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혈전에 혈전을 거듭한 결과 현재 집권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금융시장이 자기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미국의 대선은 잠정투표 개표와 선거인단 투표 등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민주당 케리 후보가 부시 후보의 승리에 승복함에 따라 향후 절차는 그야말로 ‘절차’일 따름이기 때문이다.부시 대통령도 승리 연설을 통해 “케리 후보한테서 축하 전화를 받았다”며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할 것이며 하나가 되기 위해 단결과 화합을 해나가자”고 말했다.무엇보다 세계와 시대를 아우르는 ‘초국적 초대형 빅이벤트’인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지난 2000년 때와 같은 재검표와 연방대법원 소송 사태까지 가지 않게 됨에 따라 불확실성의 조기 해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이런 점에서 시장은 자기 안정성을 빠르게 회복해 가고 있는 중이다. 외환 및 주식시장은 단기 급등 이후 다소간 조정을 보이고 있으나 외국인을 포함한 매매주체들이 별다른 동요없이 자기 이성을 찾는 모습이다.◆ 美 대선 불확실성 해소로 금융시장 안정, 지정학적 불확실성 우려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의 반응은 기존 추세에 큰 변화가 없다는 ‘새로움 없음’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글로벌 달러화는 약세 기조로, 국제유가는 오름세로, 주가는 단기 상승 뒤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시장에서는 전체적으로 안보 논리가 강화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정책기조에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는 있으나 집권 2기 내각 구성에 변화가 오면서 부분적인 변화가 어떻게 나타날 지, 이에 따른 대내외 관계가 어떤 모습을 띨 지로 주목하고 있다.대신경제연구소의 양경식 스트래티지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세계 정치군사적 갈등 속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국제유가 문제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미국 정책기조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그래도 부시 행정부의 집권 2기 정책방향이 주목된다”며 "일부 내각 구성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미국 정책의 변화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움은 없다! 현재 시장 추세 유지될 듯그렇지만 내년 새로운 집권 2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현재의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는 만큼 대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현재의 경제 펀더멘탈을 포함한 시장 구도를 확인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국제금융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부담이 되면서 미국의 인플레 문제를 주시하는 가운데 경기회복세 여부에 따른 금리인상 지속 여부, 재정 및 무역수지 등 쌍둥이 적자 해소 문제, IT 경기의 회복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따라 당장 이번주 발표될 고용지표 등의 경제지표와 이후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케리 후보가 부시 승리를 인정함에 따라 미국의 대선 이벤트는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하룻밤의 이벤트로 끝나는 듯하다”며 “국제시장이 아직 관망하고 있으나 빠르게 경제문제로 시선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부시의 재집권 성공은 현재의 정책기조나 시장트렌드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국제유가 상승과 달러화 약세 흐름 속에서 미국의 경제지표와 인플레, 금리인상 여부가 주된 관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유가 충격 흡수 정책 필요,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 주목 국내시장의 경우에는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속에서 콜금리 인하 여부 등 정책방향이 내년도 전망과 더불어 중요하게 떠오를 전망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 속에서 급락한 환율의 경우에는 정부의 개입정책의 후퇴가 이뤄지는 와중에 자율적인 반등 여지를 탐색하는 가운데 한국이나 일본 등 정책당국의 대응이 여전히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외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시의 집권으로 외환시장에는 새로운 변화는 없을 것 같다”며 “글로벌 달러 약세 추세와 수급상 공급우위 구도 속에서 당국이 하락 속도를 제어할 것이냐가 여전한 관심사”라고 말했다.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달러/원의 경우 아직까지 반등 가능성을 탐색하기보다는 지지선 구축 작업이 선행되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 대선 등이 시야가 세계화된 상황이어서 글로벌 달러 약세 강도가 세질 지에 관심이 쏠릴 듯하다”고 말했다.주식시장의 한 분석가는 “부시의 당선으로 국제유가 상승 우려가 커 국내 펀더멘탈 약화가 더 진행될 것”이라며 “IT경기 회복 기대도 다소 무산되는 듯해 정책당국으로서는 소비 및 투자심리 회복과 함께 유가 충격을 흡수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