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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美 자동차 관세 '숨통'…반도체·철강·알루미늄 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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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미 관세협상 타결…APEC 정상회의 계기
자동차 관세 15% 극적 타결…경쟁국과 동일 출발선
반도체 '대만 연동' 조건부 합의…차후 협상 결과 봐야
철강·알루미늄 50% 유지…중소 제조기업 압박 우려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한미 양국이 지난 29일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가장 먼저 숨통을 틔우게 됐다. 그동안 한국산 자동차는 일본·유럽연합(EU)보다 10%포인트(p) 높은 25% 관세를 부담해 온 탓에 가격 경쟁력이 크게 훼손된 상황이었다. 이번 합의로 관세가 15%로 낮아지면 업계가 겪어 온 대미 수출 손실과 비용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민감한 핵심 품목인 반도체와 철강·알루미늄에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반도체 관세가 '대만 수준'에 연동된 조건부 합의에 그치면서 일본·EU처럼 명확한 상한선이나 최혜국 대우를 확보하지 못했고, 철강·알루미늄의 50% 고율 관세도 유지됐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으나, 핵심 품목의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자동차 관세 25%→15%…일본·EU 대비 불리한 격차 해소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열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의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갖고, 상호 관세를 둘러싼 막판 쟁점을 조율한 끝에 합의를 도출해냈다.

이번 협상으로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보게 된 분야는 자동차다. 올해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는 25%의 관세가 적용돼 왔다. 이후 경쟁국인 일본·EU가 먼저 미국과 15%의 자동차 관세에 합의하면서 한국만 10%p 더 높은 관세를 부담해 왔다. 이로 인해 수입차 시장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이면서 가격 경쟁력이 크게 흔들렸고, 업계의 부담액은 빠르게 불어났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2분기에 국내 완성차 업계인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 감소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만일 연말까지 25%의 관세가 유지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부담액이 8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6조2000억원)와 독일 폭스바겐(4조6000억원)의 전망치와 비교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번 합의로 자동차 관세가 일본·EU와 같은 15% 수준으로 맞춰지면, 관세 비용 압박이 상당 부분 완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경쟁국 대비 불리했던 관세 격차가 해소된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번 합의로 추가 손실이 커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협상 타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한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품질·브랜드 경쟁력 강화 등으로 내실을 더욱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품목관세를 부과하기 전, 한국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0%의 자동차 관세를 적용받았다. 일본·EU가 2.5%를 적용받는 동안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15%의 관세는 과거와 동일한 경쟁 조건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 단장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 상당 부분 한국의 요구를 들어준 측면이 있다"며 "자동차는 기존과 달리 일본이나 EU와 비교해 불리한 입장이었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완전히 같은 출발선에 서는 것으로 개선이 됐다.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 반도체 '대만 협상' 변수…철강·알루미늄은 50% 관세 유지

자동차와 달리 반도체와 철강·알루미늄은 이번 합의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고율 관세 부과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한국 수출 구조에서 핵심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들이 명확한 관세 상한선 없이 유보된 상태로 남았다는 점에서 부담이 이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반도체는 관세율이 대만 수준에 연동되는 조건부 합의에 머물렀고, 철강·알루미늄은 기존 50% 관세가 유지되면서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반도체는 이번 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혔다. 미국이 한때 최대 100%에 달하는 고율 품목관세 가능성을 언급했던 점을 고려하면, 당장 충격을 피했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일본이 최혜국 대우를 명문화하고 EU가 반도체 관세 상한을 15%로 설정한 것과 달리, 한국은 대만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가 달라지는 구조를 받아들였다. 사실상 관세 변동의 키를 대만과 미국의 후속 협상에 넘긴 셈이다.

반도체와 미국, 중국 국기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에 대해 김수동 단장은 "반도체도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 사실상 최혜국 대우로 합의를 한 것"이라면서도 "이번 합의가 한국 업계에 당장의 숨통은 트여주겠지만,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갈등 속에서 언제든 리스크가 재부상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결국은 언제든 다시 불거져 나올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철강·알루미늄 부문도 개선은 없었다. 기존 50% 관세율이 그대로 유지돼 국내 철강사뿐 아니라 철강 소재를 활용하는 제조업 전반의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철강 함량 비율에 따라 파생 제품까지 동일한 비율의 관세가 부과되는데, 해당 품목이 약 500개에 달하는 점은 중소 제조기업의 수출 비용 압박으로 직결된다. 미국이 일본·EU와의 협상에서도 해당 품목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던 전례를 감안하면, 단기간 내 추가 조정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급한 불은 껐지만, 한국 수출의 축을 이루는 품목들의 구조적 관세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타결 이후의 후속 협상 전략과 보완 대책 등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특히 관세 조건이 사실상 '대만 변수'에 좌우되는 만큼, 향후 미국·대만 협상 일정이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울러 갈수록 한국 기업들의 판로 확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시장에서 관세 장벽이 유지되면 수출 물량을 제3국으로 돌려야 하는데, 해당 지역 역시 시장 경쟁이 치열해 추가 판로를 개척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는 것이다. 특히 철강·알루미늄처럼 가격 변동에 민감한 품목은 대체 시장에서의 수익성 유지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미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경쟁국과의 가격·규제 경쟁이 심화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수동 단장은 "미국과의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제3국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는데, 보호무역주의가 전염되면서 다른 국가들도 모두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한 장벽을 높이 쌓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발 불확실성과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 등에 맞서서 제3국 수출선 다변화를 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해석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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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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