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채권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발표한 3월 FOMC의사록이 단기금리인상 행진이 거의 종착점에 다가왔음을 시사한 것이 기폭제가 돼 큰폭으로 떨어졌다. 945.60원까지 급락해 8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원달러 환율과 사상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유가는 윤활유 역할을 했다. 큰폭으로 떨어졌던 미국 국채수익률은 어제 다시 큰폭의 오름세로 돌아섰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5.03%로 전일비 0.06%포인트가 올랐다. 3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많이 올라 3월 FOMC의사록 발표로 고조됐던 단기금리인상 행진 조기종료 기대감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FOMC 의사록을 보면 연준이 단기금리인상 종료시점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데 3월 소비자물가는 예상보다 높아 인상이 좀더 연기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을 낳았다. 미국의 국채시장도 연준이 내달 10일 FOMC에서 단기금리를 올린 후 인상행진을 중단할지, 아니면 한차례 더 할지에 대해 컨센서스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단기금리인상 중단이 거의 가까워 왔고 한차례 인상으로 그칠지, 두차례 인상으로 그칠지가 문제일 뿐이라는 데에 대해서는 거의 의견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연준이 추가로 올리는 금리인상폭이 한차례인지, 두차례인지는 거시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3월 FOMC의사록은 “일부 멤버들이 미래 정책결정이 긴축 프로세스가 거의 종결될 것으로 보이는 시점에서 거시지표 결과에 완전히 의존한다는 점을 시장 참가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경제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미국 국채수익률이 5.0%를 축으로 출렁거리는 것은 의사록에도 나와 있듯이 FOMC가 단기금리를 한차례 또는 두차례 더 올릴지에 대한 결정이 경제지표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당분간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주택지표와 유가급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지표 사이에서 등락하는 양상을 보일 듯하다. ◆ 미국 단기금리인상 중단후 글로벌 금융시장 화두는 “불균형문제와 자금이동”미국의 단기금리인상 종료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이냐가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금리인상 종료후 테마는 뭐가될지도 이에 못지 않은 관심사다. 이와관련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다.“미국이 단기금리인상을 중단하고 난 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테마는 미국 경제 불균형 문제와 자금이동이 될 것 같다” 미국의 무역수지 및 재정적자라는 쌍둥이 적자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이로인해 자금이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할 거라는 얘기다. 3월 FOMC의사록이 발표된 다음날인 어제 잠잠하던 헤지펀드들이 NDF에서 달러공세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도 헤지펀드들의 움직임이 크게 작용했다.한국은행은 환율이 급락하자 일부 개입을 한 듯하지만 개입강도는 아주 미미했다.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강도가 약한 건 개입을 해도 효과가 별로 없고 되레 투기펀드에게 돈을 먹을 수 있는 기회만 줄 수도 있어 스무딩오퍼레이션을 하는게 그친다는 입장 때문이다. 하루 거래량이 60억달러나 되는데 5억달러를 개입해봐야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는게 한은관계자의 반문이다. 미국이 단기금리인상 행진을 멈추면서 글로벌 자금이동이 본격화할 경우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은 왜소해질 수 밖에 없을 듯하다. ◆ 글로벌 머니 이동하면 한은 통화정책 입지 좁아질 수도글로벌 머니가 이동하면서 아시아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원달러 환율이 그 한 복판에 있다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상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글로벌 머니가 움직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과도하게 하락할 경우 콜금리인상은 자금이동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또 원달러 환율하락은 물가상승압력을 낮추고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콜금리를 인상할 필요성도 낮아진다. 글로벌 머니가 미국에서 아시아로 옮겨가게 되면 미국 국채수익률은 수급에 의해 상승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반대로 수급은 좋아질 수 있다. 이럴 경우 미국 국채수익률과 우리나라 국채수익률이 어느정도 디커플링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첫 업무보고를 한다. 총재 취임후 세번째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시험을 받는 셈이다. 국회의원들의 질문은 환율과 금리문제로 쏟아질 것으로 한국은행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21일 채권시장은 이성태 한은총재의 입을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 될 듯하다. 오늘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수익률 반등으로 다소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박스권에서 숨을 고르는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4.93-5.01%, 국채선물 6월물은 107.80-108.1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민병복 기자 bbmin9407@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