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탄자니아서 야생 침팬지 연구
도구 제작해 사용하는 존재 과학적 입증
전세계 야생 동물 서식지 보존 운동 주도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전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로 꼽히는 제인 구달 박사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별세했다. 향년 91세. 제인 구달 연구소는 1일(현지시간) 설립자인 구달 박사가 강연을 위해 캘리포니아아에 머무는 도중 자연적 사인으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일제히 긴급뉴스로 구달 박사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1960년대 아프리카 탄자니아 국립공원에서 야생 침팬지를 장기 관찰, 연구하며 인간만이 도구를 제작, 사용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 과학계에 큰 충격을 준 선구적 여성 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로서의 그의 삶을 조명했다.
구달 박사가 인간만이 도구를 제작하고 사용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침팬지를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했을 때, 그의 멘토이자 고생물학자인 루이스 리키 박사는 "이제 우리는 '도구'를 재정의하거나, '인간'을 재정의하거나, 아니면 침팬지를 인간으로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구달 박사의 연구는 30~40마리가 함께 살아가는 수 세대의 침팬지 무리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연구는 특히 침팬지의 구애, 짝짓기 의식, 출산과 양육에 주목했다. 1963년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발표된 구달 박사의 초기 논문과 사진은 국제적 주목을 받았고, 1965년 12월 CBS 뉴스는 그의 연구를 프라임타임에 방영했다. 이후 수많은 TV 다큐멘터리가 각국에서 제작돼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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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 박사가 생전 시드니 타롱가 동물원에 있는 25마리 침팬지 집단 중 일부를 유리를 통해 관찰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NYT는 구달 박사가 특히 남성이 주도하던 분야에서 여성 과학자의 길을 열었으며, 후배 여성 영장류 학자들에게 길을 닦아 주었다고 그의 선구적 업적을 평가했다. 또 1977년 제인 구달 연구소를 설립해 침팬지를 포함한 전세계 야생 동물의 서식지 보존 활동을 주도하는가 하면 젊은 세대에게 환경 의식을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과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는 학부 학위가 없던 그녀를 1961년 박사 과정에 받아들였고, 그는 1965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