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S 조사 지지율 22%...갤럽은 24%
특검 수사·흔들리는 텃밭에 위기 증폭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국민의힘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의 구속을 신호탄으로 조여 오는 특검의 '내란 수사'와 흔들리는 텃밭, 잇따른 의원들의 실언 등 악재가 쌓여 간다. 장동혁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중도층을 유인할 혁신은 찾아볼 수 없다.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는 이유다.
지지율은 여전히 바닥이다. 장동혁 대표 체제는 과거 공방에 매몰돼 컨벤션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했다. 새 지도부를 꾸렸지만, 지지율이 25%(갤럽·NBS 조사 기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권 내부의 갈등과 특검의 과잉 수사 논란 등 호재도 겹악재가 가려져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 |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 정희용 사무총장, 장 대표, 김 정책위의장, 서천호 전략기획부총장, 강명구 조직부총장. 2025.09.18 pangbin@newspim.com |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5∼17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18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은 22%였다. 직전 조사에 비해 2%포인트(p) 오른 것이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5.5%였다.
우선 권성동 의원 구속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위기감을 키웠다. 비상계엄 해제 표결 불참과 관련해 일부 의원에 대한 특검의 강제 수사가 임박했음을 보여 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돼서다. 이미 몇몇 의원의 구체적인 실명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권 의원은 영장 발부 직후 페이스북에 "이제 민주당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처럼 국민의힘을 향해 몰려들 것"이라며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오는 21일 텃밭 심장부인 대구에서 6년 만의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기로 한 것이 위기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이번 주말 대구에서 당원들과 함께 강력한 규탄대회를 열 것"이라며 "이후 충청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부산에서부터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그런 방향을 잡고 있다"고 했다.
장외투쟁에 나서기도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명분과 시기, 장소 모두 부적절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법부 흔들기는 성토의 대상이 되겠지만 비리 혐의로 구속된 권 의원을 내세우는 것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
시기도 문제다. 정기국회가 한창인 상황에서 장외로 나가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18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추석이 지나면 곧 국정감사가 시작된다"며 "시기상으로 지금 전면적으로 장외로 나가기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인구 1000만으로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서울을 놔두고 텃밭 한복판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갖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구는 보수 색깔이 강한 지역이다. 당 지도부의 단속에도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등이 돌발할 경우 여권에 공공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 장 대표는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면회를 신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경 보수층을 의식한 행보다.
텃밭 민심도 흔들리고 있다. 부산에선 당 소속 박형준 현 시장이 민주당 예상 후보에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이 부산에서 긴급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배경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최근 발표한 부산 시장 지지도 조사(부산일보 의뢰로 7, 8일 부산 유권자 1002명 대상 실시)부산시장 지지도 조사에서 박 시장은 15.9%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20.3%)에 오차 범위 내지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텃밭인 데다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는 박 시장이 밀리는 결과는 국민의힘이 충격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 이 조사는 ARS(자동 응답 시스템)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부산시장 여론조사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다 TK 지민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의원들의 실언도 잇따르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중 '노상원 수첩대로 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해 여당의 성토를 자초했다. 발언 직후 사과했으면 될 일을 시간을 끌다 뒤늦게 유감 표명을 했지만 이미 당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은 뒤였다.
곽규택 의원은 최근 국회 법사위에서 7년 전 부인과 사별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에게 "사모님 뭐 하세요"라고 물었다가 정회 직후 박 의원을 찾아가 사과했다. 이런 실언은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악재로 작용한다.
국민의힘이 안고 있는 겹악재는 구조적이다. 실언을 제외하곤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윤 전 대통령 등 과거와의 단절과 이를 토대로 한 혁신이 절실하지만 여의치 않다. 중도로 고개를 돌리면 강성 지지층이 반발할 수 있고, 보수층의 눈치를 보면 혁신은 요원해진다. 진퇴양난에 처한 국민의힘의 현주소다.
leej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