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5등급제·고교학점제 앞두고 '학생 수 많은 일반고 유리' 인식↑
자사고 지원율 하락...외고·국제고 기대 심리↑·자사고 내신 부담
"300명 넘는 일반고서 상위 등급 노리자" 현실 전략 확산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황혜영 인턴기자 = 2010년생 '백호띠'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6학년도 서울 고입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보다 일반고(후기고)를 택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내신 5등급제와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앞두고 학생 수 많은 일반고에서 내신을 관리하겠다는 현실적 선택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26학년도 서울시교육감 선발 후기고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일반고 지원자는 5만6055명(남 2만9208명, 여 2만6847명)으로 전년(5만3484명)보다 4.8%(2571명) 늘었다. 같은 기간 외고·국제고·자사고 중복 지원자는 9843명으로 전년(1만509명)보다 6.3% 줄어 '특목·자사고' 대신 일반고를 택한 수험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
|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고사가 열린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
특목·자사고 안에서도 온도 차가 크다. 서울 6개 외국어고의 2026학년도 일반전형 경쟁률은 1.75대 1로 소폭 상승했고 서울국제고도 예년 수준의 경쟁률을 유지했다. 반면 하나고를 제외한 서울 지역 자사고 14개교의 일반전형 지원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2023학년도부터 2026년까지의 지원율을 살펴보면 ▲2023학년도 1.45대 1 ▲2024학년도 1.34대 1 ▲2025학년도 1.24대 1 ▲2026학년도 1.17대 1로 2023학년도 이후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입시업계는 자사고 경쟁률 하락의 배경으로 '내신 부담'을 우선 꼽는다. 내년 고1부터 적용되는 내신 5등급제에서는 1등급이 상위 10%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상위권 학생 비율이 높은 자사고보다 일반고에서 내신 상위 등급을 확보하기 쉽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외고·국제고는 낮은 등급을 받더라도 수능 성적만 잘 받으면 주요 대학은 물론 문·이과 완전 통합으로 의대·공대 진학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며 "반면 자사고는 대입제도 개편으로 내신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기대 심리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자사고의 사회통합전형 비율은 도입 당시 기준이 거의 그대로 유지돼 지원자 감소에 비해 선발 인원이 과도하게 잡힌 측면이 있다"며 "학교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일반·사회통합전형 간 비율 조정 등 전형의 균형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규모에 따른 내신 유불리도 일반고 쏠림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를 분석한 결과 2024학년도 기준 전국 일반고 1696개교 가운데 고1 학생이 200명 미만인 학교가 52.1%를 차지한다. 반면 300명 이상 학교는 236개교(13.9%)에 그쳤다. 이중 서울에 위치한 1학년 300명 이상 일반고는 30개교다.
임 대표는 "현재 구조에서는 1학년 300명 이상인 학교가 내신 등급 분포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어 사실상 '내신 친화형 명문 일반고'로 인식되는 분위기"라며 "서울 안에서도 단대부고, 강북·노원 지역 거점 일반고처럼 학생 수가 많은 학교 지원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