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생산적금융·포용금융에 5년 503조원 투입
금융 자본, 부동산→실물·혁신경제 이동, 미래 먹거리 창출
금융 기본은 '자산 안전관리', 투자와 리스크 관리 균형 관건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최근 금융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과 주가 부양 노력에 부응해 그동안 안정적 투자를 기본으로 하던 금융권이 이에 화답해 막대한 자금을 기업 투자와 성장산업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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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22.08.17 dedanhi@newspim.com |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만 해도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에 503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향 전환으로 우리나라 은행은 손쉬운 이자 장사로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그동안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고, 금융자금이 실물경제의 동력으로 순환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됐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은 주로 부동산담보대출, 가계신용대출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향으로 자금을 집중시켜왔다. 그러나 이제는 첨단산업, 벤처 중소기업 등 자금의 흐름이 실물과 혁신경제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규모로 추진되는 생산적 금융의 긍정적 영향은 분명하다. 은행자금이 그동안처럼 생산성이 적은 부동산에서 산업 혁신과 첨단기술 등 성장동력에 공급되며 이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토양이 된다.
기존의 '이자 장사형' 금융에서 생산과 혁신 중심 금융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생산적 금융 전환이 반드시 순기능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사란 예금주의 자산을 운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가장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예금주가 은행에 소중한 자산을 맡길 때 가장 안전함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각 금융사가 새로 조성하는 대규모 자금은 궁극적으로 대중의 예금, 즉 안전자산을 원천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규모로 일으킨 신사업 투자 또는 혁신기업 지원 과정에서 지나치게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 되면 은행의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물론 각 금융그룹마다 내부적으로 전담 부서 및 리스크관리협의회를 신설하고, 각종 심사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경제의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고, 최근 코스피가 4100을 넘었다가 하락해 4000선이 무너지는 등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정성도 적지 않다.
정권의 생산적 금융 구호 속에서 금융지주들이 면밀한 계산과 검토가 부족한 채 첨단전략산업에 대규모 자산을 투자하면 위험이 누적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은행의 자금 운용은 보수성을 띄어왔다. 시중 예금자는 고수익보다는 안전을 원하며, 은행은 안정성이 우선되는 방향에 돈을 빌려주며 금융회사에 대한 전통적 신뢰가 형성됐다.
금융산업의 혁신과 생산적 투자 확대는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그 근본에는 금융지주의 '자산 안전관리'라는 약속과 원칙이 우선돼야 한다. 예금주 보호, 손실 최소화, 리스크 관리가 담보되지 않은 성급한 집단적 자금유입은 한순간에 은행이 오래 쌓아온 신뢰를 잃는 리스크로 바뀔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은행의 성장성과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려면, 금융지주가 기업 투자와 리스크 케어 사이 균형감을 잃지 않는 정교한 운영이 필수적이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