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에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미국의 금리인상폭 확대 가능성 등으로 전날 급등하면서도 1,160원에 안착하지 못한 부담감에다 달러/엔이 109선으로 내려오면서 짓눌려 있는 모습이다.11일 달러/원 환율은 낮 12시 28분 현재 1,157.40으로 전날보다 2.00원 내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개입 경계감 등으로 달러/원 하락폭이 제한되면서 변동폭은 고작 2원에 불과하다. 장중 저점은 1,155.40이고 고점은 1,157.50이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국제고유가와 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주가가 20포인트, 3%나 급락하고 달러/엔이 반등을 하더라도 외환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또 아무리 무디스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 재료가 뒷북이긴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분명히 주가 급락이나 달러/엔 반등은 시장을 움직일 만한 요인(moving factor)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변동요인으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주가 급락 불구 변동성 죽어, "정부의 과도한 개입 탓"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와 외환당국의 과도한 개입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말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가 매수와 매도 양사이드에서 개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국책은행이든 아니면 국책은행과 친한 대행은행이든 간에 아래와 위쪽 모두에서 보이면서 시장의 변동요인에 따른 매매를 차단하고 있어 매매 자체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물론 역외세력들이 덜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긴 하지만, 최소한 주가가 3% 이상 급락하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달러/원 환율은 오름세를 보일 이유가 충분하다. 정부의 예의 펀더멘탈 차별론을 근거삼더라도 콜금리 동결이 내수 침체에 연원을 두고 있고 소비심리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주식 매도가 행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그렇지만 환율은 약세 출발한 뒤 낙폭 축소 여력을 상실하고 관망세로 빠져들고 있다.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결제 등 매수세가 부족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은행권의 롱플레이 시도가 좌절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주가가 저렇게 빠지고 외국인이 순매도를 하는 데도 환율이 못올라가는 것은 정부 탓이 크다"며 "은행권이 롱플레이를 시도했으나 국책은행 관련 매도세가 나오면서 맞고 내려올까봐 물러나며 의욕이 꺾인 상태"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달러/엔의 경우도 반등할 때는 덜 반응하고 내려갈 때문 부분적으로 반영될 것 같다"며 "무디스든, 어떤 재료든 현재로서는 당국의 변동폭 부재 의지 속에서 발현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OECD 개입 자제 권고, 재경부와 한은 입장 차이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환율하락을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제기했다.시장 개입은 수출은 촉진하되 기업과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내수를 침체시킬 우려가 있으며 외환보유액 과도한 증액으로 기회비용이 크게 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전부터 환율방어에 따른 내수침체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그대로 왔고, OECD조차도 한국 경제의 현재 가장 큰 문제로 내수 회복을 꼽으면서 그런 권고까지 하는 상황이 됐다.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그냥 참고자료일 뿐"이라며 "정부의 외환정책에는 변함이 업다"고 말했다. 정부의 개입 확인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않는다는 게 기본입장"이라는 말을 덧붙였다.반면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OECD의 권고안대로 시장 개입을 과도하게 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실행력이 동반되지 않는 가운데 단지 '수사학적 표현'인지 '한은의 내부 불만'인지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 변동폭 축소≠시장 안정, 탄력적 위기 대처 능력 필요 시장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양태에 대해 해외 불확실성 변수에 따라 장이 출렁이고 이에 따라 주가가 불안한 상황에서는 더욱 외환시장의 변동폭을 줄이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지적하고 있다.국내외 안팎, 특히 국내 경기 상황과 맞물려 이해관자들 속에서 경제위기론이 제기되고 정치권과 언론 등의 공방이 제기되면서 노무현 대통령 등 정부 정책 당국자들의 반론이 제기되고 있는 게 최근의 현실이다.위기론의 핵심 내용에 대해서는 좀더 주의깊게 접근할 필요가 있지만, 정책적 입장에서 시장을 단지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키는 것이 곧 안정이라는 등식은 옳지만은 않다는 것이다.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해외시장의 경우 주가와 달러/엔 등이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한국만은 주가가 급락해도 외환시장은 무풍지대처럼 고용하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시장이 움직이는 것은 리스크에 대응하는 기능을 통해 위험관리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움직이지 못하는 시장은 오히려 더욱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다른 딜러는 "외환시장에서는 수급변수가 최우선을 작용하고 있으나 정부가 이를 악용하는 것 처럼 보인다"며 "정부는 펀더멘탈 차별론을 환율방어의 주요 근거로 삼으면서 상승할 때는 시장과 반대로 수급논리로 포장하는 이중성을 벗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시장이 정말 불안할 때 정부가 개입을 통해 일시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을 죽여 놓을 수 있고 그렇게 하는 게 바람직하기도 하다"며 "그렇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도 아니고 변수간 충돌이 빚어지면서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데 미리부터 정책심리가 위축돼 오히려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에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미국의 금리인상폭 확대 가능성 등으로 전날 급등하면서도 1,160원에 안착하지 못한 부담감에다 달러/엔이 109선으로 내려오면서 짓눌려 있는 모습이다.11일 달러/원 환율은 낮 12시 28분 현재 1,157.40으로 전날보다 2.00원 내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개입 경계감 등으로 달러/원 하락폭이 제한되면서 변동폭은 고작 2원에 불과하다. 장중 저점은 1,155.40이고 고점은 1,157.50이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국제고유가와 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주가가 20포인트, 3%나 급락하고 달러/엔이 반등을 하더라도 외환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또 아무리 무디스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 재료가 뒷북이긴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분명히 주가 급락이나 달러/엔 반등은 시장을 움직일 만한 요인(moving factor)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변동요인으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주가 급락 불구 변동성 죽어, "정부의 과도한 개입 탓"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와 외환당국의 과도한 개입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말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가 매수와 매도 양사이드에서 개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국책은행이든 아니면 국책은행과 친한 대행은행이든 간에 아래와 위쪽 모두에서 보이면서 시장의 변동요인에 따른 매매를 차단하고 있어 매매 자체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물론 역외세력들이 덜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긴 하지만, 최소한 주가가 3% 이상 급락하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달러/원 환율은 오름세를 보일 이유가 충분하다. 정부의 예의 펀더멘탈 차별론을 근거삼더라도 콜금리 동결이 내수 침체에 연원을 두고 있고 소비심리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주식 매도가 행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그렇지만 환율은 약세 출발한 뒤 낙폭 축소 여력을 상실하고 관망세로 빠져들고 있다.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결제 등 매수세가 부족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은행권의 롱플레이 시도가 좌절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주가가 저렇게 빠지고 외국인이 순매도를 하는 데도 환율이 못올라가는 것은 정부 탓이 크다"며 "은행권이 롱플레이를 시도했으나 국책은행 관련 매도세가 나오면서 맞고 내려올까봐 물러나며 의욕이 꺾인 상태"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달러/엔의 경우도 반등할 때는 덜 반응하고 내려갈 때문 부분적으로 반영될 것 같다"며 "무디스든, 어떤 재료든 현재로서는 당국의 변동폭 부재 의지 속에서 발현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OECD 개입 자제 권고, 재경부와 한은 입장 차이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환율하락을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제기했다.시장 개입은 수출은 촉진하되 기업과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내수를 침체시킬 우려가 있으며 외환보유액 과도한 증액으로 기회비용이 크게 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전부터 환율방어에 따른 내수침체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그대로 왔고, OECD조차도 한국 경제의 현재 가장 큰 문제로 내수 회복을 꼽으면서 그런 권고까지 하는 상황이 됐다.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그냥 참고자료일 뿐"이라며 "정부의 외환정책에는 변함이 업다"고 말했다. 정부의 개입 확인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않는다는 게 기본입장"이라는 말을 덧붙였다.반면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OECD의 권고안대로 시장 개입을 과도하게 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실행력이 동반되지 않는 가운데 단지 '수사학적 표현'인지 '한은의 내부 불만'인지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 변동폭 축소≠시장 안정, 탄력적 위기 대처 능력 필요 시장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양태에 대해 해외 불확실성 변수에 따라 장이 출렁이고 이에 따라 주가가 불안한 상황에서는 더욱 외환시장의 변동폭을 줄이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지적하고 있다.국내외 안팎, 특히 국내 경기 상황과 맞물려 이해관자들 속에서 경제위기론이 제기되고 정치권과 언론 등의 공방이 제기되면서 노무현 대통령 등 정부 정책 당국자들의 반론이 제기되고 있는 게 최근의 현실이다.위기론의 핵심 내용에 대해서는 좀더 주의깊게 접근할 필요가 있지만, 정책적 입장에서 시장을 단지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키는 것이 곧 안정이라는 등식은 옳지만은 않다는 것이다.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해외시장의 경우 주가와 달러/엔 등이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한국만은 주가가 급락해도 외환시장은 무풍지대처럼 고용하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시장이 움직이는 것은 리스크에 대응하는 기능을 통해 위험관리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움직이지 못하는 시장은 오히려 더욱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다른 딜러는 "외환시장에서는 수급변수가 최우선을 작용하고 있으나 정부가 이를 악용하는 것 처럼 보인다"며 "정부는 펀더멘탈 차별론을 환율방어의 주요 근거로 삼으면서 상승할 때는 시장과 반대로 수급논리로 포장하는 이중성을 벗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시장이 정말 불안할 때 정부가 개입을 통해 일시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을 죽여 놓을 수 있고 그렇게 하는 게 바람직하기도 하다"며 "그렇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도 아니고 변수간 충돌이 빚어지면서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데 미리부터 정책심리가 위축돼 오히려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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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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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