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전략] 환율 975원대로 급락 조정, "업체 월말+역외 박스 고점 매도로 상승 실패, 저가매수 지점 탐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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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이 하룻만에 다시 하락했다.글로벌 달러가 미국의 금리인상과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급반등했으나 매물 저항에 부딪히며 상승을 이어가기가 역부족임을 실감했다.미국은 올해 취임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연방기금금리(FFR)을 4.75%로 0.25%포인트 올렸다.아울러 금리인상 이후 발표된 성명서를 통해 "성장 및 인플레이션 리스크의 대략적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부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난 1월의 멘트를 반복했다.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이 5월에도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겨났고 이를 통해 글로벌 달러 매수세력이 힘을 받았다.달러/엔 환율이 116선대 초반까지 밀렸다가 하루반나절만에 118선을 육박하게 됐고, 유로/달러는 1.20선대 공방에서 1.19선을 보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그렇지만 국내 시장은 달러/엔에 동조하긴 했으나 월말 분기말 네고가 지속 출회되면서 980원의 매물벽을 돌파하지 못하고 이내 다시 970원대 중반으로 되돌아 왔다.특히 월말과 분기말 네고가 지속되는 상황이고 대기매물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역외 역시 환율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을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975.20으로 전날보다 1.60원 하락하며 마감했다. 달러/원 선물 4월물은 974.80으로 1.20원 떨어졌다. 달러/원 환율은 978.60에 상승 출발해 장중 978.40을 저점으로 980.00까지 터치했으나 업체 매물이 누적되자 978선대로 상승폭을 덜었다.그러나 오후들어 달러/엔도 주춤거리고 매물이 지속되며 상승이 버겁자 역외 등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전날 종가인 976.80선을 급격히 하회, 장중 976원대로 밀려났다.이후 시장은 대체로 976원대의 약보합 반등시도 속에서 마감할 것으로 기대된 상황이었으나 장막판 추가 매물이 출회되며 975.20까지 다시 스탑, 고점대비 4.80원 하락한 일중 저점으로 장을 마쳤다.달러/엔 환율이 117대 중반 이상으로 올라서고 달러/원이 하락하면서 100엔/원 환율은 830원대에서 828원대로 급락했다. 최근 837~8원까지 급등했다가 급락세를 거뒀다.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64억2,100만달러로 전날 76억달러, 지난 금용리 73억달러보다는 10억달러 가량 줄었으나 여전히 활발한 거래를 보였다. 오는 30일 기준환율은 978.1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시장은 달러/엔이 레벨을 조정하고 있으며 시장 수급으로 박스를 이루고 있으나 장중 동향은 역외의 움직임 속에서 아래위 변동성이 생겨나고 있다.이날 역시 980원에 도달하기도 했으나 역외가 매수에서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환율 상승세가 꺾이자 무거워진 포지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롱스탑의 '악몽'을 다시 경험하기도 했다.장중 980원대 도전이 무산된 이후 978원대의 수급 공방에서 추가 하락하자 전날 종가인 976.80선이 버티지 못하면서 장중 3-4원 이상 빠지자 결국 어쩔 수 없이 스탑매물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시중은행 딜러는 "역외가 전적으로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스탑이 촉발됐다"며 "은행간 매수세들이 너도나도 매믈을 던지자 종가대비 낙폭은 적으나 장중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역외는 롱숏이 엇갈리지만 철저하게 970-980원대 박스권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970원대 저가매수 뒤 980원 접근시 고점 매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달러/원 급상승 기대감과는 시각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외국인들이 최근 사흘간 주식 순매수한 것과 관련해 달러 매물도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포지션이 일단 줄어들어 좀더 하락할 수 있으나 급락보다는 저점 매수 지점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시장 자체적으로는 3월말에 들어서면서 외국인 보유 주식 관련 배당금에 따른 달러 수요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그렇지만 배당금 수요가 유입되도 일단 규모상 완전한 수요 우위를 득할 수준까지가 아니라는 점, 또한 배당금 처리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 또 배당금으로 주식 재매수 가능성도 있어 실제 얼마나 유입될 것인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더욱이 3월말의 경우 월말이자 1/4분기말이라는 점에서 수출기업들의 현금화 욕구가 커졌고 이를 위해 원화자금으로 환전하기 위한 달러 매물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수급 공방에서 특히 유념해야할 대목이다.이런 가운데 일방적으로 막연히 배당금 수요만 가지고 달러 매수포지션을 누적시켰다가는 순간적인 환율 변동에 리스크가 그대로 노출됨으로써 환차손을 크게 입을 개연성도 잠재되고 있다.실제로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환율 급락으로 실현될 경우 순간의 '막연한 기대'로 인해 포지션 손실이 과하게 증가할 수 있고, 기업체들의 경우 경영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이날 역시 저점 매수라고 하더라도 주관적인 저점 매수세들이 합세되면서 시장의 매수포지션이 누적됐고 결국 추가 매수가 힘든 상황에서 역외 매도가 나오면서 보유달러를 싼 값에 급처분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시장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시장심리(Market sentiment) 또는 시장의 시각(Market view)이 한쪽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될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시장의 불문률처럼 돼 있다. 국내 시장은 여전히 3월말 포진된 배당금 관련 수요 기대감이 존재하면서도 막상 월말 분기말 달러 공급량을 우선 처리해야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달러/엔이 117선대 후반으로 반등하기는 했으나 아직 118선대를 돌파하지 못하는 '제한된 탄력 수준'을 보여주고 있고, 유로 역시 크게 밀리지 않고 있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특히 국내 시장에 영향이 큰 달러/엔이 반등폭을 넓히지 못할 경우 달러/원 환율이 현재의 수급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980원, 또는 990원대로 진입하기는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일본의 경우도 3월말 수출업체 네고가 대단하고 또한 3월말 결산에 따른 일본 해외현지기업들의 이익금 본국송금이 진행되면서 엔 매수세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물론 국내와 마찬가지로 달러 매도-원 매수/엔 매수 등 시기적이나 계절적으로 특수한 요인이 큰 월말이나 분기말이 지나면 배당금 수요가 한층 힘을 발휘할 개연성도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시장은 개별자들의 주관성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또한 동일한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한쪽 포지션이 누적됨에 따라 기대하지 않았던 작은 변수가 돌출할 경우 휘청거릴 수 있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배웠던 경험적 사실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실제 수급을 보지 않고 섣부른 롱플레이는 스스로 화를 자초하게 된다"며 "이날 스탑 역시 시장참가자들이 실제적 수급을 확인하지 않고 과도한 욕심을 부린 데서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결과적으로 시장은 오는 30일 네고 집중일을 전후해 매물 정리가 일단락된 이후나 반등 여지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970원대 저점 타진이 선행되야할 것으로 보인다.국내 시장이 970원 밑으로 크게 빠지거나 달러/엔이 아직은 116선 이하로 떨어질 염려는 덜하기 때문에 저점 확인 뒤 반등 여지나 반등폭을 배당금 규모와 함께 살피는 게 현명한 듯하다. 기술적으로는 이날 980원 돌파가 무산되면서 975원대로 밀리며 일중 저점으로 마감했다는 점에서 좀더 매도 압력이 진행될 소지가 있다.이에 따라 970원대 지지력 점검이 필요한데, 결국 970원대 박스권이고 이날 거래만으로 보면 오는 30일 거래는 9767원대를 중심으로 973.60~978.40원, 좀더 넓게는 972.00~981.60원에서 아래를 먼저 탐색하는 양상이 예상된다.물론 달러/엔이 118선대로 반등할 경우 개장초 이래 반등이 시도될 것이며, 그렇지 않고 117선대 초중반대로 다시 밀린다면 매물 출회로 좀더 하락 압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그렇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어느덧 막바지에 달한 듯한 느낌이나, 유로존의 금리인상 기대와 4월초 이래 일본의 해외투자자금 증가 등이 합세될 경우 달러/엔도 버티는 양상이 예상된다.시중은행 딜러는 "어차피 한국인든 일본이든 월말 네고 등이 집중되는 시점을 맞고 있다"며 "월말 매물을 잘 소화하면 배당금 지불 등 4월초 상승 장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특히 유로존의 금리인상 기대, 4월초 일본 자금의 해외 이탈 등이 유로/엔을 강하게 서포트할 수 있다"며 "글로벌 달러에 상승 요인이 적더라도 유로/엔이 상승할 경우 달러/엔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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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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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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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4 0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