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중국 미국·북미

속보

더보기

추락하는 금과 은, 지구촌 '안전자산 패닉'의 현장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미국 금·은 정제소 '아수라장'
손에 든 금·은 얼마인지 가늠 못해
도매상들 일찍 문 닫기도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뉴욕 맨해튼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의 한 골드 숍. 금값이 30분 만에 10% 가까이 곤두박질친 1월29일(현지시각) 정오. 상인들은 자신들의 손에 들려 있는 금괴와 은반지가 지금 얼마짜리인지조차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고 있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금과 은은 연이어 기록적인 급등과 폭락을 오가며 안전자산이 아니라 거대한 카지노에 가까운 시장으로 변질됐다.

데이터 분석 도구들은 이 혼란 뒤에 숨어 있는 '숫자'를 실시간으로 끌어올리고 있었지만 현장 상인들의 표정은 그 어떤 알고리즘보다도 분명하게 공포와 탐욕의 진폭을 보여줬다.​

맨해튼 주얼러스 로에서 '모지스 더 주얼러(Moses The Jeweler)'로 불리는 상인은 "전날 금을 팔러 갔던 정제소가 한 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고 전했다. 급등한 가격에 개인·업자 가릴 것 없이 금과 은을 들고 몰려들자 일부 정제소는 아예 문을 닫고 매입을 중단했다.

얇은 마진에 의존하는 정제·도매 업자들은 오전에 산 금을 오후에 팔았을 때 10% 넘게 시세가 꺾여버릴 위험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트레이딩 시스템들이 분 단위로 선물·옵션 포지션을 정리하고 다시 잡는 사이 거리 상점의 계산대에서는 현금과 귀금속이 뒤엉킨 채 멈춰 섰다.​​

혼란에 빠진 맨해튼의 다이아몬드 디스트릭스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극단적인 변동성은 단지 뉴욕 한 구역의 풍경이 아니라 전 세계 금·은 시장이 안전자산에서 투기자산으로 변한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주요 IB 리포트와 AI가 학습한 수십 년 치 가격가 거래량 데이터를 겹쳐 보면 2026년 1월의 폭등과 폭락은 지난 140년 통계에서도 손꼽히는 이례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숏 베팅 청산과 레버리지 ETF, 옵션 델타 헤지 같은 복잡한 구조가 파도처럼 연쇄 작용하면서 금은 시장의 움직임은 더 이상 '인간의 속도'가 아니라 '알고리즘의 속도'로 전개되고 있었다.​

뉴욕의 젊은 상인들은 이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다.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의 복도는 값비싼 장신구와 최신 시세가 떠 있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빼곡하다. 한 상인은 "요즘 대화의 절반이 캐럿과 컷이 아니라 차트 얘기"라며 웃지만 그 뒤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재고 가격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 압박감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변동성의 또 다른 현장은 홍콩 한복판의 귀금속 상점 앞 대기줄이다. 금값이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하자 너무 비싸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은 비교적 저렴한 은괴로 몰려들었다. 도심 상점 리청(Lee Cheong)은 하루에 준비한 은괴 수백 개가 한 시간 만에 동났다.

새벽 5시부터 줄을 섰다는 65세 은퇴자 켄 웡은 "금은 이제 서민이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고, 대신 은이 올라탈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손에 현금 봉투를 쥔 그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동남아 다른 지역에서도 은은 어느새 '가난한 자의 금'이라는 별칭을 넘어 독자적인 투기 시장으로 떠올랐다. 싱가포르에서는 온스당 90달러를 돌파한 은값에 장기 투자자들이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며 환호했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지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금 대신 은으로 갈아타야 하나"라는 질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AI 도구로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이 지역 신규 은 투자자의 상당수가 2025년 이후 주식과 코인 급락을 겪은 20~30대라는 사실이 두드러진다. 인간의 기억 속 손실 경험이 '이번에는 다르다'는 희망과 뒤섞이며, 새로운 거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물 시장의 균열은 특히 은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일부 정제소와 도매상은 "스크랩 은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며 매입을 멈췄고, 동전상과 전당포들은 시세보다 온스당 10~15달러 낮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아예 가격 견적을 포기했다.

골드바와 실버바 [사진=블룸버그]

은 정제소들은 통상 단기 렌딩으로 메꾸던 재고 자금 조달 비용이 며칠 새 연 2% 미만에서 100% 이상으로 치솟자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호소했다. 금융 알고리즘은 이런 렌딩 금리 급등과 선·현물 가격 괴리, 이른바 백워데이션 확대를 빨간색 경고등으로 표시했지만 동네 상점의 입장에서는 그저 갑자기 거래가 안 되는 시장으로 체감될 뿐이었다.

한편 온라인 금·은 판매 플랫폼과 대형 딜러들은 다른 현실을 마주하고 있었다. 어떤 업체는 주말 주문량이 평소의 5~6배로 급증했다고 전했고, 다른 곳은 뉴욕·로스앤젤레스·마이애미 등 주요 도시에서 하루 거래액이 100만 달러를 넘기는 날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금과 은 현물 가격 추이 [자료=블룸버그]

흩어진 거래 데이터를 AI로 묶어 보면, 가격 급락 직후 오히려 실물 매수 주문이 폭증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상황이 드러난다. 선물과 ETF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조정 국면마다 실물 코인으로 빨려 들어가는 구조다.

폭등과 폭락을 이끄는 큰손 투자자들의 전략도 한층 정교해졌다. 일부 헤지펀드와 패밀리오피스는 AI로 과거 수십 년의 매크로 지표와 금·은 가격 데이터를 학습시켜 '전쟁 위험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면, 연준 금리 경로가 어떻게 바뀌면, 어떤 조합에서 금·은이 동시에 튀기 시작하는지'를 시나리오별로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이런 모델은 공포가 최고조에 달해 개인 투자자가 뒤늦게 뛰어드는 순간을 포착해 선물·옵션 시장에서 반대로 포지션을 잡는 데 활용된다. 그 결과, 뉴욕 주얼러스 로의 17세 소년이 은동전 세 개를 들고 "지금이 타이밍인가요?"라고 묻는 순간 어딘가의 서버 룸에서는 이미 그 반대 방향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주문이 실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AI 알고리즘이 과거 데이터에서 학습한 것은 '언제나 공포 뒤에는 반등이 있었다'는 패턴이지만 만약 이번이 그 패턴이 깨지는 첫 사례라면 어떨까. 국제 채권시장과 달러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을 대거 사들이는 장기 트렌드가 계속될 경우 금·은의 변동성은 일시적인 '사고'가 아니라 새 표준이 될 수 있다.

IB 리포트들은 이미 금의 강세장이 2026년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과 동시에 가격 조정 시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 위험을 함께 경고하고 있다.​

다시 뉴욕의 거리로 돌아가 보면, 상점 안 공기는 여전히 무겁다. 한 상인은 "장사는 그럭저럭 되지만, 사람들이 상상하는 만큼 대박이 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금값은 높고 실질 소득은 쪼그라들고 실험실에서 만든 다이아몬드와 고가 시계까지 경쟁자로 등장한 시대, 그의 손에서 오가는 건 단순한 금속 조각이 아니라 각자의 불안과 기대가 응축된 작은 자산이다.

shhw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피 5405 마감...환율 1517.3원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코스피가 23일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에 6% 넘게 하락했다. 코스닥도 5%대 하락했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과 시가총액 상위 업종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올해 6번째이자 3월 들어 4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5.45포인트(6.49%) 내린 5405.7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5580.15에 출발한 뒤 장중 5397.94까지 밀렸다. 거래량은 11억1303만주, 거래대금은 27조8183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7조464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계는 각각 3조9348억원, 4조13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매도는 금융투자가 2조9944억원 순매도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투신(사모)도 880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연기금등도 1632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보험은 138억원, 은행은 63억원, 기타금융기관은 51억원 순매수했다. 기타법인도 4838억원 순매수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23일 오후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375.45 포인트(6.49%) 하락하며 5405.75로, 코스닥은 64.63 포인트(5.56%) 하락한 1096.89로 거래를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17.40원 상승한 1518.00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2026.03.23 yym58@newspim.com 시장 전반의 약세도 뚜렷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53개에 그쳤고 보합은 10개, 하락은 864개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모두 내렸다. 삼성전자는 6.57% 하락한 18만6300원, SK하이닉스는 7.35% 내린 93만3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우는 5.96%, 현대차는 6.19%, LG에너지솔루션은 5.19%, SK스퀘어는 8.39% 각각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87%,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18%, 두산에너빌리티는 8.12%, 기아는 4.04% 내렸다.업종별로도 전면 약세가 나타났다. 시가총액 비중이 36.95%로 가장 큰 반도체·반도체장비 업종은 6.69% 하락했다. 조선은 8.71%, 복합기업은 8.32%, 증권은 7.72%, 기계는 7.37% 각각 내렸다. 은행은 6.61%, 자동차는 5.41%, 제약은 5.29%, 우주항공·국방은 5.33%, 전기제품은 5.38% 하락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금융, 산업재, 방산,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했다. 코스닥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63포인트(5.56%) 내린 1096.89에 마감했다. 지수는 1129.86에 출발해 장중 1095.56까지 떨어졌다. 거래량은 10억4913만주, 거래대금은 10조9839억원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4660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595억원, 2006억원을 순매도했다. 상승 종목은 183개, 보합은 46개, 하락은 1527개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한 것으로 봤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중앙은행의 유동성 완화 기대 약화에 따라 현금 보유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유동성이 높은 자산인 금과 함께 국내 증시에서도 그동안 주도주 역할을 하던 반도체, 증권, 원전, 방산 등 현금화가 용이한 주도주와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익을 실현하려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대규모 순매도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16.7원 오른 1517.3원에 거래를 마쳤다.   dconnect@newspim.com 2026-03-23 16:07
사진
李지지율 TK서 4.8%p나 올라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3주 연속 상승하며 62.2%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3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3월3주차 주간집계 결과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1.9%포인트(p) 오른 62.2%로 조사됐다. 중동 상황 여파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발 빠른 대응이 지지율을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3월 3주차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그래프=리얼미터] 부정 평가는 32.5%로 2.5%p 하락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3%였다. 리얼미터는 "중동 사태에 대한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석유 최고가격제, 차량 5부제 검토 등 선제적 민생 대응이 위기 관리 능력으로 긍정 평가를 받은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권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이 46.6%로 4.8%p 상승하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어 광주·전라가 88.6%로 4.5%p 상승했고, 대전·세종·충청 68.8%로 4.3%p 올랐다. 반면 서울은 55.1%로 4.7%p 내렸다.  3월 3주차 정당 지지도 [그래프=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53.0%로 2주째 50%대를 유지했다. 상승세는 3주째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3주 연속 하락하며 28.1%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해 7월 5주차(27.2%) 이후 7개월 만이다. 이어 개혁신당이 1.2%p 오른 4.0%, 조국혁신당은 0.4%p 오른 3.0%, 진보당은 0.6%p 내린 0.8%였다. 무당층은 0.1%p 증가한 9.1%다. 리얼미터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영향으로 민주당이 동반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의 공천 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 효과도 있다고 짚었다.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진행됐으며,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는 16~20일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p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19~20일 동안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했다. 응답률 5.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두 조사 모두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the13ook@newspim.com 2026-03-23 08:4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