장 중간중간 관리성 개입을 지속하는 모습이었다.
시중은행의 딜러는 "장막판 여전히 수출업체 네고가 집중 출회되는 등 매물 공세가 대단했다"며 "그러나 달러/엔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당국도 달러매물을 흡수하며 920원에 대한 지지력을 끌고가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레벨을 올리는 개입보다는 수출업체들이 내놓은 달러 매물을 흡수하고 시장의 심리가 하락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는, 이른바 속도조절성 개입으로 평가된다.
정부 당국은 시장 직개입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의 단기 해외차입에 대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미시부문에서도 외환수급 관련 관리를 해나갈 방침을 밝혔다.
이날 재정경제부 진동수 제2차관은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 수요정책포럼 강연에서 "국내 금융기관들의 엔화차입 등에 대해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면밀히 상황을 보고 있다"며 "환율 안정을 위해 경상수지, 자본수지 등 거시적 관리도 해야겠지만 앞으로는 각 부문별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미시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 차관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금융기관들이 상당히 과다하게 엔화를 차입해 단기간 자본수지 쪽에 부담을 주었기 때문”이라며 “(환율의) 하락속도와 엔화와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책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방침을 설명했다.
또 진 차관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선물환을 과도하게 매도한 것도 원화의 지나친 절상의 한 원인이 됐다고 본다”며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수요와 공급을 미시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연말 시장 얇은데 수출 네고는 급증, 당국개입(=수요역할) 불가피할 듯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920원이 무너지면 패닉 상태에서 추가하락한다'는 심리가 팽배하다. 당국도 이를 인식하고 있는 듯 아직은 920원을 내주지 않는 모습. 반면 수출업체들은 오르면 '때린다'는 분위기다.
특히 당국이 달러 매수개입을 할 때가 그나마 매도단가가 높다는 점에서 개입을 적절한 매도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수출 호조 속에서 연말에 접어들면서 시장은 얇아져 대형 네고를 받아줄 데가 없기 때문에 당국의 개입은 수요면에서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결국 수출업체들의 연말 네고물량을 감안했을 때 달러/엔 환율이 큰 폭으로 반등하는 등의 커다른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920원 하향 테스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아래쪽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며 "내일도 큰 변동이 없으면 920원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도 "당분간 920원대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어느 순간 아래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