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경고 직후 나온 정반대 결과
약가 인하에도 "연말로 갈수록 물량 증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비만·당뇨 치료제 판매 급증에 힘입어 4분기 실적과 2026년 실적 가이던스 모두에서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았다. 경쟁사 노보 노디스크가 실적 둔화를 경고한 직후 나온 결과여서 대비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일라이 릴리는 4일(현지시간) 2026년 매출이 800억~8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776억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26년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 역시 33.50~35달러로, 월가 예상치(33.23달러)를 상회했다.

◆ 젭바운드·마운자로 수요 폭증
이번 호실적은 체중 감량 치료제 젭바운드와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의 판매 급증이 이끌었다.
일라이 릴리의 4분기 매출은 192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은 7.54달러로, 시장 예상치(6.67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내 매출은 129억 달러로 집계됐다. 회사는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를 중심으로 한 처방 건수와 판매량이 약 50% 증가한 것이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약가 인하 영향으로 실현 가격이 낮아진 점은 일부 부담으로 작용했다.
◆ 노보 노디스크 경고 직후 나온 정반대 결과
이번 실적 발표는 노보 노디스크가 하루 전 미국 내 약가 하락과 중국·브라질·캐나다에서의 독점권 만료를 이유로 올해 매출과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직후 나왔다.
일라이 릴리는 비만·당뇨 치료제 계열(GLP-1) 시장에서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경구용 체중 감량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이 연내 승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노보 노디스크가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먹는 약 형태 신제품을 미국에서 출시하려는 가운데 나온 대응 전략이다.
◆ 약가 인하에도 "연말로 갈수록 물량 증가"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합의를 통해 핵심 비만·당뇨 치료제 가격을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수혜자를 대상으로 약가를 낮추고, 향후 출범 예정인 소비자 직판 플랫폼 트럼프알엑스를 통해 할인 판매에 나선다. 대신 두 회사는 3년간 관세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데이브 릭스 일라이 릴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에는 가격이 한 단계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연말로 갈수록 판매량 증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약가 인하 부담에도 불구하고,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가 일라이 릴리의 실적 모멘텀을 지탱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을 웃돈 호실적에 4일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일라이 릴리(NYSE:LLY)의 주가는 6% 넘게 상승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