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3일 신천지 의혹에 증거가 없다며 사과했다
- 김 대표는 당대표로서 의혹 제기와 당내 혼란에 책임을 인정했다
- 민주당은 공개 사과와 후속 조치로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진정성 설명·책임 있는 후속 조치로 증명
정치인 사과의 무게는 입을 열 때가 아닌
그 말을 감당하는 이후에야 평가 받는다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정치인에게 사과는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권력과 명예를 건 선택이다.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의 정치사에 생길 흠집을 고려해 많은 정치인이 해명과 반박, 회피로 시간을 버는 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신천지 관련 의혹에 대해 "증거는 없었다"며 당 의원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일은 흔치 않은 장면으로 기록될 만하다.
김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난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했던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에 대해 "조사 결과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혹여라도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머리 숙여 깊이 사과했다.
이 사과가 무게를 갖는 이유는 발언의 주체가 당대표이기 때문이다. 당초 민주당은 신천지 교인 집단 입당 의혹에 대한 당내 자체 조사 결과를 의총에서 보고할 예정이었지만 김 대표가 먼저 사과하면서 보고도 취소됐다. 김성회 원내대변인은 김 대표가 "진심 어리게" 사과했으며 말하던 중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전했다.

◆'당 자정 능력·회복의 길 제시' 리더십 갈림길
정치에서 사과는 곧바로 약점으로 읽히기 쉽다. "제가 틀렸다"는 말은 상대 진영의 공격 빌미가 되고, 지지자에게는 실망을, 당내 경쟁자에게는 주도권 상실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래서 정치인은 흔히 의혹 자체를 부정하거나, 조사 결과를 기다리자며 시간을 끌거나, 문제를 다른 정치 공방으로 돌리는 방식을 택한다.
특히 당대표처럼 조직의 수장인 경우 사과는 더 어렵다.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당 전체의 혼란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장의 사과는 당의 자정 능력을 보여주는 시험이기도 하다. 잘못을 덮는 대신 인정하고 회복의 길을 제시할 수 있는가가 리더십의 질을 가른다.
한국 정치사에는 무거운 사과의 선례가 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2002년 아들 김홍업·김홍걸 씨가 비리 혐의로 잇달아 구속되자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책임을 통절히 느낀다고 말하고 자녀들은 법에 따라 엄정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도 1997년 취임 4주년 담화에서 아들 김현철 씨의 금품 수수 혐의와 관련해 "아들의 허물은 곧 아비의 허물"이라며 사과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4년 대선자금과 측근·친인척 비리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거듭거듭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측근의 잘못에 대해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사과, 상황 종료 아닌 책임의 출발점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사과가 상황 종료가 아닌 '책임'의 출발점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사과만으로 모든 비판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과 이후에도 '3홍 비리'는 정치적 타격으로 남았고, 노무현 정부 역시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럼에도 직접 사과한 정치인은 최소한 문제를 부정하며 국민과 시간을 끌지는 않았다.
김 대표의 사과가 당내 화해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은 비공개 의총에서만 이뤄진 사과에 대해 "국민과 당원을 향한 공개 사과"와 "상응하는 책임"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 역시 책임 문제를 거론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김 대표의 사과를 두고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한 의원은 기자에게 "당대표가 고개를 숙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겠는가. 지금이라도 인정할 건 인정하고 내부 분열을 통합하는 것이 김 대표 앞에 놓인 숙제"라고 평가했다.
정치인의 사과는 결국 두 가지로 평가된다. 말로 끝나는 사과인가,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과인가. 김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제 남은 과제는 사과의 진정성을 공개적 설명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로 증명하는 일이다. 사과의 무게는 입을 열 때가 아니라 그 말을 감당하는 이후에야 측정된다.
se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