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은행(BOJ)이 보유 중인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각을 공식화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매각 관련 지식이 쌓였고, 실무 검토에도 가닥이 섰다"며, "불어난 잔고를 줄일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매각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BOJ는 이날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ETF와 REIT를 시장에서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규모는 ETF 기준 장부가 연간 약 3300억엔(약 3조1000억원), 시가 기준으로는 약 6200억엔(약 5조8000억원) 수준이다.
우에다 총재는 "ETF 등을 모두 매각하는 데 단순 계산으로도 100년 이상 걸린다"며 "시장 혼란을 피하기 위해 조금씩 매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OJ는 2010년부터 사들이기 시작한 ETF와 REIT에 대해 작년 3월 추가 매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ETF 보유 규모는 장부가로 37조엔(약 350조원), 시가로 70조엔(약 660조원)에에 이른다
매각 기간이 길어지는 데 따른 부담은 "단점은 있지만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정 주가 수준을 염두에 둔 결정은 아니며, 추가 매입도 현 시점에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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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BOJ는 이날 기준금리는 0.5%로 동결했다.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서는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을 가늠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남아 있다"며 "좀 더 데이터와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경제와 물가 개선에 맞춰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며 완화 수준을 조정해 나가겠다"며, 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현 시점의 물가 동향은 "대체로 BOJ의 전망에 부합하며, 2% 목표에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10월 4일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와 관련해서는 "새 지도부가 결정된 뒤 경제·물가 전망에 반영해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BOJ의 금리 인상이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삼가겠다"고 말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