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 SNDK 목표가 70→96달러 상향
"2029년 NAND 시장의 34% AI 용도 전망"
QLC SSD, AI 인프라의 최적 솔루션으로 도약
하이퍼스케일러, 대규모 NAND 기반 SSD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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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글로벌 NAND 플래시 메모리 선도업체 샌디스크(종목코드: SNDK)가 11일(현지 시각) 뉴욕증시 장중 85.89달러로 신고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급등은 모간스탠리가 같은 날 샌디스크의 목표주가를 70달러에서 96달러로 37% 대폭 상향 조정하며 '매수' 의견을 제시한 데 따른 것으로, 인공지능(AI) 분야의 패러다임 변화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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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로고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모간스탠리의 조셉 무어 반도체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샌디스크를 반도체 분야의 '최우수 선택(top pick)'으로 선정하며 "사라"를 외쳤다. 무어는 "지난 2년간 AI 투자 열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NAND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이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핵심은 AI 산업의 중심축 이동에 있다. 그동안 AI 투자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구축과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연산 장치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이제 초점이 AI 추론(inference) 단계로 옮겨가면서, 고속이면서도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AI 추론은 이미 훈련된 AI 모델이 축적된 지식을 활용해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예측, 분류 등의 응답을 생성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NAND 플래시 메모리는 필수 불가결한 인프라 요소로 부상했으며, 샌디스크가 생산하는 고성능 메모리 솔루션이 바로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모간스탠리의 낙관적 전망은 월가 전반에 확산되어 있다. CNBC 집계에 따르면 18개 주요 투자은행 중 4곳이 '강력 매수', 7곳이 '매수', 7곳이 '보유'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은 60.14달러로, 현재 주가는 이를 28.66% 웃돌고 있다.
이러한 월가의 일치된 긍정적 전망 뒤에는 명확한 펀더멘털 개선 신호들이 뒷받침되고 있다. 샌디스크는 최근 고객사들에게 9월 5일부터 접수되는 신규 주문에 대해 모든 제품의 가격을 10% 이상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수요-공급 균형이 공급자에게 유리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다.
◆ QLC SSD, AI 인프라의 핵심 솔루션으로 부상
특히 주목받는 것은 QLC(Quad-Level Cell) 기반의 고용량 SSD가 AI 인프라에서 차지하는 핵심 역할이다. QLC는 1개 셀에 4비트까지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기존의 TLC(Triple-Level Cell)나 MLC(Multi-Level Cell) 대비 더 높은 저장 밀도를 구현하면서도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모간스탠리는 이러한 NAND 플래시 메모리가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대체하며 AI 모델의 기술적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이미 훈련된 AI 모델을 미세 조정하는 데 필요한 스토리지 작업과 캐시 오프로딩(cache offloading) 과정에서 이러한 고성능 SSD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이퍼스케일러들 사이에서 NAND 기반 엔터프라이즈 SSD(eSSD)에 대한 대규모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주문 규모는 엑사바이트(exabytes) 단위에 달하며, 이는 전체 NAND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2026년을 대비한 AI NAND 칩과 최첨단 니어라인 SSD의 대량 주문에 대해 이미 공급업체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29년 NAND 시장의 3분의 1, AI가 주도할 전망
모간스탠리의 장기 전망은 더욱 인상적이다. 모간스탠리는 2029년까지 글로벌 NAND 생산량의 34%가 AI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NAND 시장에 약 290억 달러 상당의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되는 규모로, 업계 전반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준다.
2025년 NAND 시장 규모는 250~300 엑사바이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대규모 수요는 기존에 4분기 보합 내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던 NAND 가격을 상승세로 전환시키는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무어 애널리스트는 내년 하반기 NAND 칩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 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AI NAND 칩에 대한 수요 급증은 단기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평가된다. AI 모델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실시간 추론 작업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고속 스토리지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강력한 분기 실적과 긍정적 가이던스
샌디스크의 펀더멘털 개선은 실적에서도 명확하게 확인된다. 회사는 지난 8월 14일 발표한 2025 회계연도 4분기에 비일반회계원칙(Non-GAAP) 기준 희석 조정 주당순이익 0.29달러, 매출 19억 달러를 달성하여 각각 애널리스트 예상치 0.03달러와 18억 3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클라우드 부문의 폭발적 성장이다. 4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2억 1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전 분기 대비 8% 증가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연간 기준 성장률로, 클라우드 매출은 2024 회계연도 3억 2500만 달러에서 2025 회계연도 9억 6000만 달러로 무려 195%나 급증했다.
PC 및 임베디드 기기용 SSD에 초점을 맞춘 클라이언트 부문은 11억 달러 매출로 전년 대비 3% 성장했으며, 메모리 카드와 USB 기기를 포함하는 컨슈머 부문은 5억 8500만 달러 매출로 12% 성장을 기록했다.
경영진이 제시한 2026 회계연도 1분기 전망도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돈다. 매출은 21억~22억 달러로 예상되며, 이는 월가 컨센서스 전망치인 19억 8천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비GAAP 기준 희석 주당순이익은 0.70~0.90달러, 매출총이익률은 28.5~29.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②편에서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