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5년 단축·예산 30% 절감 송전탑 갈등 넘은 '새로운 해법'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최대 걸림돌로 꼽혔던 전력 공급 문제가 경기도가 제안한 '신설 도로 하부 지중화'라는 파격적인 해법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송전탑 설치를 둘러싼 주민 반대와 지지부진했던 전력망 확충 논의가 도로 공사와 전력망 구축을 동시에 진행하는 국내 첫 모델을 통해 획기적인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22일 오후 경기도청에서 '도로-전력망 공동건설 협력체계 구축 협약(MOU)'을 맺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용인과 이천을 잇는 '지방도 318호선'(27.02km) 신설 및 확장 구간이다. 경기도가 도로 용지 확보와 포장을 담당하고, 한전이 도로 하부에 전력망을 구축하는 공동 시행 방식이다. '길이 이어질 때 전력도 함께 흐르는' 이 모델을 통해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일반산단에 필요한 부족 전력 3GW를 확충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력 부족을 이유로 산단 이전론까지 제기했으나, 경기도 도로정책과가 주도해 작년 7월 한전에 제안한 이 '신설도로 지중화' 방안이 최종 채택되면서 실질적인 돌파구가 마련됐다.
기존 도로를 파내고 전력망을 묻는 방식이나 송전탑 건설과 비교해 이번 해법은 압도적인 경제성을 자랑한다.

경기도 분석에 따르면, 도로와 전력 공사를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공사 기간은 기존 대비 약 5년이 단축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SK하이닉스 일반산단의 가동 시점을 5년 앞당기는 효과와 직결된다. 사업비 또한 각각 시행할 때보다 약 30% 절감될 것으로 보이며, 중복 토공사 방지 등을 통해 경기도 재정만 2000억 원 이상 아낄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중복 굴착으로 인한 교통 혼잡이나 소음, 분진 등 주민 불편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경기도 측의 설명이다.
김동연 지사는 협약식에서 "반도체 산업은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오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을 구축하는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번 협약은 도로 행정과 국가 전력망 전략이 결합하는 첫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도내 다른 도로와 산업단지로 이 모델을 확장해 미래 산업을 뒷받침하는 전국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유치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과를 이어받아 산업 기반을 챙기겠다고 공언해온 김 지사는 이번 전력 문제 해결을 통해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이번 경기도의 모델이 향후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용인 국가산단 등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다른 국책 사업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141worl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