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을 둘러싼 거품 우려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대신 중국의 AI 관련 주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현지 시간 23일 보도했다.
중국 AI 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 증대는 AI 버블론 속 미국 상장 AI 주식 고평가 우려가 커지고 중국 당국의 기술 자립 정책, AI 및 반도체 기업 지원 확대, 중국과 미국 기업 간 기술 격차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중국의 여러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 상장하면서 글로벌 자산 매니저들 사이에선 제2, 제 3의 딥시크 찾기가 활발하다. 이달 들어서만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무어 스레즈와 메타X 등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증시에 데뷔했다.
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투자회사 러퍼는 미국의 이른바 '중요한 7개 종목(매그니피센트 7')에 대한 노출을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대신 알리바바 등 중국의 AI 부문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다.
러퍼의 투자 전문가 젬마 케언스 스미스는 "첨단 AI에서 미국이 앞서지만 중국이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으며 격차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면서 "경쟁 환경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러퍼는 알리바바 같은 중국의 빅 테크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AI칩 계열사를 거느리고 대용량 언어모델 크웬(Qwen)을 소유한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는 이달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다양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중국의 강력한 정책적 뒷받침과 기술 자립 정책, 빠른 AI 현금화가 가능한 중국 기술기업을 가장 매력있는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은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31배로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SMIC같은 기업이 모인 홍콩 항셍테크와 비교해 비싸다.
미국의 투자자문 기업 레이리안트의 경우 지난 9월 중국판 구글, 메타, 테슬라, 애플, 오픈AI 같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나스닥에 등록했다.
크레인쉐어즈의 수석 전략가인 브렌단 아이른은 캠브리콘 같은 중국 AI 칩메이커의 급부상이 중국 AI 및 반도체 산업의 혁신 규모와 속도를 반증한다고 평했다.
크레인세어즈의 'CSI 차이나 인터넷 ETF(KWEB)'의 경우 주로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에 투자하는 데 올 들어 펀드 자산은 66% 가량 늘어 90억 달러에 달했다.
캠브리콘, 몬타지 테크놀리지, 어드반스드 마이크로-패브리케이션 이크이프먼트 등 중국 상장 기술주에 투자하는 또 다른 크레인쉐어즈 EFT 역시 올 들어 펀드 자산이 불어났다.
미국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창업자인 제이슨 수는 "AI 경쟁에서 미국이 혁신에서 앞선 반면 중국은 엔지니어링, 제조, 전력 공급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수는 미국의 기술 통제가 이제는 중국으로 하여금 하드 테크놀로지에 돈을 쏟아붓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도록 만들었다면서 "투자자들은 신중하고 현명한 전략으로 AI 기회를 잡아 다양화를 통해 불확실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레일리언트는 차이나 에셋매니지먼트와 합작해 나스닥에 ETF를 등록, 캠브리콘 같은 혁신 기술을 가진 중국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업체 메타X의 주가는 700% 급등했다. 앞서 무어스레즈 역시 상장 첫날 주가가 400% 뛰었다.
다만 너무 큰 기대는 자제하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영국 노스 어프 사우스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카밀 디미치는 "현재 상장된 어떤 (중국의 AI 관련) 기업도 특별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한 채 투자 열풍으로 지탱하고 있다"고 말했다.
CGS인터내셔날 시큐리티즈의 CEO 캐롤 퐁은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글로벌 선도업체들을 담는 한편 중국의 AI, 반도체 자립 정책으로 수혜를 볼 기업을 선별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ongsikpar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