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의원 "전형적인 진술 회유…증거인멸이고 위증교사"
박균택 의원 "뻔한 감찰에 치중할 것 아니라 수사권 부여해 신속한 처리"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여야 의원들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인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번복 의혹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법사위는 14일 오전 법무부 등에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는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와 이 전 부지사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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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 [사진=뉴스핌DB] |
우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박 교수를 부른 뒤,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교체 과정을 설명했다. 애초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설주완·현근택 변호사였으나 이 전 부지사가 자백을 한 후 3일 만에 설 변호사가 사임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김광민 변호사 중심의 변호인단이 새로 구성된 9월 7일 자백이 번복됐다. 맞는가"라고 묻자 박 교수는 "구체적 날짜는 기억 못 하지만 내용은 맞다"고 답했다.
주 의원은 "6월 9일 첫 자백을 하고 3개월이나 자백이 유지됐는데, 연어를 얻어먹고 자백이 유지됐다고 보기에 너무 긴 기간 아닌가. 연어를 얼마나 얻어먹어야 3개월 간 자기가 모셨던 도지사에 대해 허위로 모함하는 내용의 허위자백 할 수 있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변호사가 들어온 후 (이 전 부지사의) 자백이 번복됐다. 이것은 전형적으로 진술을 회유하거나 변호사를 교체해 진술을 흔들어 보려고 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설 변호사가 갑자기 약속된 조사에 출석하지 않아 이유를 물어보니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당시 이 대통령 보좌관)으로부터 전화로 질책을 받았다. 그래서 더 이상 나올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당대표 보좌관인 김 실장이 연락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이 사건은) 당시 이 대통령과의 공범 관계가 문제되는 사건으로, 공범 관계의 최측근이 공범의 변호인을 질책하고 '왜 자백했냐' 따지고 변호사 르려 했다면 그 자체가 증거인멸이고 위증교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이 전 부지사 관련 '술자리 회유 의혹' 감찰에 대해 "뻔해 보이는 감찰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수사권까지 가지고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한번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주면 어떤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정 장관은 "감찰 결과 위법행위가 드러나면 당연히 수사로 가지 않을까"라며 "결과를 보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부지사에게 "지난번에 '쌍방울 대북송금과 이 대통령을 엮으려고 한다', '엮으려는 과정에서 연어와 술이 들어왔고, 검사 회유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술도 박 교수 허락하에 들어갔는가"라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박 교수가 허락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박 교수가 동석한 자리에서 술자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서 의원이 "그리고 이 대통령을 엮으려고 노력했는가"라고 다시 묻자 이 전 부지사는 "그것은 아주 자명한 사실"이라며 "이 대통령에 대해 진술하면 저는 형을 감면하거나 바로 석방해 주겠다는 조건을 끊임없이 제시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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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10.14 pangbin@newspim.com |
끝으로 이 전 부지사는 발언 기회를 얻어 "지난해 박 교수 탄핵 청문회에서 증언한 것 때문에 위증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며 "저는 윤석열 정치검찰에서 특정 정당에 고발사주했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이 상황을 조사하고 있음에도 증언자를 기소해 재판을 받게하는 것에 대해 위원회가 의견을 밝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증인이 밝힌 바와 같이 보복기소를 했다면 심히 유감스러운 사태"라며 "이에 대해선 국회 차원의 의원들이 논의해 증인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