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의원 "대규모 지진, 고의적 파손시 국가 운영 전체 마비"
"해저케이블망 다변화, 우주 인터넷 활용 등 비상통신망 구축해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대한민국의 금융 시스템을 지탱하는 데이터 전송망이 소수의 해저케이블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타이완 해협 등에서의 지정학적 위기나 대규모 자연재해 발생 시 국가 경제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위기가 나왔다.
![]() |
김현정 국회의원. [사진=김현정 국회의원실] |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24일, 최근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해저케이블 사보타주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 및 '해저케이블망과 데이터 안보' 보고서를 근거로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겨우 11개의 해저케이블 회선과 단 3개의 육양국(해저케이블 육상 연결시설)으로 세계와 연결돼 있다"며 "일본해역의 대규모 지진 발생이나 고의적 케이블 파손으로 해저케이블 일부가 훼손될 경우 데이터를 이용한 국가운영이 마비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해저케이블을 통해 매일 10조 달러에 달하는 국제 금융 송금이 처리되는 등 사실상 국가금융 시스템 전체가 극소수의 물리적 인프라 위에 세워져 있다고 지적하며 "케이블 손상 시 국제 금융거래, 기업 전상망 등 국가 경제와 사회의 모든 인프라가 마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타이완의 사례는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통신망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위협으로 자국을 둘러싼 해저케이블의 높은 취약성을 인지한 타이완은 700개 이상의 위성 통신 지상 수신소를 설치해 국가 차원의 비상 통신망을 구축 중이다.
김현정 의원은 "해저케이블망 경로 다변화와 우주 인터넷을 활용한 국가 차원의 금융 비상 통신망 구축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데이터 인프라는 더 이상 IT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 안보와 경제 생존의 핵심"이라며 "타이완의 사례처럼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금융 시스템이 멈추지 않을 강건한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고, 해저케이블망 다변화와 우주 인터넷망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