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2000년대에도 조정 반복"
"거품 아냐"… 투자은행도 강세 유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금 가격이 역사적 급락 이후 반등에 나서며 회복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급락을 강세장의 종말이 아닌 일시적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 동부시간 4일 오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5050달러대까지 상승하며 전 거래일 대비 약 2%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 가격도 3% 가까이 뛰며 508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 "강세장 훼손"… 하루 만에 10% 급락
금은 2025년 한 해 동안 66% 급등한 데 이어 2026년 초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정학적 긴장,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한 영향이다.
그러나 지난주 금 가격은 하루 만에 약 10% 급락하며 강세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는 해석이 나오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이 여파는 은·팔라듐·백금 등 귀금속 전반으로 확산됐다.
다만 4일 들어 금 가격은 다시 반등에 성공하며 매도 압력이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 "1970년대·2000년대에도 조정 반복"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강세장의 끝으로 보지 않는다. AJ벨의 러스 몰드 투자 총괄은 "금은 1971년 이후 세 번째 대규모 강세장 한가운데에 있다"며 "과거 강세장에서도 여러 차례 큰 조정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71~1980년 강세장에서는 금 가격이 35달러에서 835달러까지 상승하는 과정에서 최대 19%에 달하는 조정이 여러 차례 나타났고, 2001~2011년 강세장에서도 다섯 차례 조정이 있었다.
몰드는 "2022년에는 20%가 넘는 급락이 있었고, 2016·2018·2020·2021·2023년에도 두 자릿수 조정이 반복됐다"며 "변동성은 금 시장의 상수"라고 평가했다.
◆ 중앙은행 매수, 구조적 지지력
이번 강세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중앙은행 수요가 꼽힌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나인티원의 조지 셰블리 매니저는 "이번 사이클은 중앙은행 수요의 규모와 지속성이 과거보다 훨씬 크다"며 "이는 금 가격에 구조적 지지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2025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은 328톤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 "거품 아냐"… 투자은행도 강세 유지
월가 투자은행들도 금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금 가격이 적정 가치(약 4000달러)를 웃돌고 있지만, 이는 거품이라기보다 지속 가능한 프리미엄"이라고 평가했다.
UBS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금 강세장은 단순히 공포가 완화되거나 가격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끝나지 않는다"며 "중앙은행이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고 새로운 통화정책 체제로 전환될 때 종료된다"고 분석했다.
UBS는 금 가격이 다음 달 6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으며, 연말에는 5900달러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UBS는 현재 금 시장을 "중·후반 강세장 국면"으로 규정했다. 완만한 상승 흐름 속에서 새로운 고점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5~8% 수준의 조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UBS는 "강세장 종료의 전형적 조건인 고실질금리, 구조적 달러 강세, 지정학적 안정, 중앙은행 신뢰의 완전한 회복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금에 대한 중장기 강세 시각을 유지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