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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로컬크리에이터] "나주에서 업 만들어요"…윤현석의 로컬 혁신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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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석 컬처네트워크 대표, 여전한 것을 여전하게 '스테디 나주' 프로젝트 진행
1913송정역시장·무등산 브루어리·아일랜드 리서치 이어 로컬생태계 확장 주도
"내가 사는 동네를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든다면, 그건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

[서울 =뉴스핌] 정상호 기자 = 지역의 일상과 시간이 누적된 골목에서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다. 광주의 오래된 역전시장 '1913송정역시장'을 전국적인 지역재생 모델로 키워냈고, 무등산 브루어리와 제주 아일랜드 리서치, 스테디 나주 프로젝트로 로컬 브랜드 생태계를 확장해 온 윤현석 대표다.

그는 자신을 거창한 도시전문가가 아니라 "지역에서 일을 새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시작한 작은 실험은 전통시장, 양조장, 패션 브랜드, 한방 웰니스 음료, 타운형 리조트 기획으로까지 이어지며 '로컬'의 의미를 완전히 새로 쓰고 있다.

윤현석 대표가 지난 10여 년 동안 붙들고 온 키워드는 '지역에서 일 만들기'다. 그에게 '일'은 단순한 직업이나 고용이 아니라, 도시가 사라지지 않게 붙잡아두는 업(業)과 산업의 구조를 뜻한다.

그는 지방 소도시의 위기를 '일이 사라지는 과정'으로 본다. 청년 유출, 고령화, 수도권 집중, 문화적 격차 등의 문제를 종합해 보면 결국 그 도시를 떠나는 이유는 '업이 부재하거나 쇠퇴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기존의 일자리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다운 새로운 산업과 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1913송정역시장, 무등산 브루어리, 아일랜드 리서치, 스테디 나주를 관통하는 공통분모다.

뉴스핌은 5일 [헬로 로컬크리에이터] 아홉번째 방송으로 '로컬을 산업으로 바꾸는 사람' 윤현석 컬처네트워크 대표를 만났다. 로컬전문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진행을 겸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현석 대표

윤현석 대표의 첫 실험 무대는 오프라인 골목이 아니라,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었다. 그는 지역의 문화기획 비즈니스를 '지역답게, 하지만 온라인답게' 풀고 싶다는 생각으로 광주 지역 최초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만들었다.

2013년 당시 대부분의 문화 콘텐츠는 특정 공간에 모여야만 경험할 수 있는 '장소 집약형' 모델에 머무르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온라인 플랫폼이 이미 소통의 주 무대가 된 상황에서, 지역 문화만 여전히 오프라인에 갇혀 있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 플랫폼에는 지역 창작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올리고,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소액 후원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곧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의 구조적 한계와 마주했다.

윤 대표는 "아이디어와 기획의 실험에는 성공했지만, 플랫폼을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토양이 지역에는 충분치 않았다"고 말한다. 이 경험은 그를 자연스럽게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도시 공간으로 이동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오프라인 첫 실험은 '1913송정역시장'이었다. 2015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약 1년 10개월 동안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대기업, 로컬 플레이어가 유기적으로 엮인 민관협력 도시재생 모델이었다.​

당시 정부는 '창조경제'를 기치로, 각 지역의 거점 도시에 대기업 계열사를 매칭해 지역 혁신을 돕는 정책을 펼쳤다.​ 광주의 파트너는 현대자동차그룹이었고, 그 중 브랜드·마케팅 역량을 가진 현대카드가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이 프로젝트가 기존 전통시장 사업과 달랐던 점은 단순히 시장 매출을 올리자는 차원을 넘어 '권역 전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설계했다는 데 있다.​ 바로 '상권이 아니라 에어리어를 상품처럼 기획한 것'이었다.

윤 대표는 1913송정역시장을 "상품처럼 기획된 장소"라고 표현한다. 정책 사업이지만, 민간 브랜드 전략의 언어로 풀어낸 점이 독특한 지점이다.​

그는 먼저 '상인들과 친해지기'에 나섰다. 상인들과 매일같이 밥을 같이 먹고, 집에 초대받아 술자리를 함께 했다. 그래서 가족 같은 정서적 신뢰를 쌓아갔다.

그는 "아들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조카 정도는 되어야 말이 통하겠다 싶었다"고 회상한다. 이 비공식적인 시간들이 이후 디자인·콘텐츠 변화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 보이지 않는 인프라였다.

프로젝트 시작 당시 1913송정역시장은 점포의 약 3분의 1이 비어 있을 만큼 쇠퇴한 상태였다.​ 그러나 리모델링과 청년 상인 유입, 스토리텔링, 환경 개선이 결합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방문객은 과거 대비 20배 수준으로 늘었고 공실률은 0%에 가까워졌으며​ 청년 상인과 기존 상인이 공존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장이 '전국 전통시장 활성화의 템플릿'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각 지자체의 벤치마킹 방문이 줄을 이었고, 1913송정역시장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윤 대표는 "어떤 하나의 히트 아이템 때문에 성공했다기보다 디자인, 동선, 제품 퀄리티, 상인 인큐베이팅 등 세부 전략을 촘촘히 맞춘 결과"라고 정의한다.

1913송정역시장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즈음 윤 대표는 또 다른 한계를 느꼈다. 프로젝트는 대개 기간과 예산이 정해져 있고, 일정이 끝나면 '이후의 책임'은 다시 공공이나 시장에 넘어가는 구조였다.

윤 대표는 "진짜 지역다운 유형의 상품을 직접 만들고, 그 상품 자체가 도시재생의 엔진이 되는 모델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로컬 브루어리, 무등산 브루어리를 선택한다.

그는 왜 하필 '술'을 선택했을까. 윤 대표는 "지역의 이야기를 오래, 깊게 담아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상품은 술"이라고 말한다.

스카치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보르도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 사케는 일본 특정 지역. 이처럼 각각의 술 이름에는 곧 지역 이름과 농업, 양조 산업의 역사가 함께 각인되어 있다.

광주와 전라남도 역시 전국적인 쌀·곡물 생산지이며, 이를 활용한 주류 브랜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전통주보다 맥주가 더 캐주얼하고 접근성이 넓다는 점도 선택의 이유였다.

양조장 입지는 광주 충장로와 아시아문화전당 인근 원도심과 맞닿은 동명동으로 정했다. 과거 일본인 상인과 고위 공무원들이 거주하던 동네로, 60년~80년대 건축물과 근대가옥이 밀집한 구역이다.

이곳의 1963년 지어진 한옥 폐가를 골라, 양조장과 탭룸으로 리노베이션 했다. 오래된 골목의 정서와 새 산업인 크래프트 비어를 결합해, 동네 전체를 '크래프트 타운'으로 상상한 것이다.

이 공간 선택과 리노베이션 과정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가 되어, 광주 원도심 재생의 또 다른 앵커 시설 역할을 하게 됐다.

브랜드 네이밍 과정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는 "그냥 '광주 맥주'라고 부르면 너무 평면적이고, 5·18과 민주화 운동 이미지를 그대로 쓰는 건 확장성에 제약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택한 키워드가 무등산. 광주의 상징이자, 자연·역사·시민 정신을 모두 응축해 부를 수 있는 이름이었다.

'Drink Local, Only Gwangju'라는 슬로건 아래, '무등산 브루어리'라는 광주다우면서 세계 시장에서도 각인 가능할 이름을 얻었다.

무등산 브루어리에서는 기획, 제조, 유통, 판매,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멋져 보이지만,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한 조직이 전 과정을 모두 통합 관리하면, 오히려 역량 분산과 비효율이 커진다. 제조·유통에 집중하거나, 브랜드·마케팅에 집중해 파트너와 협업하는 구조가 장기적으로 더 확장 가능하다.

이 깨달음은 이후 아일랜드 리서치와 스테디 나주에서 '선택과 집중+지역 파트너십' 전략으로 이어진다.

제주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관광객 감소와 산업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던 시기였다. 농업·어업·관광서비스에 크게 의존하던 제주는 특정 외부 수요가 줄어들면 곧바로 연쇄 타격을 받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윤 대표는 여기서 '제주다운 제조업, 특히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패션 산업'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흔히 동문시장을 제주 대표 재래시장으로 떠올리지만, 실제로 제주 원도심의 심장부는 무근성 일대 서문시장이다. 이 서문시장 2층에는 한때 200여 개에 달했던 한복집과 포목점이 있었다.

지금은 10여 팀만 남았지만, 이들은 40년 이상 재단·재봉 기술을 유지해 온 장인들이다. 윤 대표는 "이 노하우와 감각이 사라지기 전에, 제주다운 옷을 함께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 협업을 통해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아일랜드 리서치'다. '섬을 연구한다'는 이름처럼, 제주의 자연환경·기후·일상을 해석한 디자인을 옷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그가 떠올린 레퍼런스는 파타고니아, 아크테릭스 같은 특정 자연환경과 결합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였다. 아일랜드 리서치는 '전문 산악 장비'가 아니라, 제주를 여행하고, 제주에서 살아가는 일상을 위한 옷에 초점을 맞췄다.

윤 대표는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서울 브랜드가 아닌, 제주의 시간과 풍경이 담긴 옷을 입고 다니길 바랐다"고 말한다.

윤현석 대표가 5일 뉴스핌TV에서 채지민 교수와 대담을 하고 있다.

현재 윤 대표의 주요 무대는 전라남도 나주다. 그는 "나주를 잠재력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전주와 함께 전라도라는 이름을 구성했던 고도(古都), 고대 마한·삼한 시대부터 고려·조선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거점 도시였던 나주는 오랜 번영 이후 쇠퇴를 겪었다.

혁신도시 정책이 적용됐지만, 여전히 원도심은 비어 있고 시간이 멈춘 듯한 인상을 풍긴다.

윤 대표는 나주의 정체성을 요약하는 키워드로 '스테디니스', 즉 꾸준함과 지속성을 들었다.

수백 년간 이어져 온 나주 배 농업. 100년 넘게 대를 이어온 나주 곰탕집. 종가에서 350년째 이어지는 씨간장 문화. 고택 남파고택에서 지금도 생활하는 종부의 일상 등. 이 도시에는 '한 번 만든 것을 아주 오래, 성실하게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프로젝트 이름을 '스테디 나주'로 짓고,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스테디셀러를 만드는 도시'라는 브랜드 스토리를 입혔다. NAJU의 N은 Native, Natural의 N이기도 하다. 토착성과 자연스러움을 동시에 담은 언어적 장치다.

스테디 나주의 앵커 공간인 남파고택에는 350년 된 씨간장이 있다. 수백 년 전 선조가 담근 간장을 계속 이어 덧부어 쓰는 방식으로, 그 발효균과 맛의 계보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

곰탕 한 그릇을 위해 48시간 이상 끓이고, 김치를 3~4년 묵혀야 제대로 된 맛으로 인정받는 문화. 홍어를 삭히는 시간에 담긴 인내와 고집. 윤 대표는 이런 태도를 '나주의 라이프스타일'로 본다. 효율과 속도를 중시하는 시대와 정반대에 서 있는 듯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이 도시의 가치가 또렷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나주를 장인의 도시, 크래프트 시티로 정의하고,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와 상품, 공간을 발굴·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다.

스테디 나주는 이름만 프로젝트가 아니다. 그 안에는 실제 비즈니스 모델이 촘촘히 설계되어 있다.

그 중 하나가 동신대학교 한의과대학과 함께 진행 중인 나주 배 기반 한방 음료 개발이다. 나주 배는 이미 기관지·소화·피로 회복 등에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제품화·브랜딩 수준은 아직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배, 도라지, 홍삼, 더덕, 생강, 맥문동 등 한약재를 조합해, 기력 회복과 면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리미엄 건강 음료를 공동 연구·개발 중이다. 시제품 출시 후에는 효능 검증, 기준 강화, 해외 수출, K-웰니스·K-헬스 산업과의 연계를 전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연구역량을 가진 지역의 인적 자원'으로, 로컬 브랜드는 '시장과 스토리를 가진 실행 주체'로 서로를 보완한다.

이제 윤 대표의 시선은 5년 후를 향한다. 한 도시의 에어리어 전체를 '리테일+리조트+웰니스'로 엮는 것이다.

나주 읍성 안에는 비어 있는 한옥과 오래된 주택이 많다. 그는 이 공간들을 리노베이션해, 스테디 나주가 만드는 제품과 경험을 중심으로 숙박, 스파, 힐링, 건강 프로그램이 결합된 타운형 웰니스 리조트, 일종의 '리테일 코(RETail Co.)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단일 대형 리조트 건물이 아니라 동네 곳곳에 흩어진 한옥과 건물이 각각 스테이, 라운지, 체험 공간이 되어 방문객이 마을 자체를 리조트처럼 걷고 머무는 구조다. 

한방 음료, 로컬 디저트, 전통 식문화, 장인 공방, 러닝·자전거 라이프스타일 등이 하나의 서사로 묶이는 도시 단위의 브랜드 경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는 로컬 프로젝트에서 대학과 청년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성신여자대학교와 함께 한 나주 방식 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서 수도권 청년들은 처음 접하는 지방 도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나주 청년들은 "우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이미 많은 것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을 얻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제안 중 하나는 영산강 러닝·라이딩 문화를 관찰해 나주 농산물을 활용한 에너지바를 기획한 작업이었다. 도시의 라이프스타일과 농업 자원을 연결한 발상으로, 윤 대표는 "짧은 기간이지만 가장 직관적이고 확장성 있는 아이디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세대의 청년들은 자기 생각을 분명히 말하고, 어른들에게도 기죽지 않고 질문을 던진다"며 "이들이 오래된 도시의 아집과 관성을 깨는 창조적 균열을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창업은 무섭고, 변수도 많고, 실패할 확률도 높다. 하지만 세상에 없던 일을 내 손으로 끄집어내는 경험은 그 모든 위험을 감당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 게다가 그 일이 내가 사는 동네를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든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이다."

윤현석 대표는 '지역의 재료와 자원을 바탕으로 이전에 없었던 방식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비즈니스로서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지역의 산업과 삶은 더 오래, 더 단단하게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

뉴스핌TV로 만나는 [헬로 로컬크리에이터]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을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 중 하나로 보고, 전국의 로컬크리에이터를 만나 로컬콘텐츠를 통한 청년 창업과 생태계를 진단한다. 나아가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를 가진 기업가형 소상공인, 글로컬상권으로의 성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진행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맡고 있다. 채 교수는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새로 신설된 지역개발 및 로컬디자인 전공과정에서 골목경제 및 로컬크리에이터, 지역가치 창조론 및 실습, 지역 및 공간정책 실습 등 현장중심형 실습 위주의 교육프로그램을 강의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지역개발 및 로컬콘텐츠 분야의 전문인재 양성 및 지역창작자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uma8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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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주가는 급락, 빚은 그대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가 없고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계좌는 반등을 기다리기에 앞서 부족분부터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해진 기한까지 추가 담보를 납입하거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가 회복 전에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2800원(6.35%) 내린 18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3만2000원(10.44%) 하락한 11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각각 7.57%, 9.46%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도 커지고 있다. ◆ 주가 급락에 담보비율 하락…납부기한 넘기면 반대매매 문제는 주가가 떨어져도 빌린 돈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대출금 대비 담보비율이 낮아지고, 유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추가 담보 납입이나 대출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다. 가령 다른 담보 없이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한 종목만 담보로 잡혀 있고 대출금이 그대로라면, 담보비율이 150%였던 계좌는 지난 5일 하루 하락만으로 각각 약 138.6%, 135.8%까지 낮아진다. 유지 비율 140%를 적용받는 계좌라면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수준이다. 이자와 비용 등을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실제 계좌의 담보 상태와는 차이가 있다.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억5000만원어치를 담보로 1억원을 빌린 투자자는 지난 5일 주가가 7.57% 떨어지면서 담보 가치가 약 1억3865만원으로 줄어든다. 증권사가 요구하는 최소 담보 가치가 1억4000만원이라면 하루 만에 약 135만원의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셈이다. 부족분을 제때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고객에게 부족 금액과 납입기한을 안내하고 있다. 현금 입금이나 증권 입고, 보유 주식 매매, 신용융자 현금상환 등으로 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지만, 기한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추가 자금을 마련하는 동안 주가가 더 떨어지면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고객의 추가 납입 여력과 담보가치가 동시에 낮아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계좌를 면밀히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융자 잔액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조7715억원으로 전날보다 1269억원(0.44%) 증가했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체결액은 약 84억2000만원으로, 이달 4일 약 39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에 정부는 반대매매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담보 부족이 대규모 강제매도로 이어지는 상황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규제 완화가 모든 계좌의 반대매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담보 유지 기준과 적용 대상, 기존 담보 부족 계좌의 처리 방식 등은 증권사별 시행 방안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신용융자에 대한 담보비율 유지 의무 면제로, 주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증권사들은 정부 발표 직후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며, 구체적인 적용 방안과 기존 계좌에 미치는 영향은 검토 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담보부족 고객의 단기 반대매매 가능성이 낮아졌다"면서도 "다만 반대매매가 과도하게 일어나면 오히려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주가 급락과 강제매도가 맞물려 하락세를 심화시키는 상황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라고 전했다. ◆ 메모리 업황은 견조하다는 평가…반등까지 버틸 여력이 변수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최근 주가 하락이 기업의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미주 영업·마케팅 채널을 점검한 결과 당장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 역시 수요 감소보다는 건설 지역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27년 예상 순자산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각각 1.13배, 1.00배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잠재적 위험보다 기대수익에 압도적으로 무게가 실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도 이번 급락이 반도체 업황 자체의 악화보다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수급 충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의 AI 산업 규제 강화 우려와 헤지펀드 청산 등이 기술주 전반의 하락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민주당 역시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중시하는 만큼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내 투자가 지연되더라도 동맹국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연산 수요가 유지될 수 있어, 정책 우려가 과도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곧바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M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말까지 저점을 높이더라도 내년 상반기에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협의와 장기공급계약의 이익 방어력이 확인돼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AI 관련 기술주 역시 주가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AI 산업이 고성장 국면에 있지만 관련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적자인 데다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AI 기업들과 빅테크들의 현금흐름 개선 단서가 입증되기 전에는 악순환이 끊어지기 어려워보인다"라며 "시장은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이 단서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4분기 실적 시즌까지는 가야한다"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2026-1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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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용적률 1.2배 허용한다더니…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와 여당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인센티브를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통과가 기대됐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의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의 부정부패 가능성을 지적하며 공공 정비사업 확대를 언급하면서 정부의 민간 정비사업 지원 기조가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은 이미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추가적인 요건과 제한이 붙을 수 있어 실제 정비사업 현장에서 사업성 개선 효과가 폭넓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합의 됐지만 실제 법안 통과는 미지수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 1.2배까지 부여하도록 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법안 개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일러스트=이동훈 선임기자]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간 협의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오 시장과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위축된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10대 개선 과제'를 국토부에 제시했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8개 과제를 수용했으며, 나머지 과제 중 하나인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특별법에 따라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법적 상한의 최대 1.4배, 공공재개발 사업에는 최대 1.3배의 용적률을 적용하는 점을 들어 민간 정비사업에도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에도 법적 상한의 1.2배 또는 1.3배까지 용적률을 추가로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국토부는 용적률 1.2배 방안을 최종 선택해 여당과의 협의 과정에 있으며 이를 포함한 도정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이 제도가 확정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이 300%인 서울시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360%까지 용적률을 늘릴 수 있으며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250%에서 300%까지 받게 된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이 법적 상한의 1.2배로 높아지면 2031년까지 약 4만3000가구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순증 물량은 기존 목표인 8만7000가구에서 13만가구 수준으로 늘어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법적 상한 1.2배 상향이 모든 사업장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이같이 추산된다"고 말했다. 시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의 정비사업 주택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적률 상향이 이뤄지면 단순계산시 35만가구 착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다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정안의 방향성은 마련됐지만 국토부와 여권에서 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라서다. 실제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용적률을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도시정비법처럼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협력하겠다"면서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하고 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국토부와의 실무협의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도정법 개정안은 국토부가 아닌 여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안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울시보다 야당과의 협의가 우선시 될 것"이라며 "세부적인 개정안 내용에 대해 서울시의 검토를 요청하는 경우가 아직 없었고 단지 서울시의 요청사항만 국토부에 전달된 상태"라고 말했다.  ◆ 與 지역별 차등적용 등 추가 조건 내놔…대통령 비판 인식도 통과 변수 이미 방향성이 확정됐음에도 정부와 여당이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는 "서울시 입장은 이미 전달한 만큼 개정안 처리를 신속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대했던 연내 국회 통과가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법안 개정에 시간이 소요될 사안도 발생했다. 당정협의 과정에서 여권의 추가 사항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먼저 지역별 차등적용이다. 강남·서초·송파구의 강남3구와 용산구의 민간정비사업은 용적률 추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또 늘어난 용적률로는 전용면적 59㎡ 이하 주택만 짓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늘어나는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에 대해 예외를 주지 못하도록 명확히 하는 것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일단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당에서 요구하는 추가 사안은 서울시가 고려했던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내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 추가 소요와 진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부분은 서울시가 크게 반대할 사안은 아닌 만큼 개정안 통과를 크게 늦출 요인이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사업성 증대가 절실한 비도심 강북지역에 중점적으로 배정할 수 있고 또 강남권 등 인기지역에서는 재건축 이후 사업성까지 고려해 고밀 재건축을 크게 반기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요구 사항인 재개발 임대주택 공급 완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통과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측하면서도 막판 진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재명 정부출범 이후 사안마다 극한대립에 빠진 서울시와 국토부의 관계 때문이다. 협의 과정도 순탄치 않다. 오세훈 시장은 홍 장관과의 빠른 만남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홍지선 장관은 실무협의부터 마무리한 다음 만남을 공식화한 상태다. 도정법 개정 사례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한 반면 서울시는 국토부가 도정법 개정에 대해 시 의견을 요청한 사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재개발 사업장을 찾아 공공 재개발을 강조하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공재개발은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데 민간정비사업은 부정 부패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을 악마화한다고 비판했다. 시장 전문가는 "대통령이 맞대 놓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했는데 여권이 민간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법안 개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정비사업에 대한 방향성은 국정과제에도 명시돼 있는 '공공성 강화'며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도 있는 만큼 국회나 정부의 제도 개선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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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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