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자 내 집 마련 중산층이 세금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 100억원대 전세에 사는 자산가는 무주택자 신분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반면 5억~20억원 주택 소유자는 취득세·재산세·종부세·양도소득세를 중복 부담한다.
- 거주 형태에 따라 세금 부담이 결정되는 현 세제는 실질 자산 가치를 반영하지 못해 조세 정의가 아닌 또 다른 불평등의 도구가 되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수십억원 짜리 전세 살아도 세금 안내는데 나도 집 팔고 그냥 전세 살까?"
올해 들어 정부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못 박고 세제 개편을 통해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어렵게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지인들이 술자리에서 건네는 뼈아픈 농담이다. 정부는 '부동산 정상화'와 '과세 정의'를 내세우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세금의 무게추가 엉뚱한 곳으로 쏠리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강남과 용산 초고가 아파트 단지에는 보증금 규모가 100억원에 달하는 전세 거주자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막대한 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들이지만 세법의 망 안에서는 '무주택자'라는 면죄부를 거머쥐고 수백억대 자산가임에도 세금 고지서 한 장 받지 않는다.
반면 5억에서 20억원 안팎의 주택을 실거주 목적으로 보유한 중산층은 취득세부터 매년 돌아오는 재산세와 종부세(종합부동산세), 나아가 매각 시점의 양도소득세까지 겹겹이 쌓인 세금 부담을 온몸으로 떠안고 있다. 자산 가치는 100억 전세권자의 20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유주택자'라는 이유 만으로 납세의 무게는 계절마다 반복되며 이들의 삶을 옥죄고 있다.
유주택자들의 달력은 잔인하다. 7월과 9월에는 재산세 고지서가, 연말인 12월에는 종부세라는 이름의 고지서가 날아든다. 반면 100억 전세권자의 달력에는 이런 '세금의 계절'이 존재하지 않는다.
세금뿐만이 아니다.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산 이들에게는 매달 깎여 나가는 원금과 이자가 또 다른 짐이다. 집값이 오르면 자산이 늘었다는 기쁨도 있겠지만, 이 순간도 잠시일 뿐 '세금은 또 얼마나 오를까' 하는 공포가 먼저 엄습한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1주택자가 처한 서글픈 현실이다.
정부는 세금으로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겠다고 하지만 정작 운동장은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다. 100억원대 전세에 사는 진짜 부자들은 세금 한 푼 안 내는 '특혜'를 누리는 반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평범한 실거주자들은 '세금 폭탄'을 온몸으로 맞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세제는 가진 자에겐 관대하고, 성실한 납세자에겐 가혹한 모순덩어리가 됐다.
조세는 국가가 보내는 가장 강력한 정책적 '신호'다. 부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명분에는 이견이 없으나, 그 방식이 실질적인 자산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안정적인 삶을 위해 주택을 소유했지만 세금이라는 족쇄가 오히려 불안정한 삶을 초래하는 모순을 낳고 있다. 자산의 크기가 아닌 거주 형태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지금의 세제는 조세 정의가 아니라 또 다른 불평등의 도구일 뿐이다. 정부가 보낸 신호에 응답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이들이 더 이상 '바보'가 되지 않도록, 상식적인 세제 정상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투기 세력을 잡겠다며 휘두른 채찍이 성실하게 내 집 한 칸 마련한 중산층의 종아리만 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번지수 틀린 규제'가 계속될수록 정책에 대한 신뢰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 '집 가진 게 왜 벌이 되어야 하느냐'는 시장이 보내는 푸렴 섞인 질문에 정부가 응답해야 할 차례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