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시민들이 19일 서울 광화문·여의도에서 한국·멕시코전 거리응원을 펼쳤다
- 무더위와 실점에도 끝까지 열띤 응원과 선수들을 향한 격려가 이어졌다
-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온열질환 등이 있었으나 큰 사고 없이 응원이 마무리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양산·쿨링시트 동원해 무더위 뚫고 응원전
시민들 패배 아쉬움 뒤로하고 따뜻한 격려
[서울=뉴스핌] 나병주 유재선 기자 =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서울 도심 곳곳에는 짙은 아쉬움이 깔렸다.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시민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지만 이내 "졌지만 잘 싸웠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아낌없는 격려가 이어졌다.
한국과 멕시코의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19일, 광화문광장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앞 거리응원 현장은 킥오프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 전 애국가가 나오자 광화문광장은 웅장한 합창 소리로 가득 찼고 여의도 현장 역시 호루라기 소리에 맞춘 "대~한민국" 함성으로 달아올랐다. 붉은악마의 선창에 따라 터져 나온 함성은 지난 1차전보다 한층 더 우렁찼다. 계속해서 인파가 밀려들자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 일부가 응원 구역으로 추가 개방되기도 했다.

시민들은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90분 내내 그라운드와 호흡을 함께했다. 준비한 모자를 쓰거나 부채로 해를 가리고 쿨링시트를 붙이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폭염을 견디는 모습이었다. 직장인 이하윤(25) 씨는 "너무 더워 미리 챙겨온 양산을 쓰고 경기를 봤다"고 말했다.
뜨거운 날씨를 잊게 할 만큼 전반전 대표팀의 선전은 눈부셨다. 전반 15분 손흥민의 슈팅이 상대 수비에게 막히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19분 골키퍼 김승규의 결정적인 선방이 나오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대학생 김기현(21) 씨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전반전에 찬스가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며 "더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응원했다"고 말했다.
승리를 향한 시민들의 열띤 응원 속에 후반전이 막을 올렸지만 경기 흐름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후반 시작 5분여 만에 김승규의 실수로 뼈아픈 실점을 허용하자 뜨겁게 달아올랐던 현장은 순식간에 침묵에 휩싸였다. 전광판에 실점 리플레이 장면이 나오는 동안 시민들은 "괜찮아, 할 수 있어!"라는 격려와 "저건 잡았어야지", "아, 이건 좀 너무하다"는 짙은 탄식으로 엇갈렸다.

실점 이후에도 동점골을 바라는 시민들의 간절한 응원이 이어졌다. 한국 선수들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하는 등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할 때마다 시민들은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두 손을 모아 쥐며 간절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후반 41분 조규성의 결정적인 헤딩 슛마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자 시민들은 일제히 머리를 감싸 쥐며 "이게 안 들어가네", "진짜 잘 찼는데 아쉽다"고 또 한 번 탄성을 쏟아냈다.
끝내 경기는 패배로 마무리됐고 시민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향한 응원과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온 이재원(35) 씨는 "말 그대로 '졌잘싸' 경기였다. 환경이 열악하다고 들었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정말 고맙다"면서도 "누구보다 이기길 바랐기에 아쉬움도 크다"고 전했다. 새벽부터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심소영(70) 씨는 "선수들을 위해 계속 기도하며 지켜봤다"고 했고 일행인 최지유(44) 씨는 "그저 운이 조금 없었을 뿐 지루했던 일상에 재미 한 스푼을 더한 하루였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민정(28) 씨는 "경기가 너무 재밌었는데 져서 아쉽다"면서도 "다음 주에도 연차 쓰고 나올 것"이라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 자녀 3명을 데리고 나온 정석모(45) 씨 역시 "아이들 모두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하고 데리고 나왔다"며 "경기는 져서 아쉽지만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상대 팀인 멕시코 응원객도 다음 경기를 향한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지난주 부산 BTS 콘서트를 보러 한국을 찾았다는 멕시코인 알렉산드로 가르시아(55) 씨는 "이겨서 기쁘긴 하지만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1대1로 경기가 비겼어도 좋았을 것"이라며 "한국이 다음 경기를 꼭 이기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약 1만6000명(경찰 비공식 추산), 여의도에는 약 6000명의 인파가 모였다. 무더운 날씨와 장시간 대기로 인한 환자도 발생했다. 광화문 주최 측에 따르면 11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여의도 현장에서도 스태프 1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시민 4명이 허리 통증으로 진통제를 지급받았다. 다행히 모두 휴식 후 상태가 호전되는 등 큰 안전사고 없이 거리 응원이 마무리됐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