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시 행정부가 최근 달러약세를 묵인하는 '위험한 접근방식'을 통해 무역적자를 줄이려고 시도하는 듯 하다. 덕분에 지난 3월 무역적자는 기대와 달리 두달째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4월 수입물가는 생각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美 재무장관이 "강한 달러"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부시 행정부 정책에 정통한 한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사실상 재무부는 달러 약세를 통해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한다.◆ 美 3월 무역적자 620억달러로 7개월래 최저, 수입물가 2.1% 급등주말(12일) 미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 3월 무역수지는 총 620억달러 적자를 기록, 7개월만에 가장 적자 폭이 작았다. 당초 전문가들은 670억달러 내외로 소폭 증가세를 예상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의외'였다.같은 달 수출액이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한 반면,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수입은 줄어들 것으로 확인됐다.미국 정부는 달러 약세가 이 같은 무역적자의 완만한 감소추세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 해 명목 금리격차를 재료로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연말부터 약세를 재개, 올해들어 4월까지 유로화 및 엔화는 물론 주요 교역상댁구 통화 대비 급격한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문제는 이 같은 통화 약세를 통한 해법이 쉽지 않다는데 있다. 점진적인 달러약세는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가 약세를 조장 내지 묵인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었다'고 판단하게 되면서 급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존재한다.이 때문에 이번 주 미국 재무부는 의회에 반기환율보고서를 제출하는 자리에서 "강한 달러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압박이나 시장의 관심이 주로 중국과 일부 신흥아시아 국가로 한정되기를 바라고 있다.한편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 같은 조짐은 주말 미국 금융시장을 또 한번 불안에 빠지게 만들었다. 미국 노동부는 두달 연속 하락하던 수입물가가 4월에는 2.1%나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이 같은 변화는 주로 석유가격 상승에 의한 것이지, 달러약세에 따른 것은 아니었지만 시장은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지난 해 연말 기준으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6.4%에 달했다. 이 같은 적자는 미국 경제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이 문제가 중요한 정치적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의 언급을 인용, 존 스노(John Snow) 장관이 이끄는 미국 재무부와 부시행정부의 경제정책팀은 지속적인 달러약세와 해외경제의 (내수)성장 부양을 통해 적자를 줄이길르 희망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달러약세 통한 적자 줄이기, 주의 깊은 정책운용 요구해전 연준리 부의장 출신인 앨런 블라인더(Alan Blinder)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만약 무역적자를 적절히 관리할만한 비율까지 줄이려고 한다면, 달러화의 큰 폭 평가절하, 즉 대부분의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통하지 않고서는 그런 결과를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비록 경제전문가들은 환율변화가 수출입 동향에 직접 영향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보지만, 일본 등 해외경제가 강하게 회복되면서 미국의 해외수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월 항공기 및 석유제품 수출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미국 수출액은 765억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3.8%나 급증했다.전문가들도 이러한 현실에 대해 의문을 달지 않고 있다. 경제분석 전문 유력 컨설팅업체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Macroeconomic Advisors)는 앞으로 9월까지는 무역적자가 확대되다가 최소한 내년말까지는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출했다.달러약세의 효과가 작기는 해도 내년 초부터 그 효과에 탄력이 붙기 시작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한편 WSJ는 이 같은 부시행정부의 접근방식이 다소 복잡한 금융외교를 필요로 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특히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미국의 환율정책에 대해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스노 美 재무장관은 달러화의 점진적 하락이 아닌 급락세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있는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만약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게 된다면 미국 금리를 끌어올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자산 매수를 주저하게 만들어 미국경제 전체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전 부시행정부 자문역이었던 크리스틴 포브스(Kristine Forbes) MIT 소속 경제학자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유발하거나 오해를 받을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환율에 대한 어떠한 지적인 발언도 제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中-日 내부적 합의 도출되나? 최근 긴장관계 주목현재 스노 장관은 달러화의 전체적인 가치평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중국 과 동아시아 그리고 중동 등 대규모 경상흑자를 가진 나라들의 통화에 대해 달러약세를 추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 그는 일본과 유럽 등에 대해 노동시장의 규제완화 등의 개혁을 통해 내수경제를 성장시키라는 압력을 넣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한편 스노 장관은 외환시장이 정부당국의 환율정책이 변화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드러내자, 과도한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클린턴 행정부가 만들어 낸 "강한 달러" 정책이 유지되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그러나 이번 주 나온 그의 이러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달러화의 약세 흐름은 중단되지 않았다. 캐나다달러 대비로는 28년만에 최저치를, 한국 원화 대비로는 9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美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로 1.29달러까지 약세를 보였으며 달러/엔도 110엔 선이 몇 차례 붕괴됐다.이 같은 달러 약세 배경에는 미국 연준이 조만간 금리이상을 중지할 것인 반면,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들이 본격적인 금리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시장의 관측도 큰 영향을 주었다.당연히 스노 장관 및 관련 행정당국은 정부가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환율 문제를 어찌할 수 없다고 보고 있지만, 美 의회에 생겨난 보호주의 기류가 특히 중국에 대한 절상압력을 강화하게끔 만드는 중이다.3월 미국은 대중국 교역에서 156억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 해 같은 갈 129억달러보다 증가했다. 대중국 적자가 양국간 교역결과로서는 최대규모에 해당한다.중국이 미국의 압력에 다소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내수경제를 부양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 같은 태도의 변화가 제대로 영향을 드러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 글로벌 외환시장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양국간 긴장상황에 주목해왔다.스노장관이 중국에 대해 "극도로 실망했다"고 말한 뒤 환율 유연화가 과열된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영향이 동아시아 국가들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달러화가 이들 국가의 통화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약세를 보이기를 희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이 같은 언급과정에서 달러약세나 하락과 같은 용어를 결코 사용되지 않았다. "조정"이나 "유연성"이란 조심스러운 표현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중이다.최근들어 미국은 자신들의 외환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제한적이란 사실을 알고 불쾌해 하는 중이다.G7성명서에서 불균형 해소를 위한 주요국 환율 조정을 요청한 뒤에, 日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은 "이 성명이 달러 약세 요청으로 오해될까 우려된다"며 구두개입을 지속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팀 애덤스 美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하며, 이러쿵 저러쿵 언급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해 일본은 견제했다. 지난 10일에는 스노장관과 다니가키가 전화 협의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시장 참가자들은 과연 스노장관이 무슨 말을 했을지 궁금해했다.아니나 다를까 "미국이 일본에 대해 개입을 자제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주말 도쿄외환시장의 달러/엔이 110엔 선을 하향돌파하는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12일 미국 주요거시지표 결과 및 동향미국 무역수지 동향(항목별, 2006년3월부터 2005년8월까지 역순, 단위: 십억달러, %)무역수지: -62,000 .....-65,644 .....-68,588 .....-65,074 .....-64,462 .....-67,836 .....-65,585 .....-58,462 수출액: 114,659 .....112,521 .....114,329 .....111,562 .....109,185 .....107,372 .....105,940 .....108,400 ...전월대비(%): 1.9 .....-1.6 .....2.5 .....2.2 .....1.7 .....1.4 .....-2.3 .....1.6 수입액: 176,659 .....178,164 .....182,916 .....176,636 .....173,647 .....175,208 .....171,525 .....166,862 ...전월대비(%) -0.8 .....-2.6 .....3.6 .....1.7 .....-0.9 .....2.1 .....2.8 .....1.7 ※출처: BEA 미국 수출입물가 동향(항목별, 2006년4월부터 2005년9월까지 역순, 단위: %)수입물가: 2.1 .....-0.2 .....-0.6 .....1.2 .....0.0 .....-1.9 .....0.1 .....2.1 ...전년대비: 5.9 .....4.6 .....7.1 .....8.7 .....8.0 .....6.4 .....8.2 .....9.9 수입물가-석유제외: 0.0 .....-0.3 .....-0.5 .....0.3 .....0.0 .....-0.1 .....1.0 .....0.9 ..전년대비: 0.8 .....1.2 .....1.8 .....2.4 .....2.4 .....2.8 .....3.8 .....2.7 수출물가: 0.6 .....0.2 .....0.1 .....0.7 .....0.1 .....-0.6 .....0.7 .....0.8 ...전년대비: 2.4 .....2.3 .....2.7 .....2.7 .....2.8 .....2.8 .....3.7 .....3.6 수출물가-자본재제외: 0.4 .....0.1 .....0.0 .....0.4 .....0.1 .....-0.1 .....0.1 .....0.0 ...전년대비: 0.2 .....-0.2 .....-0.4 .....-0.3 .....-0.5 .....-0.5 .....-0.3 .....-0.2 ※출처: BLS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동향(1996 1Q=100기준)(항목별, 2006년 5월부터 2005년10월까지 역순)소비자신룆수: 79.0 .....87.4 .....88.9 .....86.7 .....91.2 .....91.5 .....81.6 .....74.2 ...소비자평가지수: 96.2 .....109.2 .....109.1 .....105.6 .....110.3 .....109.1 .....100.2 .....91.2 ...소비자기대지수: 68.0 .....73.4 .....76.0 .....74.5 .....78.9 .....80.2 .....69.6 .....63.2 ※출처: Univ. of Michigan[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사진
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