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00, 하이퍼스케일러와 수익성 극명 대조
군소업체들 고객층 이탈에 빠진 저가 굴레
빠른 신제품 출시 주기, 악화하는 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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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GPU 시장의 기이한 가격 구조 ①저가 렌탈 경쟁>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②중간 고객층은 렌탈시장에서 이탈 양상을 보인다. 일반 기업은 과거 웹사이트 대화형 AI나 문서 요약 도구 구현을 위해 클라우드 GPU를 시간당 요금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오픈AI와 앤스로픽 등에서 내놓는 완제품 LLM 서비스를 토큰 단위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개발보다 완제품을 쓰는 게 경제성 면에서 낫다는 판단에서다.
③추가 지출 의사가 제한적인 최하위 고객층만 군소업체에 남았다. 저품질 콘텐츠 생산자와 자금난의 연구소, 불법 콘텐츠 생성 목적의 사용자가 해당된다. 종전에는 수익성 있는 상위 두 계층까지 포섭했지만 현재는 이들의 이탈로 수익성 있는 고객층이 사라졌다.
◆손익분기점 미달
군소업체들의 저가 경쟁은 장기 지속이 어려운 모습을 띤다. 구형 제품으로 갈수록 렌탈가 하락 현상이 극명한데, 관련 제품군에서는 이미 한참 전에 평균 렌탈가가 손익분기점에 미달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구형인 A100이 손익분기점 미달의 실상을 보여준다. DGX A100 클러스터(칩 8개, 2020년 출시가 19만9000달러) 칩 수명 5년과 가동률 100%를 전제할 때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 시간당 최소 4달러를 벌어야 한다는 추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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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이 기준을 크게 밑돈다. A100의 2020년 평균 렌탈가는 시간당 2.4달러였고 현재는 1.65달러다. 군소업체들은 애초부터 출혈 경쟁을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여전히 시간당 4달러 이상을 받아 수익성을 유지한다.
◆저가 굴레의 악순환
군소업체들이 ③최하위 고객층을 넘어 수익성 있는 고객층 확보에 실패한다면 적자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현재 GPU 렌탈 시장은 장비의 시간의 경과가 곧 수익성 악화를 의미하는 구조로 변했기 때문이다.
관련 구조를 만든 것은 엔비디아의 2년 주기 신제품 출시 전략이다. 신형 GPU가 조속히 등장할 때마다 구형은 성능 경쟁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최신 성능이 필요한 수익성 있는 고객은 신형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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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업체들은 자본력 부족으로 악순환에 갇힌다. 신형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구형으로 경쟁하지만 구형일수록 고객 흡인력은 떨어지고 가격 경쟁은 격화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은 구형 보유 업체끼리 더 치열한 저가 경쟁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관련 현상이 계속되면 GPU 렌탈시장은 구조조정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원가 회수에 실패한 군소업체들이 퇴출되면서 더욱 하이퍼스케일러 중심으로 재편된다.
◆"할인으론 못 메운다"
앞서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이 언급한 칩 성능 진화의 메커니즘은 하이퍼스케일러를 상대로 한 군소업체의 가격 경쟁이 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빠른 주기로 등장하는 신형 GPU와 기존 제품 간 성능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군소업체들이 아무리 가격을 낮춰도 이 격차를 메울 수 없다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그는 "AI 연산에 필요한 토큰량이 3개월마다 2배가 되는데도 자사 AI 관련 매출 증가율은 이보다 낮다"며 그 이유로 신형 칩의 성능 향상을 꼽았다. 최신 칩일수록 개당 연산 처리 능력이 급격히 늘어나 동일한 연산량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칩 개수 자체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는 신형과 구형간 효율성 격차가 단순한 가격 할인으로는 상쇄할 수 없는 수준임을 시사한다. GPU 렌탈시장 관점에서 재해석하면 지불 의사가 있는 수익성 있는 고객층은 가격보다 성능을 우선하므로 군소업체들의 가격 인하는 수익성만 악화시킬뿐 고객 확보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