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배재고가 6일 광주일고 상대 경기에서 5·18 조롱 구호를 외쳐 온라인 혐오밈이 10대 일상까지 번진 현실을 드러냈다.
- 2000년대 이후 'OO녀'·'OO충' 등 성별·지역·소수자를 겨냥한 혐오 표현이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놀이·유행어처럼 확산돼 왔다.
- 전문가는 배재고 사태를 또래 하위문화의 표출로 보며, 차별금지법 등 제도화로 반복되는 혐오 표현에 사회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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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부터 온라인으로 퍼진 소수자·약자 혐오
"차별금지법 등 제도로 사회적 제재 보여줄 수 있어야"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고교야구 경기장에서 발생한 배재고등학교의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를 향한 혐오·모욕 구호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왜곡된 표현이 청소년 일상까지 깊숙이 침투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 같은 왜곡 표현이 인터넷 초기 시절 주로 특정 집단에 대한 적대감 표출이었다면,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숏폼 콘텐츠를 타고 '유행어'나 '오락거리'로 소비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5.18 민주화 운동을 조롱한 '스벅 가야지' 이전에도 한국 사회에서 지역·성별·장애 등을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은 존재해왔다. 이번 배재고 구호 논란은 오래된 지역에 대한 편견이 '스타벅스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과 맞물리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이다.

◆ 'OO녀'부터 '00충'까지…지역·성별·소수자 겨냥 인터넷 속 혐오
이전에도 우리 사회에서 성별이나 지역, 장애와 관련된 혐오 표현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인터넷이 활성화된 2000년대 중반부터는 온라인을 타고 여성에 대한 편견을 더하는 혐오 표현이 사회 전반에 퍼졌다. 과하게 사치하는 여성을 비하한 'OO녀'나 자동차 운전이 미숙한 여성을 조롱한 'O여사'가 대표적이다.
2010년대 초에는 일베 등 커뮤니티에서 여성 혐오와 함께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적대감, 조롱 등이 사용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호남 지역에 대한 일종의 부정적 정서 역시 극우 성향 커뮤니티 내에서 공유되는 '문화'이자 '놀이'로 소비되기 시작했다.
2010년대에는 특히 'OO충'이란 비하 표현이 등장했다. 초기에는 '진지충(매사에 진지한 사람)', '설명충(눈치 없이 길게 설명하는 사람)'처럼 풍자 의미로 비교적 가볍게 사용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성별과 세대, 직업을 무차별적으로 벌레(蟲)로 비하하는 혐오 표현이 고착됐다. 한국 남성을 비하한 표현이나 틀니를 낀 노인을 혐오하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가인권위원회, 언론 등을 중심으로 이런 종류의 용어나 농담이 '혐오 표현'이라는 개념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여성 커뮤니티에서 여성 혐오 표현에 대응하기 위해 '미러링' 표현을 사용한 영향과 함께 인권 단체 등의 캠페인이 맞물리면서 '혐오 표현'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 '혐오 표현' 인식 나아졌지만…1020 사이 '놀이 문화'로
이런 흐름을 거쳐 일상적으로 쓰이던 표현들이 '혐오적인지'에 대한 인식 수준은 높아졌지만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혐오 표현으로 인한 논란이 생기고 있다. 지난 5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프로모션은 역사 의식의 부재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일베 등 커뮤니티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거나 왜곡된 역사라고 주장하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
배재고가 광주 지역 학교를 상대로 '스타벅스', '탱크데이'를 외친 것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던 지역 혐오 감정이 젊은 세대에서 일종의 '놀이 문화'로 퍼져있음을 드러냈다.
SNS가 발달하고 숏폼 등 컨텐츠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지역이나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 역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혐오·조롱을 일종의 공유된 놀이 문화로 여기던 10대 문화와 맞물려 현실 공간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김종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연구교수는 "이번 배재고 논란의 경우는 기존에 확산돼 있던 또래 문화나 하위 문화가 드러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며 "SNS 자체가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재생산이나 확산의 통로가 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생산되는 밈 등을 유희나 놀이의 방식으로 소비할 때 그것들이 혐오표현으로서 폭력으로 작동한다는 인식보다 하위 문화나 놀이로 소비된다"며 "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차별금지법 같은 법률들이 어느 정도 제도화돼서 이런 (혐오가) 반복해서 표현될 때 사회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dy1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