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말 환율 1,316.3원 기록 예상엔화와 동조화 현상 지속 단, 한·일간 펀더멘털 차이는 인식해야엔/달러 환율이 3월에도 서울 외환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화 약세 기조가 현재진행형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이같은 여건의 탈피를 꾀하기엔 시기상조인 셈이다. 다만 두 통화 변동의 속도면에서 차별성이 드러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전달 변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모멘텀이 주어질 지가 관심사다. 올 들어 엔화 약세의 골이 깊어지면서 1월중 원/달러 환율은 1,330원대에서 고점을 맞보기도 했으나 전달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위아래 제한된 폭에 감긴 탓에 1,310~ 1,320원에서 숨고르기에 열중했다. 박스권을 탈피할 만한 재료가 주어지지 않았던데다 수급도 어느 한쪽으로 몰리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은 무엇보다 일본 경제에 집중돼 있다. 엔화가치는 일본 경제에 대한 평가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본의 회계연도 결산이 3월말로 예정돼 있어 이에 따른 수급상황의 변동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엔화 가치는 이같은 변수간의 함수풀이를 통해 전달의 박스권 범위 이탈 여부를 가늠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원화와 엔화간의 연동성이 양국간 뚜렷하게 드러난 경제 펀더멘털의 차이로 인해 ‘끈끈하게’ 이어질 수 없음은 자명하다. 즉, 엔화의 추가 약세로 인한 파급효과는 원화에 제한적으로 작용하며 엔화에 대한 원화의 강세 현상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수급 상황은 특별하게 두드러진 내용은 없다. 약간 공급우위의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엔화의 변동성이 축소된다면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에 민감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보다는 자본수지 동향에 촉각을 세운 모습이다. 10명의 외환전문가를 대상으로 폴(poll)을 실시한 결과, 2002년 3월말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16.3원으로 집계됐다. 3월 엔화가 제시하는 방향에 따른 이동성이 예상되나 하향과 상향에 대한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한편 JP모건은 3월말 엔/달러 환율은 132∼135엔, 원/달러 환율은 1,310원대를 횡보할 것으로 예상, 원/엔 환율이 100엔당 970원선까지 하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중반까지 950원선까지 내려갈 수 있음을 주시했다. 이는 한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에 비해 일본 경제는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근거로 했다.
기로에 서 있는 엔화 3월 엔/달러 환율을 놓고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는 화두는 ‘3월 위기설’이다. 일본 경제가 처한 현실은 엔화에 만만치 않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엔화 약세 유도가 전달 잠잠해지면서 135엔대 위로의 상향은 번번히 막혔다. 주변국들의 엔 약세에 대한 경계감과 아울러 경기 침체를 억제하는 효과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오히려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이탈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130∼135엔의 박스권이 공고해진 측면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150조엔 육박하는 부실채권 △구조개혁에 대한 불안감 등 ‘뇌관’이 자리잡고 있는 일본 경제의 상황은 엔화가치가 언제든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10년간 3번째로 경기침체에 돌입해 있는 일본 경제는 2년 이상 디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으며 은행권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둘러싸고도 의견일치가 되지 않고 있다. 디플레이션의 해소를 위해 엔화 약세를 유도하지 않겠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언급이 있었지만 기초경제여건의 취약성은 이를 불가피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불안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일본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과 4월부터 예금부분보장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금융회사간 자금 이동에 따른 혼란 예상 등도 엔화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불안감의 증폭과 현실화 여부에 따라 전달의 조정세를 마감하고 이달 중순이후 본격적인 상승 무드를 타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게 하고 있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대규모 공적자금의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 등과 맞물려 일부에서는 140엔대로의 상향 시도를 예상하고 있다. 반면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일본의 3월말 회계연도 결산에 따른 일본 현지법인의 본국송환용 ‘달러 매도-엔 매수’는 엔/달러의 상승 시도를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반기결산이후 실시된 시가평가제도 주가와 국채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 보전을 위해 엔화 송금수요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음을 감안하면 3월 중순까지 이같은 요인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세계 최대의 대외 순채권국임을 감안, 주가 폭락이나 예금인출 사태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융회사의 해외 자산 환수가 일어나 엔/달러의 폭락 가능성도 들었다. 이에 따라 3월중에는 이같은 요인들이 복합되면서 일시적으로 140엔대를 향할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130∼135엔에 머물 가능성이 다소 우세하다. 무엇보다 일본의 구조개혁과 디플레이션 억제가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다. 엔화의 방향에 원/달러 환율의 눈길이 향해 있으며 현재 두 통화간의 구조적 차별성은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이는 또 수출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제한할 수도 있다.
양호한 수급 요인 지난달 무디스의 국가신용평가팀이 한국 신용등급에 대한 실사에 나섰고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있다. 시기가 관건일 뿐 시장은 일단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어느 정도 환율에 반영된 측면이 있으며 자금이 얼마나 유입되고 기업과 금융회사의 차입여건 개선에 따른 공급요인의 확대가 원/달러 환율 하락의 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화의 등락이 크지 않을 경우, 무엇보다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이 관심사다. 장중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대규모의 순매수이건 순매도이건 심리적인 요인외에 전액이 시장의 실제 수급으로 전환되지 않고 있어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외국인 주식자금의 유출입 변동성은 크지만 최소한 집단적 이탈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경상수지도 소규모의 흑자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외환보유액, 거주자외화예금 등의 잠재 공급요인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억제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본격적인 수출 회복의 기운이 퍼질 즈음에야 원화와 엔화의 고리가 끊어지는 계기를 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3월 환율은 대체로 1,300원대를 유지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며 엔화가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지 못할 경우 전달 위아래가 제한된 양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다. 한편 중장기적으로 기본적인 원화 강세의 요인으로 존재하고 있는 한국 및 세계 경제의 회복 기대감은 수면 아래 숨쉬고 있는 가운데 엔화의 영향력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엔화가 달러당 140엔대 이상의 폭락이 가시화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회복세의 속도와 강도에 따라 환율은 1,200원대로의 진입 시기가 결정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