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이틀째 반등세를 보였다.노무현 대통령의 환율안정 강조 발언 속에서 한중일 정책공조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외환당국의 개입이 지속됐다.달러/엔도 103선이 넘어서고 유로/달러가 1.3260선대로 후퇴하는 등 글로벌 달러 약세 조짐이 완화되면서 당국의 개입 여건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마련해 주었다.아울러 지난주 1,050원선이 급하게 붕괴된 상황에서 시장 자체적으로 환율 급락 이후 낙폭과대심리가 형성되면서 조정 기대감이 일부 형성된 것도 저가 매수로 연결됐다.시중은행 딜러는 "한중일 정상의 공조개입 시사 등 당국의 개입에 따라 환율이 반등했다"며 "그러나 국내 업체들의 매물 출회가 지속되는 등 수급불균형이 지속돼 반등폭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30일 11월 마지막 거래일은 맞은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48.20으로 마감, 지난 29일에 이어 이틀째 오름세를 보였다. 달러/원 선물 12월물은 1,048.10으로 0.70원 상승했다.달러/원 환율은 전날종가인 1,047.00보다 오른 1,048.60에 출발한 뒤 당국의 개입으로 1,049.30까지 올랐으나 물량에 밀리며 거래선을 낮췄다.이후 장중 1,048원 안팎에서 거래되다가 오후장에서 업체 매도로 1,047.00까지 저점을 낮춘 뒤 당국의 개입이 이어지며 1,048원대로 반등하며 마감했다. 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에서 39억2,0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 19억1,550만달러 등 모두 58억3,600만달러가 거래됐다. 월말 네고 출회와 당국의 개입으로 거래량은 늘어났으며, 12월 첫 거래일(1일) 기준환율은 장중 주로 치고받았던 수준인 1,048.10원으로 고시될 예정이다.종합지수는 환율 안정 등에 따라 전날보다 12.66포인트, 1.46% 오른 878.0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장중 이레만에 순매수를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 43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당국 개입에 따른 단기 조정 장세, 수급 불균형은 여전그렇지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수급상 불균형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수출 신장세가 이어지고 내년도에도 환율이 하락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업체 매도세가 그치지 않고 있다.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나서서 달러 매물을 흡수하고 있으나 반등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이같은 시장 현실을 반증하고 있다.시장 참여자들의 경우도 당국의 매수 개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개입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단기적으로는 미국의 GDP나 고용지표 발표 등을 앞두고 인플레 압력에 따른 금리인상 지속 가능성에 따라 차익실현이나 숏커버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글로벌 달러화가 추가 하락을 멈추고 있다.또한 중국의 위안화 절상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고 세계 주요국 정책당국자들의 일방적인 달러 약세에 대한 거부반응이 표명되고 있다.특히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위안화 절상에 대해 투기가 만연한 상황에서는 절상이나 환율제도 변경을 하기 어렵다고 밝히며서 미국에 달러약세를 방치하지 말라고 말해 아시아 통화 절상에 속도를 줄여주고 있다.이에 따라 이번주에는 그간의 달러 약세 분위기가 다소 쉬어가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반등폭에 대해서는 여전히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실제로 달러/엔의 경우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과 한중일 정상들의 개입 공조 가능성 등으로 103선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103.40선에서 막히면서 다시 103선 이하로 되밀리는 등 반등폭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달러/원의 경우도 지난주 붕괴된 1,050원의 심리적 지지선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달러/엔이 반등세를 보이고 당국이 개입하는 데도 불구하고 1,050원을 회복하지 못한 것은 당국의 개입 강도가 크지 않거나 시장 자체적으로 매물부담이 크다는 이유밖에는 없다. 당국의 개입 패턴도 강력하게 끌어올리는 개입보다는 하향세를 둔화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장중에는 은행권의 매수세를 유인하되 업체 매물이 나올 경우 다소 뒤로 빠지는 '스크린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전언이다.시중은행의 딜러는 "당국의 개입은 시장에 조정 장세를 만들기 위한 개입으로 보인다"며 "당국의 개입은 환율을 급하게 올리거나 개입규모를 크게 늘리기보다는 장중 두 세군데 은행에 동시 다발적으로 개입하면서 효과성을 높이는 듯하다"고 말했다.외국계은행 딜러는 "달러/엔이 반등하면서 시장도 쉬어가자는 분위기였다"며 "당국의 실제 개입 강도가 세지 않고 한중일 공조 가능성도 약해 개입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환율 하락 전망 속에서 당국의 개입 말고 연말이면 나와줘야할 정유사 등의 매수세가 딱 끊겼다"며 "또한 중공업이나 전자 등의 기본 네고나 선네고가 지속되고 있어 하향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