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기준 1년 새 18.1% 성장
올해 신규 상장 공모 시장도 '기지개'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2001년 국내에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 제도가 첫선을 보인 지 25년 만에 상장 리츠 시가총액이 10조원 고지를 밟았다. 최근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온기와 금리 인하 기조가 맞물리면서 그동안 소외당했던 리츠가 안정적인 고배당 투자처로 재조명받는 모양새다.

3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입성한 25개 상장 리츠의 합산 시가총액은 10조3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이던 시총은 9월에 9조2048억원으로 9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8조4964억원) 대비 18.1% 성장했다.
개별 종목의 덩치도 눈에 띄게 커졌다. 시총 1조원을 웃도는 이른바 '1조 클럽'에는 SK리츠(1조7790억원), 롯데리츠(1조4015억원), ESR켄달스퀘어리츠(1조643억원) 등 3개 사가 안착하며 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한화리츠 역시 시총 9196억원으로 1조원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의 1차적 배경으로는 코스피 지수가 6300선을 뚫고 올라가는 '강세장(불장)'이 꼽힌다. 주식 시장 전반에 돈이 돌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받던 리츠로도 순환매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2024년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금리 인하 흐름도 호재로 작용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대형 부동산을 매입한 뒤 여기서 나오는 임대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다. 금리가 내리면 부동산 매입 시 발생하는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시중 은행 예금 대비 배당 수익률도 높아진다.
2024년 말 기준 상장 리츠의 연평균 배당률은 공모가 기준 7.5%, 시가 기준 8.1%에 달한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무조건 배당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좇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신규 상장 시장에도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2024년에는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지난해에는 대신밸류리츠가 각각 1건씩 상장했다. 올해는 하나금융그룹이 지난달 25일 하나오피스리츠 공모 절차에 본격 착수하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오피스 2개를 편입해 6%대 후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리츠다. 국내 대표 리츠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에도 올해 들어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괄목할 만한 성장에도 국내 리츠 시장은 주요 선진국과 견주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시총 2064조원에 달하는 미국은 물론 아시아권인 일본(156조원)이나 싱가포르(110조원)에 비해서도 아직 걸음마 단계다. 조준현 한국리츠협회 정책본부장은 "시총 10조원 돌파는 지난 25년간 시장과 투자자 사이에 축적된 신뢰가 구체적인 숫자로 증명된 결과"라며 "상장 리츠가 자본시장에서 독자적인 대체 투자 자산군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만큼 선진국에 발맞춘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