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제약사 머크(NYSE: MRK)가 바이오텍 기업 레볼루션 메디신(NASDAQ: RVMD) 인수를 위한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머크가 최근 레볼루션 메디신을 약 300억 달러(약 43조5000억 원) 규모로 평가하는 인수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가격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며, 향후 논의가 재개되거나 다른 인수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레볼루션 메디신은 올해 상반기 췌장암과 대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핵심 임상 시험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으로, 이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인수 관심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WSJ은 앞서 이달 초 애브비(NYSE: ABBV)가 레볼루션 메디신 인수를 놓고 진전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애브비는 "레볼루션 메디신과 현재 논의 중인 사안은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 같은 인수설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레볼루션 메디신의 기업가치도 급등했다. 올해 1월 인수 협상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약 160억 달러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이후 주가 상승으로 지난주 기준 220억 달러를 넘어섰다.
머크의 인수 전략과도 맞물린다. 로버트 데이비스 머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머크는 주로 150억 달러 이하 규모의 인수·합병(M&A)에 집중해 왔다"며 "더 큰 거래도 검토할 수는 있지만, 엄격한 기준 아래 신중하고 절제된 접근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레볼루션 메디신은 암 발생의 핵심 분자 신호전달 경로로 꼽히는 'RAS'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RAS는 폐암·췌장암·대장암 등 주요 고형암의 발생과 성장에 깊이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지만, 분자 구조가 매끄럽고 결합 지점이 거의 없어 약물이 작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십 년간 '약물화가 불가능한 표적(undruggable target)'으로 분류돼 왔다.
시장에서는 레볼루션 메디신의 신약 후보들이 이 같은 한계를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췌장암 치료제 후보가 임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할 경우, 2035년 전 세계 매출이 1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항암제 시장은 제약업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수익성이 높은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Evaluate)에 따르면 전 세계 항암제 매출은 지난해 24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주요 신약들은 연간 수십만 달러에 이르는 고가 약가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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