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대중문화예술산업 지형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과거 연예인과 일반인의 경계가 선명하고, 기술은 보조적 수단에 머물렀던 시대는 끝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는 AI(인공지능)와 인플루언서의 위상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국내 대중문화예술산업의 AI 기술 활용 경험을 살펴보면, '현재 활용 중이다'가 5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활용 경험이 없으며, 향후 활용 계획이 없다'는 26.5%, '활용 경험이 없으며, 향후 활용 계획이 있다'는 19.3%로 조사됐다.
AI 기술 활용 분야는 '제작 분야'가 94.6%로 압도적이었다. 다음으로 '홍보 및 마케팅 분야'가 4.1%, '유통 분야'가 0.9% 순이었다. 소속 직원 수가 많을수록 제작 분야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적을수록 홍보 및 마케팅 분야가 높게 나타났다.
배우 입장에서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AI 활용 증가가 배우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상반된 감정이 존재한다. 연기자들의 경우, 실제 배우가 연기해야 하는 회차가 적고 모션그래픽·CG·AI 기술 비중이 큰 영상 제작 사례가 증가, 출연료가 낮아지는 경향도 발생하고 있다.
이미 가수들은 AI를 이용해 앨범 자켓, 이미지 제작 등 앨범 및 아트워크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AI를 통해 보컬 스타일을 변환하거나 특정 아티스트에 맞는 가이드 보컬 및 곡 제작을 하고 있다.
연출 분야에서는 VCR 및 영상 제작 보조로 데이터, 자막 삽입 등 작업 효율성이 향상됐다. 김광석의 목소리를 AI로 재현해 고인의 목소리나 과거 영상 복원 등 프로젝트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공연예술계에서는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새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한 창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구성작가들 사이에선 어린 막내 작가가 하던 자료 정리, 회의 자료 준비, 데이터 분석 등을 AI가 대신 수행하면서 업무 효율성 향상 및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되고 있다. AI를 활용해 회의에서 의견 검토, 업로드 시간 최적화, 데이터 기반 분석 등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창의적·개성적·표현 업무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 기술 도입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실용적 수용'에 가깝다. 제작물 스태프들 사이에서 AI는 인력 부족과 고임금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했다. 시각효과(VFX), 시나리오 초안 작성, 편집 자동화 등 제작 공정 전반에 AI를 도입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업계는 AI가 창작의 영역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 창의적 활동에 집중하게 만드는 '효율 극대화 도구'로 기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가상 인간과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열었다. 실존 아티스트의 고령화나 활동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을 제작하거나, 목소리 학습(AI 보이스)을 통해 음악과 내레이션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티스트가 현장에 없어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며, 기획업체들에게 새로운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만큼 그림자도 짙다. 대중문화예술업계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초상권 및 목소리 도용과 나날히 늘어나는 저작권 침해 문제는 간과할 수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인플루언서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도 눈에 띈다. 대중문화예술인의 40.3%는 여전히 인플루언서를 '단순 홍보 매개체'로 보았지만, 26.1%는 이미 이들을 '예술인 및 창작자'로 인정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가 대중문화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기획사나 제작사들이 인플루언서를 단순 협업 대상이 아닌 영입 및 육성해야 할 아티스트로 분류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영향력' 자체가 곧 예술적 자산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