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HER2 분해' 기전 규명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보로노이가 미국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SABCS 2025)에서 HER2 고형암 표적 치료제 VRN10의 임상 1상 최신 임상 결과를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VRN10의 임상 1상은 한국과 호주에서 HER2 양성 또는 HER2 돌연변이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이번 발표는 지난 'AACR-NCI-EORTC 2025'에서 공개된 80mg 및 160mg 용량 데이터에 이어 240mg 투약군까지의 데이터를 포함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VRN10은 초기 용량임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80~160mg까지의 초기 투약군 환자 중 3명에서 종양 감소가 확인되었고, 그 중 1명은 종양 크기가 30% 이상 줄어드는 부분관해(Partial Response)를 달성했다.

특히 엔허투(Trastuzumab deruxtecan, Enhertu)를 포함한 기존 치료제에 불응하고 종양이 진행된 HER2 변이 유방암 환자에서도 -30% 수준의 종양 감소를 보여 폭넓은 치료 가능성을 입증했다. 뛰어난 효능과 더불어 우수한 안전성도 확인되었다. 현재 240mg 용량까지 총 12명의 환자에게 투약이 진행되었으며, 그 중 Grade 3 이상의 약물 관련 중증 이상반응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보로노이는 이러한 결과의 배경으로 VRN10만의 차별화된 약물 기전을 꼽았다. 이번 학회에서 공개된 비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VRN10은 ▲투카티닙(Tucatinib, Tukysa) ▲종거티닙(Zongertinib, Hernexeos) ▲세바버티닙(Sevabertinib, Hyrnuo) 등 기존 경쟁 약물들과 달리 HER2의 신호전달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암세포 표면에 있는 HER2의 내재화(Internalization) 및 분해(degradation)를 유도하는 구조 특이적 기전이 있음을 밝혔다.이러한 기전적 우월성 덕분에 기존 HER2 타이로신 카이네이즈 저해제(HER2 TKI) 단독으로는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HER2 돌연변이 암종에서도 효능을 기대할 수 있으며, 나아가 엔허투와 같은 ADC(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와의 병용 투여 시에도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비임상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현재 320mg 용량 증량 투약을 진행 중"이라며, "확보된 약동학(PK) 및 약력학(PD)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HER2 돌연변이 환자 대상의 단독 임상은 물론, HER2 양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항체 치료제 및 ADC와 병용 임상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