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주택경기 둔화 및 낮은 재고축적 수준으로 인해 3/4분기에는 상당히 약화되겠지만, 4/4분기 성장률은 "상당히 좋아보인다(reasonably good)"고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전 연준의장이 주장했다.
그린스펀은 26일 美상업금융협회(Commercial Finance Association)에 참석한 자리에서 3/4분기 경제는 주택 및 재고를 제외할 경우 수요가 견조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자본투자 지표를 보면 "기본적으로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27일 오전 뉴스핌 유료기사로 이미 송고되었습니다.)
이 같은 그린스펀 전 의장의 발언은 2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성명서를 통해 "미국경제가 부분적으로 주택시장의 냉각을 반영하여 둔화되어 왔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는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판단된다.
그린스펀은 주택부분이 계속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 부분으로 인한 성장률 둔화충격은 최악의 시절은 지나간 듯하다며, 앞으로는 성장률 둔화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그는 "주택매매 감소세가 완화되는 등 안정화되고 있다는 초기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주택부문을 볼 때 주의해서 볼 한 가지 지표로 모기지은행협회가 발표하는 주간 모기지신청건수가 있는데, 최근들어 이 신청건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감소세가 둔화되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린스펀은 미국 자동차산업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이 미국 제조업부문 전반의 변화를 상징적인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나 "제조업이란 본래 19세지 및 20세기 기술에 기반하는 것으로, 더 이상 미국경제의 큰 부분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비스부문이 미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경제가 21세기로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 재정수지에 대해 언급하는 자리에서 그린스펀은 현재 미국의 재정적자가 자체가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며, 더 큰 쟁점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의료보험 등과 같은 수혜자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절대 책임질 수 없는 것을 약속해서는 안된다"며, 앞으로 의료보험적용은 점차 수혜자도 돈을 내는 공동지급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무역적자에 대해서는 "세계경제가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며, 미국은 세계화에서 엄청난 수혜자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역적자와 경상수지적자가 대규모로 형성되면서 등장한 위협은 해외투자자들이 달러화자산을 너무 많이 보유하게 된 점이라며, 최근 시작된 추세와 같이 이들 달러자산 보유주체들이 다변화를 원할 수 있다는 점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날 그린스펀 의장은 세계화의 디스인플레이션 영향은 결국 사라질 것이라며, 다만 "그 변화나 시점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1970년대로 회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