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1심서 징역 3년 선고
"조 회장, 회사에 손해 용납 안 해"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2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이 8일 열렸다. 조 회장 측은 한국타이어가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에 돈을 빌려준 것은 경영상의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경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조 회장은 베이지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섰다. 조 회장 측 변호사는 1심에서 유죄가 나온 특경법상 배임 행위에 대해 반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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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00억 횡령·배임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5.29 ryuchan0925@newspim.com |
조 회장은 개인적인 친분을 앞세워 한국타이어의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옛 MKT)의 자금 50억원을 리한에 빌려준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 측은 당시 프리시전웍스가 리한에 사전에 빌려줬던 20억원도 돌려받지 못해 회계적 대손처리가 된 상황이었음에도 조 회장의 지시로 추가로 50억원을 빌려주며 담보조차 확보하지 않았다며, 특경법상 배임 행위라고 봤다.
지난 5월 1심 재판부는 조 회장에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9가지 공소사실 중 한국타이어가 프리시전웍스를 부당 지원해 이익을 챙겼다는 특경법상 배임 혐의는 무죄로, 리한에 50억원을 대여하도록 지시한 특경법상 배임 혐의는 유죄로 봤다.
특히 1심 재판부는 조 회장이 자금 대여가 부적절한데도 회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강제로 대여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조 회장 측은 1심 재판부가 증거를 오독하고 심리가 미진한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판단·추측했다며 항소했다. 검찰 측도 사실 오인·법리 오해·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조 회장 측 변호사는 "(한국타이어가 리한에게 자금을 대여해 준) 발단 동기가 친분이었다고 해도 (한국타이어 측이) 손해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경영상의 합리적인 판단이었다"라고 주장했다.
프리시전웍스 실무진은 리한에 대한 자금 50억원 대여에 대해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 측은 "원심 판결은 조 회장이 '어떻게든 대여하라고 했다'라고 봤지만, 조 회장은 실무적으로 검토해보고 적절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된다고 했다"라고 반론했다.
재검토 후 계약 조건에 '화성공장 우선매수권'이 추가된 부분도 짚었다. 조 회장 측은 "프리시전웍스가 만약 재검토 후에도 대여가 어렵다고 판단했으면 3차로 (재검토를) 요청했을 것인데, 화성공장이라는 조건이 붙으니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했다. 자금 대여가 조건에 따른 정당한 경영상 절차였다는 취지다.
아울러 이전에도 프리시전웍스는 리한에 3차례 자금을 대여한 적이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어 "조 회장은 개인적인 친분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라며 "회사에 손해를 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을 것이다. 1심에서 어떻게 해도 '뭔가 잘못했을거야'라며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여기까지(유죄 선고가 난) 온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조 회장의 다음 공판은 이달 22일로, 검찰 측이 항소 이유를 설명할 예정이다.
100wins@newspim.com