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만건 면제에서 10년 새 90% 줄어
서울 서민주택 취득세 감면은 연 2건뿐
치솟은 집값·청년 1인 가구 월세화 '직격탄'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취득가액 1억원 미만 소형 주택에 주어지던 취득세 감면 제도가 가파른 집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주거 현실과 동떨어진 낡은 기준 탓에 서민들의 세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당초 취지가 퇴색된 만큼, 지역별 격차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기준액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주거안정 및 출산 지원을 위한 감면 연장·확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현행 '지방세특례제한법''은 전용면적(또는 연면적) 40㎡ 이하이면서 취득가격 1억원 미만인 서민주택을 사들여 1가구 1주택자가 되면 취득세를 면제해 준다. 2027년 12월 31일까지 받을 수 있는 혜택이지만, 집값 상승으로 인해 실제로 이를 활용해 세금을 면제받는 이들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14년 1만2081건(108억2100만원)에 달했던 감면 실적은 2024년 주거실태조사 잠정치 기준 1298건(8억1000만원)으로 10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서울의 경우 2014년 954건이던 감면 건수가 2024년에는 단 2건에 불과했다. 2014년 전체 감면액의 69.1%(74억7000만원)를 차지했던 수도권 비중 역시 2024년 48.2%(3억9000만원)로 반토막이 났다.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가장 큰 원인은 치솟은 주택 가격이다. 2015년 12월 대비 2024년 12월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9.78%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18.21% 올랐지만 비수도권은 2.59%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전용 40㎡ 기준 최근 3년(2022~2024년) 전국 아파트 평균 중위가격은 9709만원이지만, 수도권은 2억5203만원에 달했다. 비수도권(6943만원)과 비교하면 수도권 중위가격이 1억8000만원 넘게 비싼 셈이다. 평균 가격으로 따져도 수도권은 4억7556만원, 지방은 3억405만원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1억원 미만이라는 감면 요건이 현재 수도권에서는 사실상 충족 불가능한 조건이 된 것이다.
바뀐 주거 트렌드도 실적 감소에 한몫했다. 2023년 기준 전용 40㎡ 이하 초소형 주택 거주자의 자가 비중은 9.2%에 그쳤다. 나머지 86.7%는 임차 가구다. 초소형 주택 거주자 대부분은 청년층 1인 가구다. 40㎡ 이하 주택의 1인 가구 비율은 83.9%이며, 가구주 연령도 20~39세가 51.2%를 차지해 과반을 넘겼다.
이들은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 대출(12.7%)보다는 월세 보조금 지원(25.2%)이나 전세자금 대출(33.8%) 등 임대차 관련 지원을 훨씬 더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주 목적으로 1가구 1주택 요건을 갖춰 집을 사는 수요 자체가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영세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이라는 당초 정책 목표를 살리기 위해 합리적인 기준 상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면적 기준은 유지하되, 취득가액 한도를 2억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별 가격 격차를 고려한 맞춤형 차등 적용안도 제시됐다. 취득가액이 2~3억원일 경우를 가정하면 비수도권 감면 건수는 137건에 그쳤지만 수도권은 242건으로 뚜렷한 상승세가 예상됐다.
박혜림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감소지역 조항 등을 참고해 수도권은 3억원 이하, 비수도권은 2억원 이하로 상한액을 다르게 두는 방안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며 "취득가액 기준을 높이더라도 감면 혜택이 거주 요건 등에 따라 반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취득세 감면액 한도는 현행 100만원을 유지하는 것이 타 제도와의 형평성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