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전환 성과 가시화…IT·차량용으로 확장
삼성은 안정, LG는 재무 부담 속 시험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2026년을 앞둔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은 분기점에 서 있다. 액정표시장치(LCD)는 구조적 공급과잉의 늪에 갇혔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생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경기 회복 지연과 중국의 대규모 증설이 맞물리면서, 패널 산업은 양적 성장 국면을 지나 본격적인 체질 전환기에 들어섰다.

◆LCD 시대 저물고 OLED 각축전
1일 디스플레이업계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LCD 패널 시장은 이미 회복 탄력을 상실한 상태다. 중국 패널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대형 LCD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시장에는 누적된 공급 초과 물량이 쌓였다. 여기에 지난 2022년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자제품 수요까지 위축되면서 LCD 수급 불균형은 구조적으로 고착화됐다는 평가다. TV용 LCD 가격이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IT용 LCD는 원가 이하 가격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는 한 LCD 부문에서 의미 있는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한국 패널업체들은 LCD 사업에서 사실상 후퇴를 선택했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국내 업체들은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OLED 매출 비중이 100%에 이르렀고, LG디스플레이도 대형 LCD 사업에서 철수하며 OLED 비중을 65%까지 끌어올렸다. LCD는 더 이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는 평가다.
OLED 시장 역시 낙관하기는 어렵다. 모바일용 OLED는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왔지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자국 내 풍부한 스마트폰 수요를 발판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OLED 경쟁의 무대를 IT용과 차량용으로 넓히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태블릿과 노트북,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고 진입 장벽도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3년 IT용 8.6세대 OLED 신규 생산라인 투자를 발표하며 내년 중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 영역 역시 경쟁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중국 패널업체들이 IT용 OLED 설비 투자를 확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OLED 시장 전반의 경쟁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OLED는 LCD와 달리 기술력과 품질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구조여서, 국내 업체들이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할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OLED 중심의 사업 전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북미 주요 고객사향 중소형 OLED 출하 확대에 힘입어 국내 패널업체들의 영업 실적은 2025년부터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고마진 OLED 비중 확대와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26년에는 실적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모바일용 OLED를 기반으로 IT·차량용 패널 매출을 늘리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OLED 전환 성과, 삼성·LG 갈림길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을 가장 먼저 마무리한 업체로 꼽힌다. 전체 매출에서 OLED 비중이 이미 100%에 이르는 가운데, 모바일용 OLED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IT·차량용 중소형 OLED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며 성장 동력을 다변화하고 있다. 다만 나이스신용평가는 OLED 시장 내 경쟁이 과거보다 심화되고 있는 점은 중단기적인 실적 변동성 요인으로 지적했다. 모바일용 OLED에서 확보한 기술 경쟁력을 IT·차량용으로 얼마나 빠르게 확장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OLED로의 체질 전환을 진행 중이다. 대형 LCD 사업에서 철수하며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했고, 중소형 OLED와 IT·차량용 OLED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북미 고객사향 중소형 OLED 출하 확대와 비용 구조 개선 효과가 맞물리면서 2025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26년에는 실적 안정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OLED 전환 과정에서 누적된 차입 부담은 여전히 재무적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25년 9월 말 연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순차입금은 11조9986억원으로, 잉여현금창출력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2년간 OLED 패널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1조2600억원 규모의 OLED 생산 시설 투자가 예정돼 있지만, 광저우 LCD 생산법인 매각 자금 유입을 통한 차입금 상환과 투자 속도 조절을 감안하면 중기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은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차입 부담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LCD 중심의 양적 성장 모델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고, 2026년을 전후로 OLED 중심의 체질 전환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려질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수익 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