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이 오는 8일로 예정됐던 일본 국빈 방문을 취소했다. 중동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UAE가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박감이 고조되자 외교 대신 '위기 관리'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UAE 측이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을 이유로 방문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공식 초청한 국빈 방문이 직전에 무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당초 8일부터 사흘간 일본을 방문해 나루히토 일왕 예방 등 왕궁 행사에 참석하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국빈 방문은 외국 정상에 대한 최고 수준 예우다. 일본 정부는 2025년 12월 무함마드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기로 각의에서 결정했고, 방문 일정과 의전도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였다.
특히 무함마드 대통령은 에너지·투자·안보 분야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중시해 왔다. 일본 입장에서도 중동 산유국과의 관계 강화는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이번 취소는 적지 않은 외교적 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방문 취소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 고조가 지목된다. 최근 미국은 이란을 겨냥해 항공모함 타격군을 중동 지역에 전개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의 군사 행동은 지역 전체의 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UAE는 미국과 안보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이란과도 지리적·경제적으로 얽혀 있는 국가다. 중동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가 원수가 장기간 해외 순방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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