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로 안정세…국제유가 하락 견인
가격 급등에 반도체 수출 하루 72%↑
"미국 관세·지정학 리스크 여전"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경기 호황 영향으로 국내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서 소비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건설업과 설비투자 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체감도는 업종별로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공개한 '2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승용차 판매(12.6%)가 급증하면서 전세 소매판매액(1.2%)도 증가되는 흐름을 보였다.
숙박·음식점(0.4%)과 예술·스포츠·여가(2.0%) 등 소비 관련 서비스업 생산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1분기 -0.1%를 기록했던 국내총소득(GNI)은 4분기 2.7%까지 상승했다. 반도체 경기 상승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 기대와 소비심리의 견조함이 소비 회복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투자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제외한 기계를 중심으로 다소 부진했다.
자동차 설비투자가 -2.4% 둔화된 가운데 기타운송장비 투자가 전년동월 대비 -57.9% 줄면서 감소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기준 운송장비 투자도 -31.1% 줄었다. 설비투자의 감소는 전년동월의 기저효과에 따른 영향이라는 것이 KDI 측의 설명이다.
선행지표인 올해 1월 수입액에서는 반도체 관련 품목에서 반등이 있었다. 운송장비를 제외한 기계류 수입액(3.4%→6.2%)은 반도체제조용장비(-3.2%→61.8%), 정밀기계(-0.2%→22.1%) 등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부문에서는 '반도체 쏠림'이 심화됐다. 1월 수출(33.9%)은 반도체 호조와 조업일수 확대 영향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급등이 '수출액 증가'를 이끈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반도체는 가격급등 영향으로 하루 평균 수출 증가율이 72.6%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들의 부진은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수출은 완만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 등으로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은 -1.2%를 기록하며 역성장을 보였다. 수입(11.7%)은 반도체장비(74.6%)를 중심으로 증가했지만, 87억4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보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전월보다 둔화됐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물가가 진정된 영향이 컸고, 근원물가도 2% 내외 흐름을 이어가며 기조적 물가 압력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를 기록했다. KDI 관계자는 "관세·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국내외 주식투자자금 유출입 확대와 글로벌 달러 약세 요인이 혼재하며 전월 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경기가 소비 개선을 바탕으로 한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이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KDI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는 AI 관련 대규모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가 완화됐지만,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지속 등 위험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